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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땡큐, '무한도전'"..'토토가'라는 타임머신의 진짜 공신

강민정 기자I 2015.01.04 15:38:07

가수 작곡가 시청자, 한 목소리로 '땡큐 무한도전'
시청자 글 2400건-유튜브 영상 4만건 이상
제작진 편집+섭외 힘, '무한도전'의 진짜 파워

‘무한도전’ 토토가(사진=김태호PD 트위터)
[이데일리 스타in 강민정 기자] “아니 그게 뭐에요.”

예전에도 있었던 특집이 아니었냐는 멤버들의 코웃음은 ‘무한도전’임을 망각한 실수였다. 정말 다른 방송사, 유사한 콘셉트로 1990년대 감성을 끌어낸 프로그램이 있었다. ‘무한도전’은 여느 프로그램보다 진짜에 가까운 환상적인 라인업을 완성했다. ‘무한도전’이 하니까 다를 수 있다, ‘무한도전’이니까 가능하다는 자신감은 이번에도 통했다. 때론 시기에 적절하게, 때론 트렌드를 앞서 기상천외한 특집을 내놓았던 MBC ‘무한도전’. 이번엔 누구나 한번쯤 건드려봤던 1990년대 감성을 제대로 끄집어냈다. ‘무한도전’ 제작진은 ‘토요일토요일은 나는 가수다’(이하 ‘토토가’) 특집으로 완벽한 타임머신 제작자로 거듭났다.

△무대의 주역, 가수들도 ‘땡큐’

‘토토가’를 두고 다들 ‘무한도전’에게 고맙다고 한다. 지난 2주에 걸쳐 방송된 ‘토토가’에서 무대를 꾸민 주역이 입을 모아 말했다. 엄정화, 이정현, 슈, 션, 조성모, 소찬휘, 김현정, 김정남 등 전성기의 무대를 재현할 기회가 없었던 가수들은 특히 그랬다. “내일이 되면 다시 꿈이 되지 않을까”하는 여운의 진통은 그만큼 ‘무한도전’ 제작진에게 대한 ‘무한 감사’에서 비롯됐다. 이들 모두 ‘토토가’가 끝난 뒤 모두 감성에 젖은 소감을 SNS로 올렸고 ‘토토가’ 팀과 함께 봉사활동에 나서는 등 이번 기회로 새로 맺은 ‘토토가 인연’에 대한 소중함을 전했다.

‘토토가’ 시청자 게시판.
△안방의 주역, 시청자도 ‘땡큐’

무대의 감동을 겪은 사람은 1000명이 안 된다. 현장에서 ‘토토가’의 감동을 함께 한 관객들 말이다. ‘토토가’에 열광하는 대부분의 대중은 TV로 무대를 마주했다. 현장의 열기를 생생하게, 그 시대 그대로를 재현한 가수들의 의상과 무대 매너 등을 실감나게 안방극장에 전달한 진짜 주역은 ‘무한도전’ 제작진이었다. 터보의 무대를 360도 회전 촬영 방식으로 카메라를 대거나, 김건모의 ‘잘못된 만남’을 ‘337 리듬’에 맞춰 렌즈를 당기고 미는 촬영법을 적용한 건 ‘신의 센스’였다. 무대가 시작될 때마다 옛날 노래방 기계 화면을 보듯 편집하는 감각도 마찬가지. “좌닌한~” 등 ‘오타 작렬’ 자막은 가수의 혼이 담긴 보컬에 더욱 맛을 더했다. 같은 구절이 13번 반복되는 ‘잘못된 만남’, “꺅!”이라는 여자의 비명 소리가 인상적인 ‘배반의 장미’, 심플한 전자기계음만으로 어깨를 들썩이게 하는 ‘전화번호’ 등 각 노래의 전주가 시작됨과 함께 곡 설명을 곁든 자막도 친절했다. 지금은 주문처럼 외우고 있는 가사를 스토리텔링하듯 따로 풀어낸 자막은 잊고 있던 명곡의 메시지를 되새기게 했다.

토토가 주영훈 윤일상
△시대의 주역, 작곡가도 ‘땡큐’

1990년대 가요계 주역이 한 자리에 모인 ‘토토가’. 이 무대를 눈물로 즐긴 또 다른 주역이 있었다. 바로 이 노래를 만들고, 이 가수를 기획한 ‘작곡가’들이었다. 많은 시청자들도 그때의 ‘국민가요 시대’를 그리워하며 그 노래를 만든 주영훈, 윤일상 등을 새삼 떠올리며 “대단하다”는 반응을 내놨다.

실제로 윤일상은 ‘토토가’ 방송에서 얼굴을 비췄다. 이정현이 다시 ‘와’, ‘바꿔’ 등의 무대를 기획하는 부분에서 노래를 만든 작곡가로 등장했다. 김건모와 멤버들의 만남에서도 윤일상은 존재감을 드러냈다. 엄정화의 노래를 만든 것으로 유명한 주영훈도 ‘토토가’ 방송 후 SNS를 통해 감격의 소감을 전했다. 한마디로 “무한도전 땡큐”였다.

△2400건, 41400개, 24179건, 7개

‘토토가’ 파급효과는 거세다. 지난해 12월부터 ‘토토가’는 가요계, 공연계 전체를 통틀어 가장 기대되는 콘서트로 꼽힐 정도였다. 2주에 걸쳐 방송된 ‘토토가’. 시청자 반응은 폭발했다. ‘무한도전’ 홈페이지 시청자 게시판엔 150페이지가 넘도록 시청자 반응으로 도배됐다. 2400건이 넘는 글이 ‘토토가’에 대한 호평으로 채워졌다. 그럼에도 아쉬웠던 부분, 더 나와줬으면 하는 가수들에 대한 의견, 시즌2에 대한 바람 등이 담긴 글도 포함시키면 더 많아진다.

유튜브 토토가
유튜브에 ‘토토가’를 검색하면 4만1400개의 영상이 나온다. 지누션, 소찬휘, 이정현, 김건모, 터보 등 저마다 좋았던 가수들의 무대를 짧게 편집한 영상이 주를 이뤘다. 해외 K팝 팬들이 이정현의 ‘바꿔’를 조명하거나, 터보의 ‘파워 댄스’에 감동한 리액션 영상도 찾아볼 수 있다.

블로그 운영자에게도 ‘토토가’는 단골 소재였다. 2만4179개 관련 글이 검색됐다. ‘토토가’에 대한 대중의 반응이 뜨거운만큼 관련 글을 올리고 관련 소재를 다루는 글이 인기다. ‘파워 블로거’에겐 절대 놓칠 수 없는 소재가 된 셈이다.

이런 분위기를 감지, 발 빠르게 움직인 사람들도 있다. ‘무한도전’의 ‘토토가’ 관련 상표를 특허청에 등록한 경우다. ‘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 콘서트’, ‘토토가’, ‘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 등의 이름으로 상표등록이 완료됐다. ‘무한도전’ 측은 ‘토토가’에 대한 저작권을 강조하며 MBC 역시 이에 대한 상표 등록을 준비 중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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