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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반값 수산물’ 성공 사례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국립수산과학원은 우수한 참전복을 교잡해 기존 전복보다 10개월 빨리 성장하고 크기도 큰 킹전복을 개발했다. 분석 결과 생산원가가 kg당 3만3000원에서 2만3800원으로 28% 줄었다. 문성혁 해수부 장관은 “(원가 감소로) 국민들은 질 좋은 수산물을 보다 저렴하게 드실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만약 킹전복에 스마트양식 기술이 접목되면 원가를 더 낮출 수 있어 소비자 가격도 내려간다.
이르면 내년부터 강원도산 연어가 나올 수 있다. 최문순 강원도지사, 김진하 양양군수, 이명우 동원산업 대표이사는 지난달 1일 친환경스마트 육상연어양식 클러스터 조성을 위한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최근 양식산업 발전법이 제정되면서 지난 8월28일부터 대기업도 연어 양식에 진출할 수 있게 됐다. 노르웨이의 스마트양식 기술을 도입한 동원산업은 강원도 양양의 약 11만5702㎡(3만5000평) 육상 양식장에서 연어 2만t(연간 기준)을 생산할 계획이다.
아쿠아팜 4.0 실무를 총괄한 이상길 해수부 과장은 “노르웨이 연안에서 우리 식탁에 오르기까지 24시간이 채 걸리지 않는다. 노르웨에선 종자 개발, 사료, 백신, 기자재, 가공, 유통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이 시스템화돼 있기 때문”이라며 “우리나라도 스마트양식이 확산할수록 원가 절감, 균등한 품질로 수산물 출하, 데이터에 기반한 수급 조절이 가능해질 것이다. 더 많은 기업들이 양식산업에 뛰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국산 ‘반값 연어’가 불가능한 얘기는 아닌 셈이다.
하지만 이같은 ‘반값 수산물’ 전망이 당장 현실화될지는 미지수다.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판뉴딜로 스마트양식이 전국으로 확산하려면 어민 참여가 필수적이다. 그런데 어민들이 자신만의 ‘영업비밀’인 양식 노하우를 디지털화하는데 선뜻 동참하는 분위기가 아니다. 아무리 AI가 발달해 있더라도 수산환경의 다양한 변수를 모두 예측해 생산성을 높일 수 있을지도 장담할 수 없다. 자율주행차가 개발됐지만 예측하지 못한 사고가 빈번한 것처럼 스마트양식 도입 이후에도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마창모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수산정책연구실장은 “과학적 양식 방법으로 원가를 절감한 ‘반값 국산 수산물’이 나와야 노르웨이 연어와 경쟁해 살아남을 수 있다”며 “정부가 데이터 기반의 과학적인 스마트양식 보급을 확산시키고 동원산업 등 주요 기업들이 중소기업·어민들과 상생하는 성공 모델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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