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났습니다]②“경력단절여성과 신중년, 양질의 일자리 제공할 것"

최정훈 기자I 2021.06.25 06:00:00

조재희 한국폴리텍대학 이사장 인터뷰
“경력단절여성 재취업 문턱 넘어도 질 낮은 일자리 하향 이동”
“여성 친화 신기술 직종 개발해야…양질의 일자리 연계할 것”
“설비관리 등 신중년이 관심 높은 학과도 보강해 사회안전망 기여”

[이데일리 최정훈 기자] 코로나19가 불러온 고용 한파는 경력단절여성과 퇴직을 앞둔 신중년 등 일자리 취약계층에 더 혹독했다. 한국폴리텍대학은 일자리 취약계층이 저임금, 비정규직 등 질 낮은 일자리로 밀려나지 않도록 계속해서 교육과정을 개발하고 양질의 일자리와의 연계를 도모하고 있다.

조재희 한국폴리텍대학 이사장인 지난 10일 인천 부평구 한국폴리텍대학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사진=한국폴리텍대학 제공)
조재희 한국폴리텍대학 이사장은 인천 부평구 한국폴리텍대학에서 가진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경력단절 여성이 어렵게 재취업 문턱을 넘었다 하더라도, 저임금, 비정규직 등 질 낮은 일자리로 하향 이동하는 모양새”라며 “여성의 경력단절 고리를 끊고, 재취업 본래의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라도 일자리의 질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폴리텍은 그동안 경력단절 여성의 경제 활동을 촉진하고, 여성 인적자원 개발을 위한 다양한 정책적 노력을 기울였다. 폴리텍 여성재취업과정의 경우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7424명이 교육을 이수했고, 그중 절반은 일자리를 찾았다.

조 이사장은 “여성의 대학 진학률이 이미 남성을 앞질렀고,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산업구조 변화 덕에 여성이 강점을 발휘할 분야가 갈수록 늘고 있다”며 “우리가 재교육 현장에서 만나는 이들은 실제 매우 다양한 이력과 절박함을 갖고 있다. 개인별 역량과 눈높이에 맞는 교육훈련이 필요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20년 간 군 생활을 마치고 전역한 최은정(46)씨는 대학 졸업 후 군 학사장교로 임관, 보병 장교라는 이색 이력을 지녔다. 전역 후 평소 관심 있던 꽃과 천연제품에 대한 사업을 알아보던 중 폴리텍에서 ‘스마트스토어 창업과정’을 수료하고 현재 온라인 연계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대학에서 신문방송학과를 졸업 후 사회활동 중 결혼·육아로 경력단절 상태였던 이선화(45)씨도 ‘4차산업메이커지도사과정’을 통해 자격증을 취득하고, 대전 시민대학의 프로그램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조 이사장은 “산업 트렌드와 선호도를 반영한 여성 친화 신기술 직종을 지속적으로 개발할 필요가 있다”며 “이를 통해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양질의 일자리로 연계하는 게 폴리텍의 역할”이라고 전했다.

폴리텍은 신중년 일자리에도 주목하고 있다. 폴리텍은 내부 공모를 통해 인력 수요가 많은 수도권과 지역 거점 캠퍼스를 중심으로 신중년에게 친화적이고 성공 사례 창출이 가능한 직종을 신중년특화과정 개편 학과로 선정하고 있다.

이에 코로나19 여파로 실직과 폐업으로 기술을 배워 재취업에 도전하려는 신중년이 많다. 배우, 대기업 임직원 등 이색 사례도 다양하다.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에서 37년 근무 후 퇴직한 이치권(58)씨는 전기 기술을 배워 반 년 만에 재취업에 성공했다. 재학 중 전기기능사, 승강기기능사 자격증을 취득해 현재 성남 소재 아파트 시설관리자로 근무 중이다.

행정직 공무원으로 40여 년간 근무 후 정년퇴직한 정여명(62)씨도 기술교육을 받고 제2의 인생을 시작했다. 그는 40년의 행정 경력만으로 재취업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기계설비보전 기술을 배워 전동휠체어 생산 수출기업에 입사해 재직 중이다.

조 이사장은 “국가기술자격을 갖추면 연령에 큰 구애 없이 오랫동안 일할 수 있는 공조냉동, 전기설비기술 분야에 관심이 높은 편이고, 대부분 설비관리 전문가로 재취업한다”며 “신중년 세대의 훈련 수요가 늘어난 만큼 올해는 1500명 규모로 과정을 확대 운영해 사회안전망으로서 역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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