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 담은 개미는 울고 LG엔솔 담은 외국인은 웃었다

김인경 기자I 2022.08.15 10:26:36

최근 한달간 개미 순매수 상위 10위 중 8개 마이너스
개미 6000억 담은 삼성전자, 평균매수가보다 0.53%↓
외국인 한 달 순매수 상위 10위 중 8개가 플러스
외국인 집중매수 LG엔솔, 인플레감축법에 훨훨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미국의 물가 우려가 꺾이며 코스피도 2500선을 회복했다. 하지만 개미들이 사들인 종목은 대부분 마이너스(-) 수익률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미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업종은 단연 국민주 삼성전자(005930)였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 코스피에서 개인투자자 순매수 상위 종목 10개 중 무려 8개가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개인투자자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의 평균 수익률은 -2.83%로, 이 기간 코스피 상승률(9.07%)과 비교해 훨씬 낮다.

개인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단연 삼성전자(005930)(6013억원)였다. 개인투자자들은 코스피에서 2조2422억원을 팔아치우며 차익매수에 나서는 가운데에도 삼성전자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다만 지난 12일 종가가 6만200원으로, 평균 매수가(순매수액을 순매수량으로 나눈 값)인 6만519원보다 0.53% 낮다.

순매수 2위 종목은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3위인 SK하이닉스(000660)였다. SK하이닉스의 평균 매수가는 9만7110원으로 12일 종가(9만3300원) 대비 3.92% 하락했다.

이들 종목은 최근 글로벌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와 마이크론이 실적 추정치를 낮추며 베어마켓 랠리 속에서도 주춤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9일(현지시간) 마크 머피 마이크론 최고재무책임자(CFO)는 2분기 실적 전망치를 낮추며 “생각보다 시장이 더 나쁘다”면서 “내년 1분기까지는 힘든 시장 환경이 예상된다”고 평가했다. 하루 전 시가 총액 기준 미국 1위 반도체업체인 엔비디아 역시 2분기 매출이 67억달러(8조7000억원) 수준에 머물며 시장 전망치(81억달러·10조5000억원)를 하회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최근 한 달 간 개미투자자들의 러브콜 3위는 상장지수펀드(ETF)인 ‘코덱스200선물 인버스2X’로 나타났다. 이 ETF의 수익률은 무려 -7.84%의 수익률을 보였다. 코덱스200선물 인버스2X는 코스피200 지수 수익률을 반대로 2배 추종해 하락장에 베팅하는 상품이다. 하반기 들어 외국인의 매수세가 유입되며 지수가 오르자 낙폭이 더욱 커지는 모습이다.
개인의 최근 한 달 상위 10개 순매수 종목과 평균 수익률[출처:한국거래소, 마켓포인트] 단, 수익률은 평균매수가 대비 12일 종가
반면 외국인 투자자가 순매수한 종목들은 대부분 플러스(+) 수익률을 냈다.

외국인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 중에는 2개 종목만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으며 상위 10개 종목의 평균 수익률은 6.48%로 집계됐다.

특히 이 기간 외국인이 가장 많이 담은(8458억원) LG에너지솔루션(373220)은 지난 12일 46만5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외국인의 최근 한 달 평균매수가가 41만5017원인 점을 감안하면 무려 10.96% 오른 것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 기대 속에 상승세를 탄 것으로 풀이된다. 이 법은 2030년까지 온실가스를 40% 감축하기 위해 에너지 안보와 기후변화 대응에 4300억달러(560조원)를 투입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내년부터 북미 지역에서 생산된 전기차를 구입할 때 대당 7500달러(약 977만원)의 보조금을 세액공제 형태로 지급받을 수 있게 된다. 다만 전기차 보조금을 받기 위해선 미국에서 생산돼야 하고, 리튬·니켈·코발트 등 배터리 핵심 자재를 미국 또는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은 국가에서 공급받아야 한다. 이에 미 3대 완성차업체 GM과 포드, 스텔란티스를 고객사로 두고 있는 LG에너지솔루션이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기대가 주가에 반영됐다.

외국인이 두 번째로 많이 사들인 종목은 배터리업체 삼성SDI(006400)(4669억원)로 외국인은 평균 7.95%의 수익률을 거뒀다. 이 외에도 외국인은 최근 한 달간 현대미포조선(12.97%), 한화솔루션(12.87%), 에코프로(15.16%) 등 2차전지·조선·방산주를 집중적으로 담으며 높은 수익률을 거뒀다. 외국인이 담은 주요 종목 중 손해를 본 종목은 삼성전자(005930)(3655억원)와 SK하이닉스(000660)(2793억원) 뿐이었다.

한편 기관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 중에는 1개 종목만이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으며 기관 투자자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의 평균 수익률은 6.22%였다.

기관 순매수 상위 종목 중에서는 LG화학(13.35%), SK이노베이션(8.62%), 코스닥150지수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하는 코덱스 코스닥150레버리지(8.13%) 등이 높은 수익률을 냈다.
외국인 최근 한 달 상위 10개 순매수 종목과 평균 수익률[출처:한국거래소, 마켓포인트] 단, 수익률은 평균매수가 대비 12일 종가
증시 전문가들은 최근 장에서는 개인 투자자가 당장 수익을 내기 힘들다며 장기 투자를 바라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명지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최근 상승한 종목을 보면 소비재를 판매하는 기업이나 IT·플랫폼 대신 조선, 방산 등 기업 간 거래(B2B) 기업이 많다”며 “일반 투자자 입장에서 실적을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에 ‘전문가 장세’로 흘러가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안현국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물가의 피크 아웃 기대와 미국 기준금리 인상 마무리 기대에 성장주 중심으로 반등했고 2차전지 강세가 국내 증시 반등을 견인했다”면서 “배터리→바이오→인터넷→게임 순서대로 반등할 가능성이 높으며 삼성전자(005930)보다 삼성SDI(006400),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가 매력적이며 다음 포트폴리오는 인터넷 위주로 준비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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