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는 ‘완투의 왕’·딸은 ‘금빛 찌르기’…윤지수 “끝까지 버티는 정신력 닮았다”[아시안게임]

주미희 기자I 2023.09.27 12:05:10
26일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펜싱 여자 사브르 개인 결승전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윤지수가 시상대에 오르며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스타in 주미희 기자] “운동 신경은 아버지를 닮았다. 마지막 라운드까지 버틸 수 있는 멘털도 아버지를 닮은 것 같다.”

프로야구 롯데의 레전드 투수 윤학길의 딸 윤지수(30·서울특별시청)가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펜싱 여자 사브르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뒤 이렇게 말했다.

윤지수는 26일 중국 항저우 디안즈대학 체육관에서 열린 결승에서 중국의 샤오야치를 15-10으로 제압하고 우승을 차지했다. 2014 인천 대회와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단체전 금메달을 획득했던 윤지수는 생애 첫 개인전 메달도 금메달로 장식했다.

윤지수는 프로야구 롯데의 에이스로 활약했던 윤학길 KBO 재능기부위원의 딸로도 잘 알려졌다. 윤 위원은 완투만 통산 100번을 하고 전인미답의 기록을 세운 레전드 투수다. 윤 위원은 딸이 운동선수가 되는 것을 굉장히 반대했는데, 윤지수는 아버지의 끈기와 승부근성을 물려받아 훌륭한 선수로 성장했다.

이날 개인전에서 윤지수는 파올라 플리에고(우즈베키스탄)와의 16강전, 자이나브 다이베코바(우즈베키스탄)와의 준결승전에서 모두 열세에 몰렸다가 뒤집는 저력을 발휘했다. 아버지 윤학길에게 물려받은 끝까지 버티는 멘털 덕분이다.

윤지수는 “준결승 때 만난 선수를 한 번도 못 이겨본 터라 너무 어려웠다. 결승에서도 점수를 따도 딴 것 같지 않았다. 어떤 메달 섹이든 결승에 올라온 걸로 대단한 거니까 후회 없이 경기만 하자고 생각해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자평했다.

윤지수는 “대회에 오기 전부터 개인전을 치르는 동안 편안한 순간이 한순간도 없었다”며 “일단 개인전이 끝나서 가장 기쁘고 그 결과가 금메달이라 더 기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아직 많이 부족하다. 이번 대회를 치르며 상대에 맞게 변화하는 노련함이 더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오늘의 경험이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이번 시즌을 통해 더욱 성장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윤지수는 국가대표 생활 내내 힘을 준 대표팀 언니 김지연(34)에게도 고마움을 전했다. 윤지수는 “예선부터 조가 너무 어려워서 (김)지연 언니에게 연락해 대화를 나눴다. ‘그래도 네가 최고야’라는 언니의 말에 큰 힘을 받았다”고 말했다.

김지연은 윤지수와 함께 2021년 도쿄올림픽 단체전에서 동메달을 따는 등 국제 무대에서 함께 활약했지만 올해 국가대표에서 은퇴했다. 김지연은 2012년 런던올림픽 여자 사브르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따내기도 했다.
윤지수와 아버지 윤학길(사진=윤지수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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