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윤석열 구애에도 홍준표 마이웨이…차차기 노리나[의사당대로1]

박태진 기자I 2021.11.20 13:30:00

선대위 합류 선 긋고 청년들과 소통 존재감 부각
경선 탈락시 후보 돕거나 비판 자제가 일반적
이준석, 洪 자택 방문…尹과 앙금 풀려는 의도
2027 대선 출마설 솔솔…“나이는 숫자에 불과”

[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에서 고배를 마신 홍준표 의원의 행보가 심상찮다. 윤석열 당 대선 후보의 선거대책위원회 합류 구애에도 선을 그으며, 청년들과의 플랫폼 활성화 등 마이웨이 행보에 나섰기 때문이다. 이에 마지막 대권 도전을 여기서 멈추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흘러나오고 있다.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8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BNB타워에서 열린 JP희망캠프 해단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노진환 기자)
20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경선 탈락 직후 ‘청년의꿈’ 플랫폼을 개설하겠다고 공언한 홍 의원은 지난 14일 청년 인터넷 커뮤니티인 ‘청년의꿈’을 개설했다.

해당 커뮤니티의 주축은 청년 이용자의 질문에 홍 의원이 직접 답하는 ‘청문홍답’(靑問洪答) 게시판이다. 이곳에는 전날 오후 기준으로 4638개의 질문이 올라왔다. 홍 의원은 이 중 372개 글에 직접 답글을 달며 청년과의 소통에 매진하고 있다.

반면 윤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참여에는 한결같이 선을 긋고 있다. 홍 의원은 지난 17일 페이스북에서 “모두 힘 합쳐서 정권교체를 해야 한다는 데는 동의하지만, 저는 지난 경선흥행으로 이미 제 역할은 다했다고 거듭 말씀드렸다”면서 “평당원으로 백의종군하기로 했으니 더이상 논쟁은 없었으면 한다. 청년의꿈에 매진 하겠다”고 선대위 참여를 일축했다.

정권교체는 이뤄져야 한다면서도, 일선에 나서지는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홍 의원은 오히려 윤 후보를 향한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지난 16일 청년의꿈에서 “여의도 정치 26년 동안 여섯 번째 겪는 대선이지만 이번처럼 ‘막장 드라마’ 같은 대선은 처음 겪는다”며 “여야 주요 후보와 가족들이 모두 범죄혐의로 수사를 받거나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를 동시에 직격했다.

또 ‘윤석열 후보가 대통령이 될 경우를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는 “대한민국만 불행해진다”고 답했다.

홍준표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가 지난 4일 수원시 장안구 경기도당위원회를 방문해 지지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국회사진취재단)
이준석 대표가 수습에 나섰지만 홍 의원의 선대위 합류는 쉽지 않아 보인다. 이 대표는 최근 홍 의원 자택을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후보와 쌓인 앙금을 푸는데 중재 역할을 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특히 이번 대선에서 2030이 캐스팅보트로 떠오른 만큼 홍 후보의 역할이 필요해서다.

홍 의원의 경선 탈락 이후 행보를 두고 정치권 안팎에선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경선에서 탈락한 예비후보들이 본선 진출 후보를 적극적으로 돕지는 않더라도, 비판을 삼가고 한동안 침묵을 유지하는 것이 정치권의 보편적 모습이었다.

이에 일각에선 홍 의원이 윤 후보와 거리를 두는 동시에, 지난 경선 당시 자신의 주력 지지기반이었던 20·30세대 세력화해 차기 대선인 2027 대선에서 승부를 보려 한다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 홍 의원은 지난 17일 30대 청년이라고 밝힌 이용자가 “홍 의원님께서 (지난 대선 경선 때) ‘마지막 대권 도전’이라는 발언을 했다. 다음 대선 때 다른 후보가 ‘마지막 대선이라며 또 나오셨네’라면 어떻게 상황을 유쾌하게 해결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내가 될 것 같아서 한 말”이라고 댓글을 달았다.

또 지난 15일에는 청년의꿈에서 ‘미국 바이든도 나이 80에 대통령 하는데 홍준표도 대선 또 할 수 있다’는 글에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홍 의원의 향후 행보에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