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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 등 한류스타, 얼굴·이름·콘텐츠 등 법으로 보호할 것"

박진환 기자I 2022.01.10 08:44:38

[인터뷰]김용래 특허청장 "올해 퍼블리시티권 명문화 원년"
특허청·엔터업계·정치권 공조…부정경쟁방지법 국회 통과
한류스타 유명세 악용 국내외 불법마케팅 근절에 공조 강화

[대전=이데일리 박진환 기자] 김용래 특허청장은 9일 올해 K-팝, K-드라마, K-게임 등 ‘K-컬쳐’의 초상권과 저작권 등을 지켜낼 ‘원년’이 될 것이라며 헌정 사상 처음으로 우리나라에 ‘퍼블리시티권’을 명문화해 시행한다고 강조했다. 김용래 청장은 이데일리와의 인터뷰를 통해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발전하고 유명인의 영향력이 확대하면서 한류스타의 유명세를 이용해 이들의 초상·성명을 활용한 불법 마케팅도 급증하고 있다”며 “엔터테인먼트 산업은 수개월에서 수년간 막대한 비용과 노력을 투자해야 한다는 점에서 그간 퍼블리시티권의 법제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지속적으로 높아졌다”고 말했다.
김용래 특허청장이 정부대전청사 특허청장 집무실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특허청)
지난해 퍼블리시티권을 보호할 ‘부정경쟁방지법 일부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고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시행하면서 K-컬처의 지적재산권을 보호할 법적인 근거를 마련한 것이다. 퍼블리시티권은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중심지인 미국에서 1953년 세계 최초로 법원 판례를 통해 인정받은 권리다. 전통적으로 인정받아온 프라이버시권 외에도 자신의 초상이 갖는 공개적 가치에 대한 또 다른 권리를 일컫는다. 인격권에 기초한 권리지만 경제적 피해에 대해 배상청구를 할 수 있고 경우에 따라 이러한 배상청구권을 양도하거나 사고팔 수 있다는 점에서 인격권과는 확연히 구별된다.

김 청장은 “우리나라는 엔터테인먼트 시장이 엄청난 속도로 확대했지만 유명인의 초상이나 이름 등 퍼블리시티권을 보호할 만한 법적·제도적 장치가 없었다”며 “그간 헌법과 민법 등에 근거해 초상 등의 인격적 가치를 폭넓게 보호했지만 재산적 피해에 대한 손해배상을 인정받지 못했고 소액의 배상액(위자료) 청구만 가능했다. 금액 산정도 유명인과 일반인의 같은 인격에 기초하고 있어 같은 수준에 머물렀다”고 지적했다. 그는 “법원도 초상 등의 재산적 가치를 보호할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명문상 규정이 없다는 이유로 보호할 수 없었다”며 “이에 특허청과 엔터테인먼트 업계, 정치권이 수년간 노력 끝에 입법에 성공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넘어야 할 산도 많다. K-컬처가 가장 널리 확산한 중국과 동남아 등에선 여전히 불법 콘텐츠가 성행하고 있다. 이 때문에 해당국에 엄정한 단속을 요구해도 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단속의 손을 놓고 있다. 김 청장은 법적인 근거를 마련했기 때문에 해당국에 엄정한 단속과 재산 피해에 따른 강력한 손해배상 청구를 요청할 방침이다.

김 청장은 “일본과 중국, 동남아 등지에서 한류스타의 사진을 도용해 경제적 이익 또는 범죄에 이용한 사례가 나타나 그간 해당 국가에 엄정한 단속을 요구했으나 ‘자국에도 명문화한 단속 근거가 없는데 왜 우리에게만 요구하느냐’고 반문했다”며 “오징어게임과 기생충 같은 메가히트 작품이 나오고 BTS 등 K-팝 스타가 글로벌 시장에서 활약하고 있지만 적절하게 지적재산권을 보호받기 어려워 이번 법 제정으로 무단 사용에 따른 경제적 피해가 발생하면 해당국에 손해배상과 함께 불법행위 중지 등을 공식 청구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퍼블리시티권 보호규정을 마련함에 따라 한류가 유행하는 해당국에 퍼블리시티권 보호를 요청할 기반을 조성한 만큼 특허청도 행정조사를 신청해 시정권고 등 구제를 받을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만들어 이를 확대 적용해나가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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