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덤에 길을 잃다…민주당, 격랑 속으로 '허우적'[팬덤의 딜레마]④

김성곤 기자I 2022.06.13 06:30:00
[이데일리 김성곤 기자] 팬덤정치가 한국정치를 뒤흔들고 있다. 맹목적인 지지와 배타적인 공격성을 기반으로 하는 팬덤정치는 ‘참여 민주주의’ 수준을 넘어섰다. 정치인 팬클럽의 대명사였던 초기 노사모·박사모의 순수성을 잃은 지 오래다. 특히 선거참패로 내홍에 빠진 더불어민주당은 팬덤정치의 격랑 속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끝도 없는 문자폭탄과 집단적 항의라는 가공할 위력 앞에서 팬덤정치의 포로가 돼버렸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20대 대선에 이어 6.1지방선거 참패로 내홍 중인 민주당은 팬덤정치 논란이 한창이다. 이른바 ‘좌표찍기’를 통한 댓글테러와 모욕적 언사가 넘쳐나고 있다. 대선 이후 대거 입당한 20·30대 여성 지지층을 뜻하는 이른바 ‘개딸(개혁의 딸)’이 ‘이재명 지원군’을 자처하면서 민주당의 정치지형을 뒤집었다. 대선 이후 무리한 ‘검수완박(검찰수사권 완전박탈)’ 추진 등 민심을 외면한 채 강성 지지층의 눈치를 보다가 지방선거 참패를 자초했다. 이후 ‘이재명 책임론’이 들끓었을 때는 친문계 의원들을 향해 문자폭탄을 쏟아냈다. 특히 친문 홍영표 의원의 인천 부평 지역구 사무실에는 “홍영표 치매냐”며 원색적인 비난 대자보가 붙기도 했다. 이후 이재명 의원도 “문자폭탄처럼 모멸감을 주고 의사표현을 억압하면 반감만 더 키울 것”이라고 자제를 요청할 정도다.


개딸의 무력시위에 민주당은 거대한 침묵 속에 빠져들었다. 과거 민주당 소신파를 상징했던 조금박해(조응천·금태섭·박용진·김해영)의 목소리마저 찾기 어렵다. 공개적으로 목소리를 냈다가는 팬덤정치의 표적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더 큰 문제는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다. 민주당의 반성과 쇄신을 전제로 한 가치와 노선경쟁보다는 이재명 의원을 출마를 둘러싼 팬덤정치 공방이 확산될 수 있다.

국민의힘도 다를 바 없다. 대선과 지방선거 승리에 가렸지만 수면 아래 팬덤정치 영향력을 커져가고 있다. 이준석 대표와 정진석 국회부의장의 난타전이 대표적이다. 표면적으로는 이 대표의 우크라이나 방문 적절성 논란이었지만 핵심은 차기 당권을 겨냥한 친윤세력과 이 대표와의 갈등이다. 지난 대선과정에서 나타났던 친윤세력과 이 대표와의 뿌리깊은 갈등이 재현될 경우 양측 팬덤이 전면에 나설 수밖에 없다. 최악의 경우 과거 보수몰락의 기원이 됐던 친박계 vs 친이계의 대립과 유사한 갈등이 재현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팬덤정치의 내부자정을 위한 정치인의 적극적인 역할을 당부했다. 조진만 덕성여대 정치학과 교수는 “정치인이 순수한 팬심을 자신의 이해나 힘을 위해 이용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며 “(과열 양상을 보일 때는) 지도자가 ‘하지 말라’는 분명한 메시지를 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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