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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카뱅 주담대 한달새 '1조 쑥'…정책 모기지 제외시 증가분 1위

김국배 기자I 2024.02.22 06:00:00

카카오뱅크 9849억 가장 많이 늘어
당국, 인뱅 가계부채 증가 '요주의'
저금리 앞세워 대환대출 비중 키워

[이데일리 김국배 기자] 지난달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이 4조9000억원 증가하며 증가폭이 소폭 줄어든 가운데, 인터넷은행 3사에서는 1조7000억원 가량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정책 모기지를 빼면 카카오뱅크의 증가분이 가장 컸다. 한 달 새 1조원 가까이 늘었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은행의 지난 1월 주담대 증가분(전세대출 포함)은 4조 1699억원으로 집계됐다. 국민은행이 1조 4858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신한은행 1조 3099억원, 하나은행 7820억원, 우리은행 5922억원 순이었다.

인터넷은행을 보면 카카오뱅크가 9849억원, 케이뱅크는 6287억원, 토스뱅크 1404억원으로 파악됐다. 3사를 합치면 1조 7540억원 정도다.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에서 주담대가 많이 늘었지만, 특례보금자리론 등 정책 모기지를 제외하면 카카오뱅크가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현재 인터넷은행은 정책 모기지를 취급하지 않는다. 국민은행과 신한은행 모두 정책 모기지를 뺀 주담대는 9000억원 초반대. 우리은행은 정책 모기지를 빼면 오히려 ‘마이너스’다. 잔액이 전달보다 줄었단 얘기다.

1월 증가분 중 인터넷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35% 정도지만 정책 모기지를 빼면 이 비중은 50% 수준을 넘길 것으로 추정된다. 자체 대출을 기준으로 하면 인터넷은행 주담대 증가분은 4대 은행과 맞먹는다.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을 ‘경상 성장률 내’에서 관리하겠다고 밝힌 금융당국은 인터넷은행을 포함한 은행권 자체 주담대 증가세에 주목하고 있다.

최근 정책 모기지가 감소하면서 주담대 증가세가 전월(5조 1000억원)보다 소폭 둔화했지만 은행 자체 주담대 증가폭은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인터넷은행은 아직 주담대 점유율은 낮지만 증가폭은 상당해 가계부채 증가세를 관리하는 당국 입장에선 ‘요주의’ 대상이다.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은행은 최근 개시된 ‘주담대 갈아타기’ 실적에서도 낮은 금리를 앞세워 시중은행을 크게 앞서며 주담대를 끌어오고 있어 대출 수요를 자극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실제로 인터넷은행의 주담대는 작년 한 해 동안만 11조원(70.8%)이 넘게 늘며 폭풍 성장했다. 4대 시중은행의 증가율(3%)보다 증가세가 훨씬 가파르다. 카카오뱅크의 주담대 잔액은 작년 4분기 기준 9조 1000억원으로 1분기(2조 4000억원)에 비해 3배 증가했다. 다만 카카오뱅크는 줄곧 ‘대환 목적’의 주담대가 대부분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태도다. 카카오뱅크는 최근 실적 발표 이후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약 20%의 여신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인터넷은행이 주담대만 늘리면서 정작 설립 목적이라고 할 수 있는 ‘금융 취약 계층 대출’에 대해선 소홀하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금융당국은 가계부채 관리를 위해 유형별·용도별 대출 추이 등을 면밀히 모니터링할 방침이다. 가계대출 증가 속도가 과도한 금융 회사에 대해선 자체 관리 방안 등을 협의해 나갈 계획이다.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금융권 스스로 적정 수준의 가계부채 규모를 고민해 경영 방침에 반영하고 단기 이익을 위한 불필요한 외형 경쟁은 지양해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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