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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형펀드 전성기 이끌던 스타 펀드매니저의 '컴백'

안혜신 기자I 2022.08.17 06:23:00

최웅필 대표 에이펙스자산운용 인가
"가치주 기반 이익성장 가능성 높은 기업 투자"
이준혁 전 한화운용 주식운용본부장도 사람4.0운용 설립

[이데일리 안혜신 기자] 한 때 국내 주식형펀드 시장을 ‘주름 잡았던’ 스타매니저들이 속속 신규 운용사를 이끌고 업계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최웅필 대표, 에이펙스자산운용 이끌어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웅필 대표는 ‘에이펙스자산운용’이라는 이름으로 지난달 자산운용업 인가를 받았다. 최웅필 대표는 지난 2009년부터 KB자산운용에 합류한 뒤 가치투자 붐을 타고 간판 펀드였던 ‘KB밸류포커스펀드’를 2조원이 넘는 공룡펀드로 성장시킨 장본인이다.

하지만 가치주 전성시대가 막을 내리면서 지난 2020년 10월, 결국 10년 넘게 몸을 담았던 KB자산운용에서 떠났다. 이후 그는 호주계 부동산 자산운용사인 인마크자산운용 주식투자운용본부 대표를 거쳐 새로운 운용사를 이끌게 됐다.

최웅필 에이펙스자산운용 대표
새롭게 이끄는 에이펙스자산운용 역시 최 대표의 주종목인 가치주 투자를 기반으로 한다. 최 대표는 “최근 지수가 많이 빠지고 가치주 주가도 하락해 시장 상황 자체가 우호적”이라면서 “최소 3년 정도를 높고 보면 좋은 퍼포먼스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3300까지 올랐던 코스피 지수는 올해 들어서 인플레이션 우려와 미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해 올 들어 2300선까지 하락했다. 지난달부터 반등을 시작해 이달 들어서 간신히 2500선을 회복한 상태다. 코스피 대장주인 삼성전자(005930) 역시 5만~6만원대를 오가는 등 개별 종목도 대부분 부진한 상황이다.

최 대표는 “가치주 투자를 위주로 하겠지만 단순히 저평가된 기업보다는 가급적이면 이익성장까지 할 수 있는, 업사이드를 크게 만들 수 있는 회사를 위주로 투자하려고 한다”면서 “과점하는 산업에서 과점효과 누리는 기업이나 내수보다는 해외로 사업을 확장시킬 수 있는 기업을 중점적으로 찾아보고 투자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경기 침체 상황은 오히려 투자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봤다. 최 대표는 “경기가 좋지 않음에도 펀더멘털이 검증된 회사들이 많다”면서 “전문 사모펀드 운용사이다보니 철학과 비전을 같이 공유할 수 있는 고객을 중심으로 소통하면서 장기적으로 갈 수 있는 펀드를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준혁 대표, 사람 4.0으로 복귀

최 대표와 비슷한 시기에 자산운용업 인가를 받은 또 다른 스타매니저는 이준혁 전 한화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이다. 그는 신규 운용사인 ‘사람 4.0’을 이끌고 돌아왔다. 이 대표는 지난 2014년 한화자산운용에 합류한 뒤 간판 펀드인 ‘한화코리아레전드중소형주’와 ‘한화코리아레전드4차산업혁명증권자투자신탁’ 등을 운용하면서 한화자산운용의 대표 매니저로 자리잡았다.

이 대표는 액티브 펀드와 퀀트 펀드를 결합한 시스템을 활용한 투자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 액티브 펀드는 펀드매니저가 개별적인 판단을 통해 운용하는 펀드를 말하며, 퀀트 펀드는 재무재표, 주가 등을 가지고 기계적으로 운용하는 펀드다. 이 대표는 “한국에서는 아직 액티브 펀드와 퀀트 펀드가 나눠져 있다”면서 “액티브 펀드와 퀀트 펀드 둘 다 운용해본 경험을 살려 국내에서 처음으로 이를 결합한 ‘액티브 퀀트 펀드’를 통해 완성도를 높이려 한다”고 전했다.

이준혁 사람 4.0 자산운용 대표
국내주식형 펀드 시장은 부진한 수익률 등으로 인해 점차 인기가 줄어들고 있다. 올해 상반기 국내주식형 펀드 순자산은 13조1000억원으로 전년비 18.5% 급감했다. 하지만 이 대표는 “성장도 많이 하면서 미래 가치가 높은 회사, 가치주이면서 성장주를 담아두면 이익이 날 수 있다”고 자신하면서 “기업의 이익이 안정화됐기 때문에 시장 상황은 크게 나쁘지 않지만 일부 대형주 실적이 아직 좋지 않아서 종목 플레이를 해야 하는 장세”라고 분석했다.

사람 4.0이라는 사명에서 사람(SARAM)은 Scientific Active and Robotic Asset Management의 줄임말이며, 4.0은 ‘빅데이터’ 시대에 걸맞는 운용을 하겠다는 각오를 담은 이름이다. 이 대표는 “주식형 펀드 시장에 큰 변화가 오고 있다”면서 “그 변화를 선도하는 운용사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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