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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폐기물 처리하고 ESG 도와요”…자원순환 생태계 만드는 ‘이 기업’

김경은 기자I 2023.10.25 07:00:00

안성찬 에이치알엠 대표 인터뷰
폐기물 통합관리 플랫폼 운영
기업 폐기물 수거해 재활용
재활용률 등 ESG데이터 제공
B2C 분야 확장…“환경문제 해결”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쓰레기가 돈이 된다.’ 세계적으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이 강화되면서 폐기물 수거·처리 시장이 주목받으며 생긴 말이다. 흔히 고물상이라고 불리는 영세 중소업체뿐 아니라 대기업들도 폐기물 재활용 산업에 뛰어들며 쓰레기의 가치에 주목하고 있다.

안성찬 에이치알엠 대표. (사진=에이치알엠)
2007년부터 폐기물 처리업체를 운영해 온 안성찬 에이치알엠(HRM) 대표는 지난 23일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이같은 말에 대해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고 말했다. 쓰레기는 어떻게 선별·처리하느냐에 따라 수익이 될 수도, 비용이 될 수도 있어서다.

안 대표가 2016년 법인 설립 후 폐기물 통합관리 사업에 나선 이유도 이 때문이다. 기업에서 무분별하게 배출하던 폐기물을 선별·관리함으로써 처리 비용을 줄이고 폐기물의 이력 조회가 가능하도록 했다.

이 회사는 폐기물 통합관리 플랫폼 ‘에코야엔터프라이즈’를 통해 폐기물 수거부터 운반, 최종 처리까지 전 과정을 한눈에 보여준다. 기업이 배출한 폐기물의 양, 재활용률, 온실가스 저감 실적 등도 수치화해 제공한다. 기업은 이 데이터를 ESG리포트 작성에 활용할 수 있다.

안 대표는 “기업에서 고철, 파이프, 플라스틱 등의 폐기물을 선별하지 않고 배출하면 소각·매립 비용이 많이 든다”며 “선별 과정만 거쳐도 재활용을 통해 원재료를 다시 쓸 수 있게 된다”고 했다.

실제 한 달 폐기물 발생량이 80t 규모인 A사는 수거업체에 월 1600만원을 지출했다. 하지만 폐기물 선별 과정을 거치면서 순환자원으로 활용 가능한 폐기물은 되레 돈을 받고 처리하게 되면서 비용을 절반으로 줄였다.

그는 “단순히 비용 절감 차원을 넘어 소각·매립량 자체가 줄어들기 때문에 친환경적”이라며 “ESG, 탄소 중립 등으로 폐기물 관리의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기업에서 수요가 점차 늘어나는 추세”라고 전했다. 이어 “덕분에 매출도 상승세”라며 “올해 상반기 매출이 340억원으로 연간 매출은 전년(475억원)의 두 배 수준인 700억~1000억원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현재 에코야를 도입한곳은 롯데글로벌로지스, 동원시스템즈 등 40여개사다. 이들 기업으로부터 수거한 순환자원을 구매하는 국가는 전 세계 30개국에 달한다. 기업의 폐기물을 수거하고 관리할 뿐 아니라 이를 재생·가공해 재판매함으로써 자원순환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는 셈이다.

에이치알엠은 생태계 확장을 위해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시장에도 진출할 방침이다. 지난 7월 소비자로부터 생활 폐기물을 회수해 탄소중립포인트를 제공하는 ‘에코야얼스’ 베타테스트 버전을 출시했으며 내년 1월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다.

안 대표는 “에코야얼스를 통해 배달음식 용기, 우유 멸균팩 등 재활용이 어려운 제품들을 수거하고 있다”며 “한 제지회사에서는 당사가 수거한 멸균팩을 활용해 화장지를 만들기 시작했다. 뜻을 같이하는 기업들과 결과물을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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