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배터리도 '내수용' 딱지 떼…야금야금 영토 넓혀

함정선 기자I 2022.05.20 06:30:00

중국車, 유럽 간판 걸고 韓공략④
세계 1위 CATL 등 미국 진출 본격화
중국 제외 시장서는 국내 배터리사에 밀렸지만
테슬라 탑재 등 영향으로 빠른 성장세 보여
가격 경쟁력 등 앞세워 국내 배터리사 '위협'

[이데일리 함정선 기자] 중국의 전기차 배터리사들이 본격적으로 미국과 유럽 등에 생산 공장을 짓는 등 글로벌 시장 확대를 가속화 하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세계 배터리 1위 업체인 CATL은 미국에 첫 배터리 공장을 짓기 위한 부지 선정을 곧 마무리 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외신들은 CATL이 BMW, 포드 등과 함께 공급 계약을 진행 중으로, 공장 부지를 사우스캐롤라이나에 짓는다면 2026년부터 생산을 시작할 것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CATL은 이보다 앞서 북미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50억 달러(약 6조4000억원)를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중국의 궈쉬안도 미국의 완성차 업체로부터 배터리를 수주하고 현지에 합작사를 설립하기 위해 논의 중이라는 계획을 알렸고, 엔비전 AESC는 메르세데스 벤츠와 제휴해 배터리를 공급하기로 했으며 미국에 두 번째 배터리 공장을 건설해 2025년 가동할 예정이다.

그간 ‘내수용’ 취급을 받았던 중국의 배터리사들이 본격적으로 중국 외 시장 공략에 나서면서 국내 배터리사들의 자리를 위협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리튬과 니켈 등 원자잿값이 급등하며 가격이 곧 배터리사의 경쟁력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어서다.

(사진=CATL 홈페이지)
시장조사 업체인 SNE리서치에 따르면 중국을 포함한 글로벌 시장에서는 CATL이 배터리 사용량 1위이지만 중국을 제외한 시장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이 1분기 기준 점유율 32.7%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CATL은 파나소닉에 이어 점유율 16.6%로 3위에 머무르고 있다.


다만 문제는 중국 기업들의 성장세가 남다르다는 점이다. CATL은 2020년에는 6%에 불과했던 점유율을 지난해 1분기에는 11.3%, 올해 1분기에는 16.6%까지 끌어올렸다. 또 다른 중국 기업인 신왕다는 지난해 1분기 점유율이 0.1%에 그쳤으나 올해는 점유율을 0.7%까지 끌어올리며 846.4% 성장률을 나타내기도 했다.

CATL은 국내 배터리사가 채택한 NCM(니켈·코발트·망간),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등 삼원계 배터리보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LFP(리튬·인산·철) 배터리에 주력하고 있다.

이 때문에 테슬라 등 완성차 업체들이 중국 배터리를 채택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중국 배터리를 탑재한 완성차들의 전기차 판매가 늘어날수록 중국 배터리사들의 점유율도 확대되고 있는 셈이다.

이번 1분기에도 CATL은 테슬라 ‘모델3’(중국산 유럽 수출 물량)를 비롯해 메르세데스 벤츠의 ‘EQA’, BMW ‘iX3’ 등 전기차 판매 급증에 힘입어 성장이 가능했다는 평가다. 신왕다 역시 유럽에서 르노그룹의 다키아 ‘스프링 일렉트릭’의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높은 성장세를 나타낼 수 있었다.

특히 중국 배터리사들은 니켈과 리튬 광산 등을 대거 소유하며 안정적인 원자재 공급망을 갖추고 있어 최근 원자잿값 상승이나 공급난 등 상황에서도 상대적으로 유리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국내 배터리사들은 초격차 기술 공정 혁신 등을 내세워 중국 기업들의 공세에 대응하고 있다. 중국산 LFP 배터리가 쉽게 구현할 수 없는 에너지 밀도 향상, 초급속 충전 등 초격차 기술 개발을 통해 시장에서 승부를 내겠다는 전략이다. 에너지 밀도가 높은 배터리는 효율성이 높아지고 주행거리가 길어져 장거리 주행에 적합해 밀도가 낮은 LFP 배터리 대비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평가다.

이와 함께 배터리 제조 기술의 디지털화와 효율화를 통해 생산 속도를 높이는 것도 경쟁력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으로 전기차 수요는 급증하지만 원자재 부족 등 영향으로 배터리 수요가 이를 따라가지 못하리라는 전망이 우세하기 때문이다.

SNE리서치는 보고서를 통해 “지속적으로 점유율을 늘려가고 있는 중국계 업체들의 공세가 앞으로도 커질 것”이라며 “배터리 소재 가격 상승과 반도체 공급 이슈 등이 도사리고 있어 국내 업계의 적극적이면서도 전략적인 소재 확보 대책이 시급한 때”라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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