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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총 상위주의 부진…삼성전자·네이버 회복은 언제

이지현 기자I 2022.06.29 05:05:00

지난 6개월 코스피 뚝…반도체 인터넷 '우수수'
4분기 美 금리 정점 확인 후 반등 계기 나타날 듯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삼성전자(005930)SK하이닉스(000660), NAVER(035420) 등 시총 상위 대형주들이 상승세를 탔지만, 개인투자자들은 여전히 웃지 못하고 있다. 최근 주가 반등에도 그동안의 내림세를 만회하지 못한 ‘찔끔’ 상승에 그치고 있어서다.

증권가에서는 이들의 주가 회복 시기를 4분기 이후로 전망했다. 미국 금리 인상 정점이 확인되는 등 글로벌 매크로(거시경제) 불확실성이 해소돼야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코스피 시총 상위 11株 중 6株…코스피 평균 밑돌아

28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대형주(코스피 시총 상위 1~100위)는 0.82% 오르는 데 그쳤다. 중형주(0.96%)의 상승 폭보다 낮고 소형주(0.82%) 상승폭과 같다. 이날 코스피 지수가 전 거래일보다 20.17포인트(0.84%) 오른 2422.09에 거래를 마쳤다는 것을 감안하면 코스피 평균 상승률에도 못 미치고 있는 것이다.

대형주가 강세일 때 시장도 강세장을, 내릴 땐 하락장을 보이는 게 일반적이다. 코스피 시장에서 차지하는 이들 종목의 비중이 80%나 돼 코스피지수 움직임과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내릴 땐 중·소형주보다 더 많이 빠지고 오를 땐 회복이 더디면서 지수보다 더디게 움직일 때가 더 많다.

코스피시장 시총 상위 11개 종목의 경우 올 초 대비 평균 18.55% 내린 상태다. 최근 코스피가 2400선을 회복하며 일부 만회하긴 했지만, 여전히 코스피 하락률(-18.66%)보다 더 떨어진 종목이 6개나 된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코스피 시장에서 18.60%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삼성전자는 올 초 대비 24.43% 떨어졌다. 삼성전자우(005935)도 23.39% 하락했다. 반도체 넘버2 SK하이닉스도 글로벌 반도체시장 부진에 25.84%나 빠진 상태다.

빅테크 대장주로 꼽혀온 네이버는 32.85%, 카카오(035720)는 37.47% 각각 내렸다. 상장과 함께 시총 2위에 랭크된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1월27일 상장한 이후 18.71%나 하락했다.

뒤늦게 줍줍한 개미…발 묶여 ‘끙끙’

문제는 이들 종목에 물린 개인투자자가 늘고 있다는 점이다. 대장주의 부흥기였던 지난해까지만 해도 ‘대장주 불패’로 통하며 투자자들의 환호를 받았지만, 현재는 상황이 달라졌다. 대장주가 먼저 떨어지고 상승 폭은 소폭에 불과해 이전 주가를 회복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외국인과 기관들은 빠르게 손절에 나섰지만, 저렴할 때 담겠다며 뒤늦게 ‘줍줍’에 나섰다가 발이 묶인 개인투자자는 끙끙 앓고 있다.

삼성전자가 올 초부터 ‘7만전자’에서 ‘5만전자’로 내려앉으며 외국인은 8조원어치를, 기관은 6조원어치를 덜어냈지만, 하락을 기회로 본 개인투자는 14조원어치를 담았다. 삼성전자우도 개인은 1조4621억원어치나 사들였다.

네이버와 카카오도 외국인(1조5476억원, 1조1931억원)과 기관(6056억원, 6003억원)이 4조원 상당을 덜어낼 때 개인투자자가 이를 모두 받아냈다. 이렇다 보니 이들의 손실은 여전히 회복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한 개인투자자는 “대형주라 믿고 샀는데 이렇게 하락할 줄 몰랐다”며 “그동안 물타기를 하다가 이젠 물을 탈 돈이 없어 M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를 삭제한 상태”라고 분통을 터뜨리기도 했다.

대형주의 명예회복은 언제쯤 가능할까? 반도체 상승 전환 가능성에 대해 김영우 SK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 지속의 경우 성장주로 분류되는 반도체의 빠른 평가 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울 수 있으나, 이미 주가엔 선제적으로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며 “국내 반도체 설비투자(CAPEX)의 경우 2022년 소강 국면 진입 후 2023년엔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터넷 플랫폼 기업의 상승 가능성에 대해 김동우 교보증권 연구원은 “금리 인상기인 데다 코로나19로 성장성이 많이 올라 지난 2년과 비교하면 성장성이 낮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중장기적으로 봤을 때 상승 여력이 충분하지만, 언제 반등할 것인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1개월 후 상반기 실적 확인이 먼저 필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반적인 대형주의 분위기 전환은 4분기를 기점으로 달라질 거란 전망도 나온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이런 대형 업종의 경우 인플레이션이나 금리 인상 등과 같은 시장 분위기를 많이 타 의미 있게 올라오려면 시간이 필요하다”며 “미국 금리 인상 사이클의 정점이 4분기쯤 확인된다면 시장 분위기가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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