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멱칼럼] 대선 시즌이면 반복되는 X파일의 정치학

김성곤 기자I 2021.06.22 06:00:00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 윤석열 전 검찰총장 X파일 논란이 불거졌다. 대선은 대선인가 보다. 정치권의 각종 의혹 제기와 대선 후보를 둘러싼 음모론 등 유권자들의 머리가 더 복잡해지게 되는 시기가 돌아왔다.

윤 전 총장은 기존의 검사 승진 문법과 전혀 다른 길을 걸어왔다. 10년이나 걸려 사법시험에 합격해 검사의 길을 걷기 시작했고 한때는 검사직을 사퇴하고 변호사 길을 선택했다. 다시 돌아와 현 정부의 발탁으로 검찰총장 직에까지 올랐지만 지금의 윤석열은 검사가 아니라 정치인을 길을 걷고 있다. 차기 유력 대선 후보로 떠오르면서 여당뿐만 아니라 야권의 견제까지 받고 있는 인물이 되었다. 그가 별 볼일 없는 사람이 아니라 별의 순간에 올라 있기 때문에 갖가지 논란이 난무하고 있다.

윤 전 총장과 관련한 의혹은 본인보다 가족과 주변 인물들의 의혹들로 가득 차 있다. 절친인 후배 검사의 가족과 관련된 수사 의혹, 배우자의 신상과 과거에 대한 의혹, 장모에 대한 각종 수사와 의혹 제기 등이다. X파일의 내용은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고 있지만 이런 의혹을 총체적으로 담고 있는 내용으로 이해된다. 이미 상당 부분은 많이 일반에게 알려져 있고 윤 총장에 의해 또는 다른 사람에 의해 밝혀진 내용도 있다.

왜 X파일이라고 부르는 것일까. 여권은 송영길 대표를 비롯해 유력 대선 후보로 떠오른 윤 전 총장에 대해 파일을 차곡차곡 모으고 있다는 발언을 했었다. 야권에서 김용판 의원을 비롯해 윤 전 총장에 대해 반감을 가지고 있는 세력은 윤 전 총장이 사과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국정농단 수사를 진행했던 윤 전 총장에게 감정이 풀리지 않은 보수지지층들도 많이 존재할 것이다. X파일은 치명적인 내용을 의미한다. 한 보수 평론가는 자신의 SNS에 윤석열 전 총장 관련 X파일이 치명적이라는 암시를 했다. 그냥 의혹이라고 해도 될 내용을 X파일로 명명하는 것은 정치적 효과를 더 확대하고 부풀리기 위한 의도가 다분히 숨어있다.

X파일 공방은 역대 대선에서도 흘러넘쳤다. 상대 경쟁 후보에게 치명적인 내용이 되는 X파일 공방은 이전 선거에서 관성적으로 불거졌던 정치 공학이었다. 90년대 대선에서 X파일은 후보자가 거액의 뇌물을 수수했다는 의혹이거나 숨겨 둔 자식이 있다는 의혹까지 제기되는 수준이었다. X파일 내용은 사실인 경우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사실 유무를 떠나 유권자들이 그대로 믿게 된다면 치명적이다.

윤 전 총장에게 X파일 논란이 등장한 배경은 무엇일까. 우선은 윤 전 총장이 유력 대선 후보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현 정부 출신 인사지만 보수 야권 지지층을 결집시키고 있는 영향력 있는 대선 후보로 여야 모두의 견제를 받는 인물이라서 그렇다. 그 다음은 인물에 대한 궁금증이다. 윤 전 총장은 검사 시절 능력을 인정받고 검증된 인사이지만 가족과 주변은 그렇지 않다. 대통령 후보로 나서는 경우 본인뿐만 아니라 가족까지 후보와 똑같은 수준의 검증을 요구받는다. 윤 전 총장과 주변 측근 검사들과 관계, 배우자의 신상, 장모의 의혹 등은 윤 전 총장이 검증받아야 할 3대 과제다.

윤석열 X파일이 급격하게 대두된 또 다른 배경은 유권자의 궁금증이다. 윤 전 총장의 지지율 성격은 스스로 만들어낸 것이라기보다 반사체 성격이 강하다. 게다가 그동안 보인 메시지 정치는 유권자와 국민들의 궁금증을 해결하는 데 역부족이었다. 특히 애매한 일정은 차기 대선 후보로 부상한 위상과 걸맞지 않는다. 차기 대선후보로 많은 유권자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는 윤 전 총장을 향한 궁금증은 당연한 일이다.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언론과 유권자의 궁금증에 답하는 기자회견을 열 수는 없을까. 윤석열의 X파일을 풀 열쇠는 궁금증에 응답하는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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