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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軍 통화 감청했더니…"전투식량 질려, 개 잡아먹었다"

이선영 기자I 2022.04.01 08:27:28

부실한 전투식량에 질린 러 병사들
우크라 현지에서 개까지 식용으로

[이데일리 이선영 기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1개월 이상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부실한 전투식량에 질린 러시아군 병사가 개를 잡아먹었다는 통화 내용이 우크라이나의 감청을 통해 확인됐다.

31일(현지시간) 영국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보안국은 러시아군 병사가 가족과 45초간 통화하는 내용을 감청해 이런 내용을 확인했다고 트위터에 밝혔다. 해당 통화에선 배급받은 전투식량에 대한 불평이 담겼다.

병사의 가족이 “최소한 잘 먹고는 다니냐”고 묻자, 병사는 “몹시 나쁘지는 않다. 어제 알라바이를 먹었다. 고기가 먹고 싶었거든”이라고 대답했다. 알라바이는 대형견인 중앙아시아양치기개(Central Asian Shepherd Dog)를 일컫는 러시아 말이다.

우크라이나 동부 루한스크주 포파스나 외곽 최전방 진지에서 우크라이나 병사들이 다친 개를 치료하고 있다. (사진=AP뉴시스)
러시아군은 간편하게 조리할 수 있는 전투식량을 병사들에게 지급하고 있다. 이 전투식량은 유통기간이 길고 냉장고에 보관할 필요가 없어 식량을 제 때 보급할 수 없는 지역에서 용이하다. 하지만 우크라이나와의 교전이 장기화하면서 부실한 전투식량에 질린 러시아군 병사들이 현지에서 개까지 잡아 먹고 있는 상황이 확인된 것이다.

앞서 우크라이나에서는 러시아군 병사들에게 잡아먹히는 것을 막기 위해 버려진 개와 고양이들을 구출하려는 활동이 대대적으로 펼쳐지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또 보급품 부족으로 러시아군 병사들이 슈퍼마켓을 약탈하거나, 우크라이나인들에게 식량을 간청하는 모습이 공개되기도 했다.

리처드 대넛 전 영국 육군 참모총장은 BBC에 출연해 우크라이나 전쟁에 투입된 러시아군 병사들의 곤경을 설명하며 “이 젊은이들은 겁을 먹고 있을 뿐 아니라 지금 굶주려 있다. 탱크의 연료도 구할 수 없다. 그들은 매우 곤란한 상황에 처해 있다”고 전했다.

앞서 러시아는 지난달 30일 우크라이나와의 협상에 진전이 있었다며 신뢰 구축 차원에서 군사 활동을 축소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데 이어 키이우 등에 배치된 러시아군을 재편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달 31일 CNN 보도에 따르면 미 국방부 고위 당국자는 여전히 키이우와 북부 체르니히우, 하르키우 남쪽 이지윰, 돈바스 지역 등 4곳에 러시아 공습이 집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우리는 러시아가 지난 24시간 동안 300회 이상 전투기를 출격하는 등 그 횟수를 지속해서 증가시키는 것을 보고 있다”며 특히 “키이우는 공습으로 여전히 상당한 위협에 놓여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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