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패의 그림자와 민주당의 3대 패착

김성곤 기자I 2022.05.31 06:00:00

‘대선 연장전’ 6.1지방선거 대참패 위기 눈앞
계양을 이재명·서울시장 송영길 ‘무리수 출마’
검수완박 일방추진에 한동훈 청문회 ‘대망신’
박지현 사과 놓고 선거 막판 지도부 자중지란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와 이재명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후보가 27일 경기도 김포시 고촌읍 아라 김포여객터미널 아라마린센터 앞 수변광장에서 김포공항 이전 수도권 서부 대개발 정책협약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성곤 기자] 민주당이 좌표를 잃었다. 박빙 대선패배를 설욕하겠다는 다짐은 사실상 물거품이 됐다. 대선 이후 우왕좌왕의 연속이다. 지지율 하락세에 반등 조짐도 없었다. 6.1 지방선거 패배의 그림자만 짙어지고 있다. 승리가 확실한 곳은 광주·전남·전북·제주 등 4곳에 불과하다. 이대로 가면 대참패다. 경기와 충청 등 격전지에서 대역전극이 없다면 지방권력을 통째로 내주게 된다. 최악의 경우에는 ‘12대 5’ 또는 ‘13대 4’라는 결과만이 남는다.

도대체 무엇이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위기는 복잡다단해 보이지만 원인은 간단하다. 최악의 패착은 ‘이재명·송영길’ 투톱의 ‘명분없는 출마’다. 또 온갖 편법이 횡행했던 검수완박의 무리한 추진과 청문회 정국에서 전략부재도 아쉬운 대목이다. 마지막으로 선거막판 지도부의 자중지란도 걸림돌이었다. 특히 대선패배를 수습할 20대 구원투수를 향한 86그룹의 집단난타는 목불인견이었다. 선거 막판 ‘김포공항 이전’ 논란은 참패를 기정사실화하는 결정타와 다름없다.

① 명분없는 출마… 서울시장 송영길·계양을 이재명 출마


민주당은 최전방 공격수를 잘못 선택했다.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와 이재명 계양을 후보 이야기다. 서울시장은 전국 판세를 좌우하는 최대 승부처다. 민주당은 첫걸음부터 꼬였다. 인천시장을 지낸 송영길 전 대표의 뜬금없는 출마선언에 이어 컷오프 철회라는 코미디가 반복됐다. 승부의 추는 이미 기울었다. 무감동 공천과 명분없는 출마의 여파였을까? 서울시장 선거는 4선을 예약한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의 승리가 확실시된다. 민주당은 “투표하면 이긴다”라며 지지층 결집에 나섰지만 가능성은 희박하다. 서울시장 선거 역전을 기대하는 이들은 거의 없다.

이재명 민주당 상임고문의 재등판도 이해불가다. 전체구도가 이재명 고문의 패자부활전이 돼버렸다. 대선패장이 정치무대 전면에 이렇게 빨리 등장한 건 유례가 없다. 더 큰 문제는 민주당 텃밭인 계양을을 선택했다는 점이다. 출마가 불가피했다면 적어도 성남 분당갑을 선택했어야 했다. 기대했던 이재명 효과마저도 찾기 힘들다. 대선후보를 지낸 거물이 무명의 정치신인과 혼전 중이다. 이후 ‘김포공항 이전’ 무리수까지 나왔다. 이긴다 한들 상처뿐인 영광이다. 패한다면 정계은퇴 각이다. 민주당은 ‘1614만7738표’라는 히든카드를 너무 일찍 소비했다.

② 검수완박 추진의 역풍…낙마1순위 한동훈에 KO패

민주당은 대선 이후 생뚱맞게 ‘검수완박’ 카드를 꺼내들었다. 대선에서 승리했어도 검수완박을 추진했겠느냐는 반문에 합리적 대답을 내놓지 못했다. 온갖 꼼수를 동원해 다수 의석을 무기로 거칠게 밀어붙였다. 여론은 돌아섰고 지지율도 하락했다. 21대 총선 180석 압승 이후 “열린우리당의 아픔을 우리는 깊이 반성해야 한다”는 이해찬 전 대표의 경고가 무색해지는 대목이다. 참여정부 시절 열린우리당이 총선 이후 민생경제보다는 다수 의석을 무기로 국가보안법 폐지에 올인한 것과 유사하다. 대선 이후 민주당의 제1과제가 왜 꼭 ‘검수완박’이어야 했을까? 국민적 동의와 이해도 구하지 못했다.

초대 내각 인사검증 과정에서 보여준 민주당의 전략부재도 허점투성이다. 특히 최대어였던 한덕수 국무총리와 한동훈 법무장관 대처는 완벽 실패했다. 한덕수 총리 인준은 계산기를 너무 심하게 두드렸다. 전관예우를 이유로 불가론을 주장하다가 지방선거 역풍을 이유로 찬성 당론으로 급선회했다. 송곳검증을 예고했던 한동훈 장관 청문회에서는 망신만 당했다. 한국 정치사에 길이 남을 코미디 청문회였다. 과거 김대중정부 시절 옷로비청문회 당시 디자이너 앙드레김의 본명 말고는 기억나는 게 없다는 우스개처럼 ‘이모’와 ‘한국3M’만이 남았다. 민주당 의원들의 실력과 민낯이 만천하에 공개됐다.

③ 박지현 사과 놓고 자중지란…호남 빼고 건질 곳이 없다

지도부의 자중지란도 악재였다. 윤호중·박지현 공동비대위원장의 주도권 다툼에 일주일을 허비했다. 민주당은 대선 패배 이후 애초 비대위 구성에서부터 실패했다. 그나마 눈길은 끈 것은 20대 구원투수인 박지현 비대위원장 영입이었다. 다만 86용퇴론을 골자로 하는 대국민사과와 관련 주류세력인 86세대의 비판이 거셌다. 자기정치를 위해 내부총질에만 치중하는 것이었다. 이 과정에서 팬덤정치의 위협도 이어졌다. 20대 총선 당시 여의도 차르로 불리던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 시절에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일들이었다. 민주당의 혁신과 반성은 딱 거기까지였다. 만약 지방선거 이후 박 위원장이 패배의 책임을 뒤집어쓴다면 그야말로 최악이다.

민주당의 위기는 깊고도 넓다. 도무지 해법이 보이지 않는다. 민주당은 전국 17개 시도지사 중 절반인 8개 광역단체장 승리를 목표로 했다. 대선 결과가 ‘10대 7’이었는 점에서 가능한 목표였다. 이제는 어렵다. 호남·제주를 제외하고 승리가 확실한 지역이 없다. 최근에는 제주마저도 김포공항 논란에이 이상기류라는 소식이다. 이에 5곳만 이겨도 ‘선전’이라는 엄살이 나온다. 표정관리에 나선 국민의힘은 정반대다. △한미정상회담 △청와대 개방 △새정부 출범과 허니문 효과 △손실보상금 지급 등의 호재에 최소 10곳 이상으로 목표치를 상향하고 있다. 4년 전 전국을 휩쓸었던 민주당의 파죽지세는 완전히 실종됐다. 그야말로 상전벽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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