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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국무원 채운 시진핑 측근…'안정 추구'에 경제팀 유임(종합)

김윤지 기자I 2023.03.12 13:25:29

리창 이어 딩쉐샹 등 習측근 주요 인선
발개위 이끌던 허리펑, '경제 책사' 예상
‘교체 예상’ 인민은행·재정부장 유임 결정
“中 ‘안정 속 성장’ 추구…실용적 선택”

[베이징=이데일리 김윤지 특파원] 리창 신임 총리에 이어 부총리까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측근들이 중국 국무원 요직을 채웠다. 대대적인 물갈이가 예상됐던 경제팀 일부는 예상을 깨고 잔류했다.

당 이어 국무원까지 장악한 시자쥔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는 12일 오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제 5차 전체회의를 열어 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인 딩쉐샹과 중앙정치국 위원인 허리펑, 장궈칭, 류궈중을 부총리로 선출했다.

12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전인대 제 5차 전체회의에서 신임 국무원 부총리로 선출된 장궈칭(왼쪽부터), 딩쉐샹, 허리펑이 선서를 하고 있다.(사진=AFP)
전일 임명된 리창 신임 총리와 함께 수석인 상무 부총리 딩쉐샹, 허리펑 등은 시 주석의 측근을 뜻하는 시자쥔(習家軍)으로 분류된다. 이들이 공산당(당)에 이어 국무원(정)까지 장악하면서 공산당의 권한이 강화되고 정부의 기능은 축소되는 이른바 ‘당강정약’(黨强政弱) 현상은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2012년 처음 집권한 시 주석은 이전까지 이어졌던 ‘당·정 분리’ 기조에서 벗어나 당의 통제를 강화하는 ‘당강정약’을 추구하고 있다.

수석인 상무 부총리 딩쉐샹은 공산당 서열 6위로, 2007년 시 주석이 상하이시 당서기로 재임하던 시절 상하이 판공청 주임으로 근무하며 사실상 시 주석의 비서로 인연을 맺었다. 짧은 기간 시 주석의 신뢰를 얻으면서 이후 2013년 당 중앙판공청 부주임 겸 국가주석 판공실 주임을 시작으로 당 중앙서기처 서기 등으로 출셋길에 올랐다. 시 주석의 국내외 방문에 늘 함께 해 ‘시 주석의 그림자’로 불린다.

대표적인 경제 관료인 허리펑은 중국 거시경제 정책을 관할하는 국가개혁발전위원회 수장 출신으로, ‘경제 책사’로 불렸던 류허 전 부총리를 이어 부총리로서 경제를 담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허리펑은 1980년대 시 주석이 푸젠성 샤먼시 부시장을 지낼 당시 샤먼시 재정국 간부였다. 이후 40년 가까운 친분을 이어왔고, 시 주석의 신임도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국영 방위산업체인 중국병기공업그룹(NORINCO) 사장 출신인 장궈칭은 군수업계 전문가로, 중국의 군 현대화 등을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과학기술 분야에 정통한 류궈중은 의료 분야 등을 맡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와 함께 국무위원 5인은 리상푸 중앙군사위원, 왕샤오훙 공안부장(장관), 우정룽 전 장쑤성 당 서기와 선이친 전 구이저우성 당 서기, 친강 외교부장으로 결정됐다. 지난해 12월 외교부장으로 임명된 친 부장은 3개월 만에 국무위원까지 겸하는 초고속 승진을 보여줬다. 리상푸는 이날 국방부장으로도 선출됐다.

인민은행 총재 등 일부 경제 수장 유임

예상대로 흘러간 이번 전인대 인선에서 유일한 ‘이변’은 일부 경제 수장의 유임이다. 특히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의 이강 총재와 류쿤 재정부장은 지난해 10월 열린 제20차 중국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 대회) 결과 당 중앙위원회 중앙위원 명단에서 제외되면 이번 전인대를 끝으로 퇴진이 관측됐다. 통상 장관급 이상의 경우 65세가 퇴임 연령으로 적용되는데, 두 사람 모두 올해 해당 연령 이상이다. 왕원타오 현 상무부장 또한 유임됐다.

이강 중국 인민은행 총재(사진=AFP)
외신들은 이 같은 예상 밖 인선 배경에는 ‘위드 코로나’ 원년을 맞은 중국 정부의 경제 회복 및 안정 추구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중국은 경제 성장률 목표치로 5.5% 안팎을 제시했으나 엄격한 방역 정책 등으로 실제 중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3.0%에 그쳤다. 올해 성장 목표치는 지난해보다 보수적인 5% 안팎으로, 중국 정부는 성장의 속도나 규모보다는 안정 속 성장을 뜻하는 ‘온중구진’(穩中求進) 기조 견지를 강조하고 있다.

류쿤 중국 재정부장(사진=AFP)
블룸버그통신은 “이강 총재는 앞으로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고 안정적인 위안화 환율을 유지하고 부채가 쌓이는 것을 방지하는 동시에 경기 부양에 나서야 하는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면서 “부동산 시장 안정화 또한 과제”라고 내다봤다. 류쿤 부장 역시 역대 최대 규모의 지방정부 부채라는 숙제를 안고 있다.

핀포인트자산운용의 장즈웨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의 새로운 지도부는 복잡한 경제 및 금융 문제를 해결할 전문가가 필요하기 때문에 이들의 유임은 실용적인 선택”이라면서 “현재 중국 경제의 최우선 과제는 성장에 대한 신뢰 회복으로, 이번 결정이 중국 지도부의 방향성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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