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먼 여종업원 목숨까지 뺏어…2천명분 마약, 어디서 왔나[사사건건]

황병서 기자I 2022.07.09 08:40:00

‘강남 유흥업소 사망’ 손님 車서 마약…경로 추적 중
가양역 실종 김가을씨, 유서 추정 글 발견
‘경찰국’ 논란…일선경찰 vs 행안장관 ‘평행선’

[이데일리 황병서 기자] 서울 강남의 한 유흥주점에서 마약 추정 물질이 들어간 술을 건넨 손님과 이를 마신 종업원이 지난 5일 연달아 숨졌습니다. 숨진 남성 손님의 차량에선 2000여명 분의 마약류 추정 물질이 발견됐습니다.

서울지하철 9호선 가양역 근처에서 실종된 20대 여성의 유언으로 추정되는 글이 발견돼 세간의 안타까움을 샀습니다. 극단적인 선택의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지만 경찰은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 중입니다.

이번 주 사사건건 키워드는 △강남 유흥주점 사망 사건 △가양역 실종 여성 유서 추정 글 발견 △‘경찰국’ 신설 논란 속 전·현직 경찰관 릴레이 삭발 시위 등입니다.

지난 6일 여종업원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한 서울 강남의 유흥업소 입구에 마약 사용을 금지하는 경고문이 붙여있다. (사진=뉴스1)
‘강남 유흥업소 사망’ 마약 탓? …어떻게 유통됐나

지난 5일 강남의 한 유흥주점에서 마약 추정 물질이 들어간 술을 마신 여성 종업원 A씨가 숨졌습니다. 30대 여성인 A씨를 포함해 손님 4명이 함께 술을 마시던 자리였습니다. 손님 중 한 명인 20대 남성 B씨는 종업원 A씨가 숨지기 2시간 전인 오전 8시 30분께 주점 인근 공원에 세워 둔 차에서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습니다. B씨는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숨졌습니다.

B씨의 차 안에선 약 2000여 명이 투약할 수 있는 마약 추정 물질 64g이 발견됐습니다. 통상 1회분이 0.03g인 점을 고려하면 64g은 2000여 명이 한 번에 투약할 수 있는 양입니다. 경찰은 B씨가 A씨의 술잔에 마약류 의심 물질을 넣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A씨는 B씨와의 술자리 이후 오한 증상을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애먼 A씨가 목숨을 잃은 것은 물론, B씨도 숨졌기 때문에 이 마약 추정 물질이 어디서 어떻게 만들어져 어떤 경로로 B씨 손에 들어갔는지 아직 알 수 없습니다.

경찰은 사망한 A씨와 B씨에 대한 부검 및 마약 추정 물질의 성분 감정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했습니다. 나머지 손님 3명에 대해선 신원을 파악해 이들을 상대로 1차 조사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찰은 보강수사를 통해 사건경위를 파악하는 한편 마약류 추정 물질의 유통 경로를 추적 중입니다.

‘가양역 실종 여성’ 김가을 씨 전단.(자료=이데일리DB)
‘가양역 실종 여성’ 유서 추정 글…“극단 선택 패턴 아냐” 시각도

가양역 인근에서 실종된 김가을(23)씨의 유언으로 추정되는 글이 발견됐습니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 소유의 태블릿PC엔 ‘유언, 내 죽음에 누구도 슬퍼하지 않았으면 해’라는 내용이 적힌 문서가 있었습니다.

김씨는 실종 당일인 지난달 27일 밤 10시 22분께 가양역 인근까지 택시를 타고 이동한 뒤 가양대교 남단 방향으로 걸어서 이동했습니다. 당시 가양대교를 지난 시내버스 등의 블랙박스를 보면 김씨는 오후 10시 56분부터 11시 1분까지 가양대교 위 남단에 서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후엔 모습이 보이지 않고, 행방이 묘연합니다.

김씨가 가양대교에서 극단적 선택을 했을 가능성에, 경찰은 오전과 오후 각 1회씩 한강 수변을 수색하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범죄 관련성을 의심할 정황이 확인되지 않아 극단적 선택을 비롯한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마지막에 SNS까지 소식을 올리고, 돌아오는 길에 언니와 문자를 나눈 기록도 있다”며 “일반적인 극단적 선택 상황이 아니다”라는 분석을 내놨습니다. 실제로 실종 전 김씨는 퇴근 후 서울 강남구 소재 미용실에 들러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셀카 사진을 올렸습니다. 사진엔 “파마하자마자 비바람 맞고 13만원 증발. 역시 강남은 눈 뜨고 코 베이는 동네”라는 글도 덧붙였습니다.

부디 김씨가 무사히 돌아오길 바랍니다.
민관기 충북 청주 흥덕경찰서 직장협의회장(맨 왼쪽) 등 전국경찰직장협의회 관계자들이 4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행정안전부 내 경찰국 신설을 반대하며 삭발식을 갖고 있다. (사진=황병서 기자)
퇴직 경찰관들도 “경찰국 반대”…이상민 행안장관은 ‘마이웨이’

일선 경찰들이 지난 4일부터 행정안전부의 이른바 ‘경찰국’ 설치 등 경찰 통제 움직임에 반발하며 릴레이 삭발식을 벌이고 있습니다. 민관기 충북청주흥덕경찰서직협회장은 4일 서울 미근동 경찰청 앞에서 삭발한 뒤 “지금 행안부의 경찰국 신설안 발표로 민주경찰 역사의 가장 큰 위기를 맞았다”고 정부의 통제 강화 시도에 반발했습니다.전국 단위 경찰서 직협회장 등은 세종시 행안부 청사 앞에서 삭발식을 이어가는 중입니다.

퇴직 경찰관들도 행안부 비판에 목소리를 보태고 있습니다. 광주·전남경찰직장협의회와 전남청 경우회 회원 50여 명은 지난 7일 오전 전남 무안 전남지방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행안부 내 경찰국 신설은 경찰의 독립성·중립성을 심각하게 훼손한다. 즉각 철회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경찰의 반발에도 행안부는 경찰국 신설 방침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지난 1일 서울 마포경찰서 홍익지구대, 지난 5일 세종 남부경찰서, 6일 광주경찰청 등 시·도경찰청과 지구대 등을 돌며 경찰국 신설의 정당성을 설파 중입니다. 이 장관은 “행안부 내 경찰업무조직 신설로 치안 일선에서 변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고, 경찰에 대한 새로운 통제가 생기는 것도 전혀 아니다”라고 한 뒤, 직협 반발은 ‘정치적 행위’로 폄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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