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선 압승' 국힘, 정국 주도권 잡았다…여소야대는 변수

김유성 기자I 2022.06.02 05:00:00

지방선거 압승한 국민의힘 '민심 확인했다' 자신감
국민 여론 배경삼아 정국 주도권 잡아 나갈 듯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지난 대선에서 ‘진땀승’을 거뒀던 국민의힘이 6월 1일 열린 지방선거에서 완승을 거뒀다. 여소야대 국면에서 ‘반쪽 정부’라는 오명까지 들었던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은 정국 주도권을 잡을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국민의힘과 윤석열 정부는 역대급 패배를 당한 민주당을 압박하며 협조를 구할 것으로 보인다. 상임위원장 배정 등 원내 기득권에도 자신들의 목소리를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준석 국민의힘 상임선대위원장, 권성동 공동선대위원장, 정진석 의원이 1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 마련된 ‘국민의힘 제8회 지방선거 개표상황실’에서 출구조사 방송을 시청하며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일 KBS·MBC·SBS 지상파 3사 출구조사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17개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10곳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했다. 다른 경기·대전·세종에서는 접전으로 나왔으나 국민의힘 후보들이 민주당 후보보다 우세했다. 엄경영 시대연구소 소장은 이번 지선 결과를 놓고 “윤석열의 재신임, 민주당의 재심판 성격이 있다”고 평가했다.

국민 지지 확인한 국민의힘, 정국 주도권 박차

출구조사 결과가 알려진 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윤석열 정부에 국민들의 지지가 모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 때부터 여러 방면에서 실책을 저질러서 그 결과 대선에서 5년 만에 정권 교체가 이뤄졌다”면서 “새 정부가 출범 20일밖에 안돼서 표를 몰아줬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번 승리를 통해 국민의힘은 ‘대선 진땀승 컴플렉스’에서 어느 정도 벗어날 수 있게 됐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대선에서 0.7%포인트 차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을 겨우 이겼다. 최대 지자체인 경기도에서는 완패했다. 이 때문에 ‘반쪽 정부’라는 꼬리표가 붙었다. 권성동 원내대표도 지방선거 전부터 “정권 교체의 절반만 완성된 것”이라면서 “정권 교체의 마지막 완성은 지방 권력 교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6·1 지방 선거 승리는 국민의힘에 ‘국민적 지지’라는 자신감도 얻게 해줬다. 이를 명분 삼아 거대 야당 민주당에 적극적인 공세를 펼칠 수 있게 된 것이다. 지방선거 이후 최대 현안으로 떠오를 국회 원(院) 구성 협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게 됐다.

선거 패배 후 민주당이 분열 양상으로 가는 것도 국민의힘에는 호재다. 현 민주당 비대위가 물러나고 새로운 비대위가 들어선다고 해도 당분간 당권이 불안정할 수밖에 없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이 계양을 재보궐선거에서 승리해 원내에 진입했지만, 이번 지방선거 패배에 대한 부담이 클 수 밖에 없다. 정치권에서는 이 같은 당권 공백기에 민주당이 국민의힘에 협조할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윤석열 정부는 국민의힘이 잡은 정국 주도권을 바탕으로 강한 국정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보인다. 원내에서 국민의힘이 수적 열세에 있지만, 그전처럼 ‘무조건 반대’를 하지 못할 것이라는 뜻이다. 보다 공격적으로 정책 입안에 나서면서 “일 할 수 있게 도와달라”고 민주당에 협력을 요청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호남 품고 전국 정당으로 간다

호남을 향한 서진 정책에도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과 호남을 품은 전국정당으로 거듭난다는 뜻이다.

실제 이정현 국민의힘 전남지사 후보, 조배숙 국민의힘 전북지사 후보는 이번 지선에서 10% 중반대 득표율을 기록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우리들의 노력에 따라 호남도 공략이 가능하다는 판단을 얻었다”면서 “호남과의 동행을 앞으로도 계속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만 거대 야당 민주당과의 원내 주도권 다툼은 부담이다. 원 구성 대립에서 보듯 민주당은 법사위원장 등 주요 원내 기득권을 내놓으려고 하지 않고 있다. 정치권 관계자도 “국회권력과 지방권력은 다르다”면서 “제1야당으로서의 주도권은 놓으라고 하는 것은 당을 해체하라는 것과 다를 게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새로운 민주당 지도부와 합의하고 그들과 조율할 수 있는 역량이 동시에 (국민의힘 지도부에) 요구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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