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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은 26일 오후 9시 30분(한국시간) 태국 방콕의 라자망갈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C조 4차전 원정 경기에서 태국에 3-0 완승을 거뒀다.
3승 1무를 기록한 한국(승점 10)은 조 1위 자리를 지켰다.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바레인과의 조별리그 1차전(3-1 승) 이후 7경기 만에 정규시간 내 승리를 맛봤고 8경기 만에 무실점 경기도 해냈다. 황선홍 임시 감독도 예정된 마지막 경기에서 첫 승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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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초반 수세에 몰렸던 흐름을 완전히 뒤집을 수 있었기에 아쉬운 순간이었다. 또 그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최고의 공격수 중 한 명인 손흥민이었기에 더욱더 아쉬움이 진했다.
손흥민은 후반전에 자신의 놓친 기회를 만회했다. 후반 9분 이강인의 침투 패스를 받은 손흥민이 상대 수비수와 마주했다. 특유의 개인기로 수비수를 제친 뒤 강력한 왼발 슈팅으로 골키퍼 다리 사이를 뚫어냈다. 손흥민은 웃으며 두 팔을 벌렸고 이강인은 뛰어와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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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태국과의 3차전에서도 이재성(마인츠)의 도움을 받아 선제골을 터뜨렸다. 이어 이날까지 골 맛을 보며 2차 예선 4경기에서 5골을 넣는 기염을 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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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은퇴를 고민하며 주변에 많은 조언을 들었다. 손흥민은 “은퇴한 선수들에게 많이 물었고 정말 솔직한 이야기를 해주셨다”라며 “그런 게 아직 어린 내겐 많은 도움이 됐다”라고 말했다.
“사실 이만큼 사랑받는 축구선수는 드물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한 손흥민은 “당연하다고 생각하지도 않았고 정말 그분들을 많이 떠올렸다”라고 전했다. 이어 “그런 걸 다 떠안을 자격이 있냐는 생각을 가장 많이 했다”라며 “이런 선택에 있어서 가족과 지인, 팬들의 응원이 정말 큰 힘이 됐다”라고 덧붙였다.
과거 힘이 다할 때까지 나라를 위해 뛰겠다고 말했던 손흥민은 “어디까지나 나와 축구 팬의 약속이고 꼭 지키고 싶다”라며 “앞으로 이런 약한 생각을 다시 안 하게끔 더 강한 사람으로 성장하면 좋겠다”라고 힘줘 말했다. 아울러 “내가 도움이 되고 대표팀이 나를 필요로 하는 한 (김) 민재가 말한 거처럼 머리 박고 하겠다”라고 웃었다.
손흥민은 이날 경기로 A매치 125경기 46골을 기록했다. 최다 출전 부문에선 4위 이영표(127경기)에 두 경기 뒤진 5위에 이름을 올렸다. 최다 득점 부문에선 2위 황선홍(50득점)과의 격차를 네 골로 좁혔다.
한국 축구 역사상 최고의 해결사. 그의 은퇴는 상상하기조차 어렵다. 여전한 영향력을 뽐내는 손흥민과의 작별을 받아들일 준비는 누구도 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