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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우크라이나 눈물에 침묵할 수 없다

김성곤 기자I 2022.06.23 06:00:00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6일 우크라이나 키이우 아동병원을 방문해 전쟁의 상흔을 입은 아이들과 이야기하고 있다.(사진=허은아 의원실 제공)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 국민의힘 ‘한·우크라이나 자유 평화 연대 특별대표단’ 일원으로서 최근 우크라이나를 다녀왔다. 전쟁의 폐허 속에서 불과 반세기 만에 글로벌 선도국가가 된 대한민국의 국회의원으로서 우크라이나의 아픔을 남의 나라 일로 외면할 수 없었다.

걱정해주시는 주변 분들이 많았다. 사실 나도 두려웠다. 우크라이나에 도착한 날 밤, 르비우의 숙소에서 미사일 폭파 소리와 사이렌 소리를 듣고 크게 소스라쳤다. 급히 대피소로 뛰어 내려갔을 때 전쟁의 한복판에 있다는 두려움과 함께,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절박한 아픔도 동시에 느꼈다.

우크라이나 국민의 꿈이 산산이 떨어지는 시대의 증언 현장을 똑똑히 보았다. 어린이 병원을 방문했을 때, 아이들이 우리를 보면서 환하게 웃었다. 전쟁의 어둠과는 너무나 다른 밝은 아이들의 모습을 보며, 전쟁의 상처로 인한 어둠의 그늘이 언제 이들에게 드리울지 모른다는 생각에 마음 아팠다. 도대체 왜 어떻게 시작되었는지도 모르는 전쟁터에서, 집과 학교는 사라졌고 아이들은 사랑하는 가족을 잃어버렸다.

‘폐허가 되어도 내 집은 내가 지킨다’ 우크라이나 국민들은 학살과 공습으로 폐허가 된 도시인 부차로 돌아와 집집마다 국기를 내걸고 삶의 터전을 지키기 위해 결사 항전을 이어가고 있다. ‘우리는 이긴다 우리는 이긴다 반드시 이긴다’ 곳곳을 다니며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외침 소리를 들었다. 러시아에 대한 항전 의지와 결기를 느낄 수 있었다.

젤렌스키 대통령과 관계자들을 만났다. 이들은 러시아의 침공으로 자신들이 겪고 있는 고통, 러시아의 만행 등을 국제사회에 있는 그대로 알리고 싶어 했고, 우리는 자유와 평화가 중심이 된 국제적 연대가 절실하다며 공감대를 표했다.

‘전사자 추모의 벽’을 찾아 헌화하고 참배하였다. 추모의 벽, 24개의 해바라기 꽃잎에 한 개의 꽃잎이 떨어져 있고 2개의 꽃잎은 접혀 있다. 떨어진 잎은 크림, 접혀 있던 꽃잎은 도네츠크와 루한스크이다. 해바라기 꽃잎을 지키기 위해, 우크라이나 국민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일본 대사관도 텅 비었다고 한다. 다른 나라도 본국으로 돌아가고 있다고 한다. 국제 평화와 안전을 추구하는 일과 인권과 자유를 확산시키려는 노력은 우리가 같이 할 수 있고, 우리가 같이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 우크라이나에 전쟁 희생자들이 넘쳐난다. 러시아군으로부터 성폭행 당한 피해 여성도 많다. 전쟁의 공포에 사로잡힌 어린이의 고통과 상처는 이루 말할 수 없다. 인권과 자유는 결코 타협의 대상이 될 수 없다. 특히 우크라이나의 심각한 인권 문제에 침묵한다는 것은 우리 국민의 인권에 대해서도 침묵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인간의 고통에 침묵할 수 없다. 우크라이나의 눈물에 침묵할 수 없다. 우크라이나 상황을 군사 외교 영역을 넘어서, 개별 국가간 이해관계를 넘어서, 인류의 보편적 가치와 관련된 문제로서 행동하는 것이 필요하다.

“중립은 가해자에게만 이로울 뿐 희생자에게는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으며, 침묵은 괴롭히는 사람 편에 서는 것이다.”

엘리비젤이 노벨평화상 수락 연설에서 남긴 명언을 생각한다.

침묵을 깨고, 행동해야 할 시간이다. 해바라기의 눈물을 함께 나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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