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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팔찌 끊고 달아나 결국 48일 만에 붙잡힌 도망자[사사건건]

이소현 기자I 2022.12.31 09:00:00

'라임 주범' 김봉현 화성서 검거…베란다 탈출 시도
제2경인 방음터널 화재 참사…"순식간에 불길 번져"
'택시기사·동거녀 살해범' 신상 공개…31세 이기영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1조 6000억원대 피해가 발생한 ‘라임 사태’ 주범 김봉현(48)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검찰에 붙잡혔습니다. 재판 직전 손목형 전자장치를 끊고 달아난 지 48일 만입니다. 김 전 회장은 법원이 전자팔찌를 차는 조건 등을 붙여 보석을 허가해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아왔었습니다. 김 전 회장의 도주는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3년 전인 2019년 구속영장 심사를 앞두고 도주했다가 다섯 달 만에 붙잡힌 전력이 있습니다. 김 전 회장의 도주로 연기된 결심공판은 다음 달 12일 오후 2시 서울남부지법에서 열립니다.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도주 당일인 지난달 11일 강남구 개포동 주거지를 나서는 모습이 담긴 폐쇄회로(CC)TV 화면. (사진=서울남부지검 제공)
‘라임 주범’ 김봉현 48일 만에 검거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이준동 부장검사)는 지난 29일 오후 3시57분께 경기 화성 동탄신도시의 한 아파트 9층에 은신해있던 김 전 회장을 검거, 서울남부구치소로 압송했습니다.

검찰은 잠복·탐문으로 은신처를 확인해 소방당국 협조를 받아 아파트 출입문을 강제로 열어 김 전 회장의 신병을 확보했습니다. 검거 당시 잠옷 차림이었던 김 전 회장은 검사와 수사관들이 들이닥치자 아파트 9층 베란다 창문으로 탈출을 시도하고 험한 말을 하는 등 격렬히 저항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는 어떻게 두 달 가까이 도주할 수 있었을까요. 앞으로 그간 행적이 밝혀져야 합니다. 검찰은 전자팔찌를 끊은 구체적 경위와 도주 경로, 그간의 은신처, 추가 조력자 등을 샅샅이 찾아낸다는 방침입니다.

도피 조력자들은 재판을 앞두고 있습니다. 김 전 회장은 도주 당일 조카인 김모씨가 운전하는 차량을 타고 팔당대교 인근으로 이동한 후 차량 안에서 부착하고 있던 전자팔찌를 절단하고 도주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 전 회장의 도피를 도운 조카 김씨는 지난 23일 전자장치 훼손(공용물건손상) 공범으로 구속 기소됐습니다.

연예기획사 관계자 A씨와 김 전 회장 누나의 애인 B씨도 휴대전화 등으로 도주를 도운 혐의(범인도피)로 지난 6일 구속 기소됐습니다. 검찰은 김 전 회장의 누나 김모(51)씨에 대해서는 지난달 28일 범인도피교사 혐의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여권 무효화 조치와 인터폴 적색 수배를 각각 의뢰했습니다.

29일 경기 과천시 갈현동 제2경인고속도로 방음터널에서 화재가 발생해 불길이 크게 번지고 있다.(영상=독자제공)
방음터널 화재 참사로 5명 사망…아크릴 소재 ‘불쏘시개’

경기 과천시 갈현동 제2경인고속도로 방음터널을 달리던 트럭에서 불이 나 5명이 숨지고 37명이 다쳤습니다. 경기소방재난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29일 오후 1시 49분경 안양에서 성남 방향 북의왕 나들목(IC) 인근 갈현고가교 ‘방음터널’(830m)에서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방음터널은 순식간에 불바다가 됐는데요. 불은 트럭 뒤에 실려 있던 폐기물로 옮겨붙었고 아크릴의 일종인 ‘폴리메타크릴산메틸(PMMA)’ 소재 방음벽과 터널 천장까지 빠르게 확산했습니다. 화재 구간 내에서는 총 45대의 차량이 소실됐습니다.

화마가 확산한 것은 방음터널의 미비한 방재 기준 등이 문제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전문가들은 화재 참사가 난 갈현고가교 방음터널 벽과 천장에 설치된 PMMA가 불쏘시개 역할을 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이에 국토교통부는 국가가 관리하는 55개 방음터널과 지자체가 관리하는 방음터널까지 전수조사 방침을 밝혔습니다. 업계에서는 비용 문제 등으로 회의적으로 보고 있는데요. 다시는 이런 불상사가 발생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앞으로 정부에서 안전관리 대책 마련이 중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경찰은 방음터널 화재 사고 수사에 본격 착수했습니다. 지난 30일에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소방당국과 함께 합동 현장 감식을 벌였는데요. 피해를 키운 원인 규명 결과에 따라 화재의 피해 보상 주체가 결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택시기사·동거녀 살해범 31세 이기영 (사진=경기북부경찰청 제공)
택시기사·동거녀 살해범은 31세 이기영…신상 공개

4개월여 새 동거녀와 택시 기사를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이기영(31)의 신상이 공개됐습니다. 경기북부경찰청은 지난 29일 오후 신상정보공개심의위원회를 열고 이기영의 얼굴 사진과 이름, 나이 등의 신상정보를 공개하기로 했습니다.

사진은 이기영의 운전면허 사진을 공개했습니다. 피의자 신상공개가 될 때마다 과거 사진과 실물 간 차이가 나 신상정보 공개의 효력이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경찰은 범죄자 인상착의 기록 사진인 ‘머그샷’을 촬영해 공개하는 방안도 검토했으나 이기영이 동의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머그샷이 공개된 사례는 범죄피해자 안전조치(신변보호)를 받던 여성의 가족을 보복살해한 이석준이 유일합니다.

이기영이 범행 후 파렴치한 행각이 경찰의 강제수사를 통해 속속 드러나고 있습니다. 그는 살해한 택시기사 카드로 600만원 커플링 사는 등 신용카드 사용액에 대출금까지 합하면 총 5400만원을 편취한 것으로 파악됩니다. 경찰은 프로파일러를 투입해 사이코패스 검사를 할 계획이며, 동거녀 시신도 계속해 수색할 방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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