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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운열 전 의원 "예대금리차 공시, 후진적...부작용 난다"

노희준 기자I 2022.08.08 07:01:58

[만났습니다]②"가격변수 건드리지 말아야"
"성과급 잔치 은행, 예대마진 실력 아냐...책임 다해야"
"尹금융지원은 도덕적 해이에도 해야할 일"

[대담=정수영 이데일리 금융부장·정리=노희준 기자] 최운열 전 국회의원은 은행의 ‘이자장사’ 비판을 의식한듯, 당국의 예대금리차 공시 방안에 대해 “후진적 방법으로 부작용이 나타날 것” 평가했다.

최운열 전 의원은 지난 5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은행에서는 금리가 가격이고 카드사에서는 수수료가 금리인데 정부나 정치권이 가격에 대해 왈가왈부해서는 안 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최운열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4일 서울 영등포구 금융투자교육원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그는 “가격은 시장경제에 맡기되 은행이 이익을 많이 냈다고 하면 외려 세금을 더 많이 징수해 그 세금을 통해 피해 본 사람을 구제한다든지 해야 한다”며 “금융감독원이 가격을 정하는 방식(예대금리차 공시제)을 공공연하게 할 얘기는 아니다.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포기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최 전 의원은 다만 소상공인 및 자영업자 대출의 만기연장 상환유예 조치에 따른 은행권 부담에 대해선 “사회적 책임 일환으로 은행이 자발적으로 고통분담을 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최근 3년 동안 예대마진을 높여 은행이 수조원 번 돈으로 임원 성과급에 1000억을 썼다는 지적은 뼈아프게 받아야 들어야 한다. 금융권이 자정해야 할 부분이 없지 않다”며 “은행이 그 돈을 금융혁신을 잘해 경쟁력이 뛰어나 번 게 아니다. 높은 대출금리로 인해 소상공인, 자영업자, 가계가 받은 고통의 반대급부로 이익이 늘어난 것이고, 예대마진은 은행 능력이 아니다”고 꼬집었다.

최근 횡령과 이상 외환거래 금융사고에 대해서는 “내부통제가 무너진 것은 금융 윤리적인 측면에서도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면서도 “다분히 금융당국 책임도 크다”고 했다. 아울러 “사고가 난 후에 처벌 등 수습하는 것보다 예방적 감독을 하는 게 우선순위가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금리인상기 취약차주의 빚 상환 부담을 덜기 위한 윤석열 정부의 금융지원에 대해선 “필요한 정책이며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 봤다. 최 전 의원은 “가계부채 중 500조~600조원이 취약차주가 진 빚인데, 그대로 뒀다간 디폴트(부도) 상태에 빠질 것”이라며 “이는 금융위기, 경제위기로 이어져 더 큰 금융불안 요인이 생길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금융개혁의 하나로 개정될 가능성이 큰 금산분리에 대해서는 ‘시대착오적 제도’라고 했다. 최 전 의원은 “1984년 처음 은행법에 금산분리가 들어왔지만, 이는 돈이 없어 투자를 못하던 고도성장기 자금의 초과수요 상태일 때 필요한 정책이었다”며 “지금은 자금 공급이 초과상태이고, 삼성전자나 현대차가 은행 돈 안 쓰고 금융시장에서 돈을 조달해 잘 쓰기 때문에 (대기업이) 은행을 해도 자회사에 돈을 미뤄주겠냐”고 반문했다.

그는 독립적 외부감사가 필요한 기업을 대상으로 금융당국이 외부감사인(회계법인)을 정해주는 ‘감사인 지정제도’가 꼭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최 전 의원은 “최소한 한국 회계의 질이 어느 정도에 이르렀다는 평가를 받을 때까지 유지해야 한다”며 “윤석열 정부 들어 집요하게 규제완화 차원에서 후퇴하려는 움직임이 있는데, 회계와 재무정보는 주식시장 투자자나 은행 입장에서는 (투자· 대출 등의)기본 자료로 기본 시스템이 무너지는 것은 바로 잡아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가상자산에 대해서는 “선의의 피해자가 나타나지 않도록 하는 장치를 만들어야 한다”며 “비트코인은 모든 자산에 있는 본질적 가치가 없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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