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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에이스' 곽빈의 새해 바람 "잔부상 없이 한 시즌 꾸준하게"

이석무 기자I 2024.01.16 10:19:36
두산베어스 우완 에이스 곽빈.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두산베어스 토종 에이스 곽빈(25)은 구위만 놓고 보면 국내 선발투수 가운데 최정상급이다.

지난해 곽빈의 빠른공 평균구속은 147.8km로 거의 150km에 육박했다. 여기에 커브, 체인지업, 슬라이더 등 구사하는 변화구 모두 수준급이다.

곽빈은 이 같은 압도적인 구위를 앞세워 지난 시즌 처음으로 10승 투수 반열에 올랐다. 23경기에 나와 12승 7패 평균자책점 2.90을 기록했다. 지난해 10승대+2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토종 투수는 고영표(12승 7패. 평균자책점 2.78)와 곽빈, 2명 뿐이었다.

하지만 곽빈에게 2023년은 100% 만족하기 어려운 해였다. 시즌 내내 잔부상 때문에 고생한 아쉬움이 컸다. 실제 곽빈은 23경기에 선발 등판해 127⅓이닝밖에 던지지 못했다. 규정 이닝(144이닝)에 미치지 못했다.

국가대표로 뽑혀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9월 항저우 아시안게임, 11월 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십(APBC) 등 국제대회에도 출전했다. 하지만 APBC를 제외하고 부상 여파로 제 기량을 보여주지 못한 것도 곽빈에겐 후회로 남는다.

곽빈은 “지난 시즌은 당연히 좋았지만 부족한 부분도 있었다”며 “잔 부상만 없었으면 규정이닝을 넘겼을 텐데 더 많은 이닝을 소화하기 위해선 부상 관리를 잘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곽빈에게 쓰라린 기억을 남긴 경기가 있다. 작년 10월 19일 창원에서 열린 NC다이노스와 와일드카드 결정전이었다. 당시 두산은 1회부터 3회까지 매 이닝 득점해 초반 3-0 리드를 잡았다. 하지만 이후 투수진이 무너지면서 뼈아픈 9-14 역전패를 당했다. 두산의 2023시즌 마지막 경기가 됐다.

그 경기 선발투수가 바로 곽빈이었다. 3회까지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던 곽빈은 4회말에도 2아웃을 잡은 뒤 서호철에게 역전 만루 홈런, 김형준에게 쐐기 1점 홈런을 허용하고 허무하게 강판됐다.

곽빈은 당시 경기에 대해 “나도 많이 분했고 허탈했다”면서 “솔직히 시즌 막바지라 힘도 많이 떨어졌고, 분노할 힘도 모자랐다”고 털어놓았다.

결국 곽빈에게 가장 중요한 숙제는 선발투수로서 한 시즌을 온전히 버틸 수 있는 체력과 내구성이다. 본인도 부상없이 한 시즌을 계속 책임지는게 가장 큰 목표라고 밝혔다.

곽빈은 “2021년과 2022년은 팔이 계속 안 좋아서 캐치볼을 늦게 시작했기 때문에 덕분에 후반기에 좋은 모습을 보였다”면서 “작년은 WBC 때문에 일찍 준비했는데 나만의 리듬이 없다 보니 어떻게 할지 몰랐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는 내 것을 정립하고 공 던지는 강도를 조절해가며 시즌에 맞춰가려고 노력 중”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곽빈은 시즌 내내 같은 팔 각도로 공을 던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작년 후반기에 팔이 낮으니까 공에 힘이 없는 것 같아 팔을 올렸는데 그게 오히려 내게 안 맞았다”며 “올해는 정해진 각도로 꾸준히 던지는 걸 목표로 삼고 싶다”고 말했다.

곽빈은 지난 시즌을 통해 두산 선발진의 한 축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렇다고 올해 선발 자리가 완전히 보장된 것은 아니다.

두산은 올 시즌 ‘선발 왕국’ 부활을 노리고 있다. 라울 알칸타라-브랜든 와델로 이어지는 외국인 원투 펀치에 곽빈, 최승용, 김동주, 최원준 등 국내 투수들도 선발 후보로 손색없다. 개인적인 문제를 털어낸 이영하 역시 선발투수로서 부활을 노린다.

곽빈도 선발 자리를 지키기 위해선 경쟁이 불가피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는 “아직 내 자리는 확실히 없다고 생각한다”며 “좋았던 작년만큼 두 시즌은 더 해야 내 자리가 확실하게 만들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아쉬움이 컸던 국가대표로서 확실하게 존재감을 보여주겠다는 각오도 숨기지 않았다. 마침 올해도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라는 국제대회가 열린다.

곽빈은 “만약 국가대표로 뽑힌다면 다른 나라 선수들에게 내 공이 통할지 한번 시험해보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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