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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랑리뷰]수박껍질도 손쉽게..'에코체 음식물처리기' 써보니(영상)

김종호 기자I 2020.08.01 07:11:59

음식물 고온 건조시킨 뒤 분쇄해 가루로 만들어
부피 최대 77%까지 줄여..분리형으로 설치 간편
소음·악취 없어..장시간 소요·높은 가격은 아쉬워

[이데일리 김종호 기자] 기자는 집에서 ‘음쓰(음식물 쓰레기의 줄임말)’ 당번이다. 결혼 후 자연스럽게 음쓰 당번이 됐다. 문득 궁금해졌다. 나는 왜 음쓰 당번인가. 기혼자인 동갑내기 동성 친구 네 명에게 음쓰 당번이란 가정적 지위를 갖고 있는지 물었다. 네 명 모두 자신이 음쓰 당번이라고 답했다. 다만 그 누구도 왜 자신이 음쓰 당번이 됐는지를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못했다. 이 정도면 결혼을 저주한 전 여친들이 내린 ‘음쓰의 저주’라도 씌인 것일까.

겨울에는 추위를, 여름에는 악취를 견뎌야 하는 게 음쓰 당번의 가장 큰 고충이다. 기자는 지난해 여름 음쓰 관리를 제대로 못 해 날파리 소굴을 만들기도 했다. 그때 ‘날파리의 하루’라는 유튜브 채널을 만들었다면 지금쯤 100만 유튜버가 됐을지도 모를 일이다. ‘주인 알아보는 날파리 - Vlog’, ‘날파리의 먹망 ASMR’ 등 지금 생각해봐도 아까운 콘텐츠다.

올해로 음쓰 당번 3년 차에 접어들며 ‘짬(?)’이 좀 찼다. 그간 음쓰 당번으로서 겪은 고충을 아내에게 솔직히 털어놓고 음식물 처리기라는 신문물(新文物)을 들이기로 했다. 이미 시중에는 다양한 방식의 음식물 처리기가 존재했다. 고민 끝에 홈쇼핑에서 배우 김남주씨가 홍보한 ‘에코체’ 음식물 처리기를 써보기로 했다.

에코체는 외관만 봐서는 단번에 음식물 처리기라고 떠올리기 어렵다. 세련된 디자인으로 주방 등에 설치해도 주변 인테리어를 해치지 않는 수준이다. 독립형으로 설치도 간편해 5분이면 손쉽게 설치 후 작동할 수 있다. 본체와 건조통, 필터 등 구성품도 간단하다.

에코체는 음식물을 고온 건조시킨 뒤 분쇄해 가루로 만드는 방식이다. 음식물 부피를 기존 대비 최대 77%까지 줄여준다고 한다. 음식물을 넣고 뚜껑을 닫은 뒤 작동 버튼을 누르면 건조-분쇄-식힘 순으로 진행된다. 고강도 3단 임펠레 파쇄구조를 채택해 맷돌 방식으로 건조된 음식물을 분쇄한다. 이 과정에서 소음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한밤중에 작동시켜도 무리 없이 숙면을 취할 수 있을 정도다.

전날 저녁 메뉴였던 삼겹살과 함께 먹고 남은 상추를 에코체에 넣고 돌려봤다. 마치 말린 한약재와 같은 결과물이 나왔다. 호빵의 경우 고운 가루와 굵은 입자가 섞인 형태로 처리됐다. 다소 단단한 수박 껍질 역시 부피가 크게 줄어든 채 말린 껍질로 변했다.

음식물 처리에 걸린 시간은 약 3~7시간이다. 에코체가 처리를 마치면 기존 냄새를 풍기던 더러운 음식물은 사라지고 갈색을 띤 작은 가루 또는 덩어리만 남게 된다. 신기하게도 결과물에서는 악취가 전혀 나지 않는다. 오히려 고소한 튀김 냄새가 주변에 은은하게 퍼지며 식욕을 자극한다. 이 결과물을 비닐봉지나 별도 통에 따로 모아 보관하다가 한 번에 음식물로 버리면 음쓰 당번의 역할이 마무리 된다. 싱크대 내부에 설치하는 다른 음식물 처리기와 달리 독립형이기 때문에 싱크대가 이물질로 막히거나 역류할 일이 없다.

에코체를 사용하고부터 평소 주방에서 자주 맡게 되던 음식물 악취가 사라졌다. 음식물을 잠시 에코체에 보관하더라도 활성탄 등으로 구성된 3중 탈취 필터로 냄새가 발생하지 않는다. 고온 건조와 공기 순환 송풍 방식을 채택해 음식물을 99.9% 살균, 한여름에도 세균 번식 우려가 없다는 게 에코체 측의 설명이다.

특히 음식물 부피가 크게 줄다 보니 음쓰를 버리러 집 밖으로 나가야 하는 빈도도 크게 줄었다. 여름철 기존 일주일에 한 번꼴로 음쓰를 버렸다면 에코체를 사용한 뒤부터는 3~4주에 한 번으로 번거로움이 크게 줄어들었다. 에코체 기기 청소도 간편하다. 건조통은 자동 세척으로, 도어 커버는 물로 씻는 등 관리도 쉽다.

아쉬운 점도 있었다. 에코체는 음식물 처리에 약 3~7시간이 소요된다. 음식물 양에 따라 시간이 달라지지만 평균 6시간에 달하는 장시간이 필요하다. 가격도 100만원 수준으로 다소 비싸다. 필터도 3~4개월마다 교체해줘야 한다. 다만 렌탈을 원할 경우 48개월 약정 시 월 2만9900원에 대여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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