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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갤러리] 그저 흐르는 풍경에 붓을 맡기고…노현우 'No.068'

오현주 기자I 2020.10.21 04:05:00

2020년 작
탄탄한 소묘 깔고 과학관찰, 문학감상 오가
보이는 대로 그리고 보이지 않는 순환 들여
"자연 재현 넘어 시대·개인 경험·기억 반영"

노현우 ‘No.068’(사진=갤러리도울)


[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잔잔하게 퍼진 물안개를 보니 해가 붉은 기를 틔우는 새벽녘이다. 연기처럼 퍼지는 물방울이 미동을 만들 뿐 저곳 세상은 죽은 듯 고요하다. 어느 하나 과한 게 없고 어느 하나 부족하지 않은 풍경. 작가 노현우는 바로 저 안에서 ‘보이지 않는 생명체의 유목적 진리’를 탐구한단다. 인간 존재에 대한 성찰도 떠올린단다.

작가는 풍경화라고 할 때 누구나 떠올릴 수 있는 장면을 캔버스에 옮겨낸다. 세상을 구성하는 물·나무·하늘·구름·해가 그저 흐르는 대로 몸을 맡기고 나름의 질서를 잡아가는 전경 말이다. 보이는 자연 그대로를 그리면서 보이지 않는 순환까지 들였다.

‘회화란 이런 것’이란 기본기를 제대로 보여주는 ‘붓과 물감의 조화’는 6년간 러시아에서 유학하며 터득한 것이란다. 탄탄한 소묘 실력을 깔고 과학적 관찰과 문학적 감상을 거침없이 오간다. “내게서 풍경은 단순한 자연의 재현을 넘어 시대와 개인의 다양한 경험과 기억을 반영한 결과물”이라고 했다.

환희·경이·적막·고독이 뒤엉킨 응축체라면서, 작품명은 그저 번호뿐. 그중 한 점 No.068’(2020)이다.

25일까지 서울 종로구 삼청로87 갤러리도올서 여는 개인전 ‘하늘과 땅이 만나는 곳’에서 볼 수 있다. 캔버스에 오일. 95×55㎝. 작가 소장. 갤러리도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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