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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LF사태에도 작년 파생결합증권 발행 역대 최대…전년比 11.3%↑

유현욱 기자I 2020.04.27 06:00:00
[이데일리 유현욱 기자] 대규모 원금 손실 사태를 일으킨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파생결합증권 발행량은 역대 최대인 129조원을 기록했다. 파생결합펀드는 파생결합증권(ELS·DLS)을 담아 만든다.

금감원은 작년 ELS·DLS 발행액이 129조원으로 전년 대비 13조1000억원(11.3%) 증가했다고 27일 밝혔다. 다만, 상환액이 129조6000억원으로 발행액을 상회해 지난해 말 잔액은 108조2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3조6000억원(3.3%) 감소했다.

(표=금감원)
전체 발행액 증가는 ELS 영향이 크다. ELS 발행액은 역대 최대인 99조9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3조2000억원(15.2%) 증가했다. 이는 저금리 지속 및 글로벌 주식시장 호황 덕에 ELS 투자수요가 확대된 데 따른 것이다.

지난해 유로스톡스(Eurostoxx)50은 24.8% 상승했으며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500(28.9%), 홍콩H지수(10.3%), 코스피200(12.1%) 등도 큰 폭으로 올랐다.

낙인(Knock-In) 옵션이 포함된 ELS 상품 발행규모는 31조1000억원으로 전년과 비슷하나 비중은 31.1%로 전년(35.8%)보다 4.7%포인트 감소했다. 이중 저(低) 낙인형 상품 발행 비중이 전년보다 3%포인트 감소해 낙인형 ELS 투자자의 손실 가능성은 커졌다.

ELS 상환액은 100조원으로 전년 대비 32조7000억원 증가했다. 이에 따라 ELS 발행잔액은 지난해 말 기준 71조원으로 전년 대비 1조9000억원(2.6%) 감소했다. 기초자산별로는 유로스톡스50 41조4000억원, S&P500 39조8000억원, 홍콩H지수 30조3000억원, 코스피200 19조9000억원 등 순이다.

DLS(기타파생결합증권) 발행액은 지난해 29조1000억원으로 전년(29조2000억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기초자산별로는 CD 금리 등 금리 기초 DLS의 비중이 35.9%로 가장 높고 신용(25.4%), 환율(4.3%) 등이 뒤를 이었다.

DLS 상환액은 지난해 29조5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4조9000억원 증가했다. DLS 발행잔액은 37조2000억원으로 전년보다 1조7000억원(4.4%) 감소했다.

지난해 말 기준 전체 파생결합증권 발행자금 운용자산(헤지자산)의 평가금액은 117조5000억원으로 부채평가액(108조7000억원)을 8조8000억원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헤지자산은 채권이 79조4000억원(67.6%)으로 가장 많았으며 예금·예치금(17조4000억원·14.8%), 펀드, 신탁, 대출채권 등 기타자산(15조8000억원·13.5%) 순으로 집계됐다.

채권은 대부분 국내채권(89.2%·70조8000억원)이며 신용등급별로는 국공채, A(장기) 또는 A2등급(단기) 이상 등 우량등급 채권이 93.3%를 차지했다.

지난해 파생결합증권 투자자의 이익 규모는 전년 2조3000억원에서 4조원으로 크게 늘어났다. 수익률도 ELS의 경우 2.6%에서 4.3%로, DLS의 경우 0.6%에서 2.3%로 모두 개선됐다. 주요 지수 상승으로 조기상환 규모가 확대됐기 때문이다.

증권사도 파생결합증권 발행, 운용 이익으로 7501억원을 챙겨 전년 대비 330억원(4.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헤지자산 운용수익이 부채증가 규모를 초과해 증권회사의 파생결합증권 운용이익으로 연결됐다.

지난해 말 파생결합증권 발행자금 운용 중 자체헤지 방식은 60조7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3조원(4.4%) 증가했다. ELS 자체헤지는 4조5000억원 증가한 반면 DLS 자체헤지 규모(비중)는 전년 대비 1조5000억원(2.1%포인트) 감소했다.

백투백헤지 거래상대방은 여전히 외국계가 73.4%로 높은 수준을 차지했지만 ELS 백투백헤지의 외국계 규모는 전년 대비 7조3000억원(27.5%) 감소했다.

금감원은 “최근 코로나19, 밸류에이션 부담 등으로 증시 변동성이 증가함에 따라 주요 지수 하락에 따른 파생결합증권 낙인규모 추이, 파생결합증권 시장에 대한 영향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국내 증권사의 자체헤지 규모, 비중이 지속적으로 증가해 헤지자산 운용 리스크 관리에 대한 관리수준을 강화토록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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