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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루든, 외야든 최대한 많이 뛰고 싶습니다" 한화 2년차 문현빈의 당찬 목표

이석무 기자I 2024.02.29 13:27:43
한화이글스 문현빈이 28일 KT위즈와 연습경기에서 2루타를 친 뒤 상대 수비 실책을 틈타 2루 베이스를 돌아 3루로 달리고 있다. 사진=한화이글스
한화이글스 2루수 문현빈이 KT위즈와 홈경기에서 호수비를 펼친 뒤 동료들로부터 축하를 받고 있다. 사진=한화이글스
[오키나와=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일본 오키나와에서 진행 중인 한화이글스 2차 스프링캠프. 모든 스포트라이트가 12년 만에 친정팀에 복귀한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7)에게 쏠려 있지만 사실 가장 눈에 띄는 선수는 따로 있다.

주인공은 바로 2년 차 내야수 문현빈(20)이다. 문현빈은 스프링캠프에서 코칭스태프와 구단 관계자의 칭찬을 한몸에 받고 있다. 문현빈은 지난 28일 일본 오키나와 고친다 구장에서 열린 KT위즈와 연습경기에 6번타자 2루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2안타 4타점 2득점 맹타를 휘둘렀다.

1-1에서 2점을 뽑아 3-1로 달아난 3회말 1사 2, 3루 기회에서 문현빈은 KT 좌완 박세진으로부터 우측 외야를 가리는 2루타를 때려 주자 2명을 모두 홈에 불러들였다. 이어 KT 우익수 멜 로하스 주니어의 실책이 겹치자 문현빈은 내친김에 홈까지 파고들어 득점에 성공했다.

4회말에는 1사 1, 2루 기회에서 KT 우완 투수 박시영에게 우전 적시타를 때려 이날 타점을 4점으로 늘렸다.

문현빈은 수비에서도 발군의 기량을 뽐냈다. 4회초 수비 때 한화 구원투수 김서현이 3안타를 내줘 1사 만루 위기에 몰렸다. 이어 김서현은 천성호에게도 안타성 직선 타구를 허용했다. 이때 2루수 문현빈이 몸을 날려 팔을 쭉 뻗은 채 공을 직접 잡았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재빨리 몸을 일으킨 뒤 2루 주자 강민성까지 잡아내 이닝을 끝냈다.

경기장 곳곳에서 박수와 탄성이 쏟아졌다. 대량실점 위기를 넘긴 김서현은 입단 동기인 문현빈과 글러브를 부딪치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이날 한화는 KT를 15-2로 크게 이겼고 문현빈은 자체 선정 수훈 선수가 됐다.

올 시즌 한화는 문현빈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문현빈은 지난해 신인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전체 11순위로 한화 유니폼을 입었다. 프로에 입단하자마자 신인 선수로는 유일하게 개막전 로스터에 포함됐고 개막전에 스타팅으로 출전했다.

문현빈은 2루와 외야를 오가면서 꾸준히 출전 기회를 잡았다. 처음엔 설익은 모습도 없지 않았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포지션을 가리지 않고 악착같은 플레이가 빛났다. 신인으로서 가장 많은 137경기에 출전해 타율 .266, 114안타, 5홈런 49타점 5도루를 기록했다. 고졸 신인이 데뷔 첫해 100안타를 넘긴 것은 역대 7번째이자 한화 선수로는 처음이었다.

문현빈은 올해 주전 2루수로 사실상 낙점됐다. 물론 2021년 골든글러브 2루수 부문 수상자인 정은원과 경쟁이 불가피하다. 적어도 지금까지는 주전을 자격이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현재 외야 수비 훈련도 병행하는 정은원도 문현빈의 성장에 확실히 자극받은 모습이다.

문현빈은 연습경기를 마친 뒤 2루수 자리에 대한 강한 의지를 숨기지 않았다. 그는 “지난해보다는 2루 수비에 확실하게 자신감이 생긴 것 같다”며 “스스로도 안정감이 생겼다고 생각한다. 김우석 수비코치님이 많이 도움을 주고 있다. 코치님과 계속 대화를 하다 보니 작년보다 준비가 더 잘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2루수를 중점적으로 하고 연습하고 있다. 다른 포지션보다 2루수가 편하지만, 딱히 2루수만 하겠다는 것은 아니다”며 “올해도 많은 경기에 출전하는 것이 목표다. 그래서 계속 외야도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문현빈의 목표는 뚜렷하다. 구체적인 수치나 기록 대신 최대한 많은 경기에 나서는 것이 목표다. 지난해 137경기에 출전했으니 올해는 거의 전 경기 출전을 희망하는 셈이다.

문현빈은 “작년에도 그렇고 올해도 마찬가지로 수치상 목표는 가지고 있지 않다. 대신 지난해보다 더 많은 경기에 출장하고 싶다”면서 “올해는 준비가 더 잘 돼 있다고 생각한다. 많은 경기에 나가다 보면 더 좋은 기록은 따라올 것으로 믿는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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