法 "이혼부부 노령연금 분할 산정시 별거·가출 기간 빼야"

성주원 기자I 2024.04.08 07:00:00

이혼 배우자가 노령연금 분할지급 청구
혼인 후 가출·별거…"산정기간 제외해야"
法 "실질 혼인 전제한 처분은 위법…취소"

[이데일리 성주원 기자] 별거·가출 등의 사유로 실질적 혼인 상태가 아니었던 기간에 대해서는 해당 배우자에 대해 노령연금을 분할 지급해서는 안 된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사진=게티이미지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부장판사 김정중)는 원고 A씨가 국민연금공단을 상대로 분할연금지급에 따른 연금액 변경처분을 취소해달라며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원고 A씨는 2022년 국민연금공단에 노령연금 지급을 청구해 매월 노령연금을 받았다. 1992년 3월 A씨와 결혼했다가 2013년 11월 협의이혼한 B씨는 2023년 국민연금공단에 A씨의 노령연금 중 일부에 관한 분할연금지급을 청구했다.

이에 공단은 A씨에게 노령연금 분할 지급 시점과 함께 과거 혼인기간 176개월을 기준으로 분할연금액을 월 18만8650원으로 결정했다고 알렸다. 소급분은 1008만여원에 달했다.

이에 A씨는 국민연금공단을 상대로 분할연금지급에 따른 연금액 변경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B씨와 혼인 이후 1995년경 가출했고 1998년 8월 주거지를 옮겼다”며 “가출 시기 또는 주거지 이전 시기부터 이혼일까지 실질적으로 혼인관계가 존재하지 않았으므로, 이 기간은 분할연금액 산정의 기준이 되는 혼인기간에서 제외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단의 연금액 변경처분은 이를 반영하지 않아 위법하므로 취소돼야 한다는 것이 A씨 측 주장이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노령연금은 국민연금 가입자가 일정 연령에 도달해 소득능력을 상실한 경우에 생활보장을 위해 지급되는 연금급여로서 가입기간이 10년 이상으로서 60세에 도달시 지급된다. 노령연금은 가입기간, 청구 연령 등의 조건에 따라 완전노령연금, 조기노령연금, 감액노령연금, 재직자노령연금 및 특례노령연금으로 구분된다. 5년 이상 혼인관계를 유지하다가 이혼한 경우 배우자였던 자의 노령연금을 분할해 일정 금액의 연금을 받을 수 있다.

국민연금법 제45조의2 제2항에서 ‘이혼 당사자 간에 실질적인 혼인관계가 존재하지 아니하였던 것으로 합의한 기간’, ‘법원의 재판 등에 의해 실질적 혼인관계가 존재하지 아니하였던 것으로 인정된 기간’은 ‘분할연금 산정에서 제외되는 혼인기간’이라고 명시하고 있다. 또 국민연금법 제64조에서는 ‘분할연금 수급권자 등’에 대해 규정하면서 혼인기간에 대해 ‘별거, 가출 등의 사유로 인해 실질적인 혼인관계가 존재하지 아니하였던 기간을 제외한 기간’이라고 한다.

이에 재판부는 A씨와 B씨 사이에 별거, 가출 등의 사유로 인해 실질적인 혼인관계가 존재하지 않았던 기간이 있는지 사실관계와 증거 등을 살펴본 바 “별거 시점 이후로는 A씨와 B씨 사이에 실질적인 혼인관계가 존재하지 않았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봤다.

재판부는 “원고와 B씨 사이에 법률상 혼인기간 내내 실질적인 혼인관계가 존재했음을 전제로 이뤄진 연금액 변경 처분은 국민연금법 제64조를 위반한 것으로서 위법하다”며 “제출된 자료만으로는 정당한 분할연금액을 산출할 수 없으므로, 처분 전부를 취소한다”고 판시했다.

서울행정·가정법원 전경. (사진=백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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