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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100대 총리 오늘 선출…기시다 내각 공식 출범

방성훈 기자I 2021.10.04 09:10:08

관방장관에 역사왜곡 주도한 마쓰노 히로카즈 내정
경제산업상엔 아베 측근 하기우다 문부과학상
방위상은 아베 친동생…모테기 외무상도 유임
아베·아소파 핵심 각료 독식…"기시다파 내부서 불만"

기시다 후미오 일본 자민당 총재. (사진=AFP)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기시다 후미오 내각이 4일(오늘) 오후 공식 출범할 전망이다.

지난달 29일 집권 자민당 총재로 선출된 기시다는 이날 임시국회 중·참의원에서 각각 치러지는 지명선거를 통해 신임 총리로 선출된다. 사실상 형식적 선거 절차로 기시다는 이를 거쳐 1885년 내각제를 도입해 초대 총리를 맡은 이토 히로부미(1841∼1909) 이후 제100대 총리가 된다.

중의원 선거는 오후 1시, 참의원 선거는 오후 1시 40분께 시작되며 오후 2시가 넘어 최종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지명선거가 끝나면 기시다는 연정 상대인 야마구치 나쓰오 공명당 대표와 협의해 새 내각 명단을 작성한다. 내각 명단은 신임 관방장관이 발표한다.

일본 정부의 컨트롤타워 격인 관방장관에는 마쓰노 히로카즈 전 문부과학성 장관이 내정됐다. 재임 당시 위안부는 성노예가 아니라는 내용의 의견 광고를 미국 신문에 싣는 등 역사 왜곡에 동참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또 지난 2014년 마이니치신문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야스쿠니 신사에 총리가 참배하는 것은 문제가 없고, 무라야마 담화와 고노 담화는 재검토해야 한다’고 답한 바 있다.

아울러 문부과학상 재직 당시, 2017년 3월 초등학교와 중학교 사회 과목에서 “다케시마(일본이 주장하는 ‘독도’의 명칭)와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열도는 일본 고유의 영토”라는 내용을 의무적으로 가르치도록 학습지도요령을 확정했다.

현재 모테기 도시미쓰 외무성 장관과 아베 신조 전 총리의 친동생인 기시 방위성 장관은 유임될 것으로 전해졌다. 아베 전 총리의 사람으로 잘 알려진 하기우다 고이치 문부과학성 장관도 내각에 남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저출산 담당 장관에는 이번 총재 선거에서 기시다와 경합한 노다 세이코 자민당 전 간사장 대행이, 총무상에는 가네코 야스시 전 국토교통부 부대신, 디지털 담당 장관에는 마키시마 카렌 의원이 각각 내정됐다. 아소 다로 자민당 부총재의 후임인 재무성 장관에는 스즈키 준이치 전 환경성 장관이 유력하다고 일본 언론들은 내다봤다.

기시다는 내각 명단 발표 후 이날 저녁 첫 기자회견을 열고 향후 국정운영 방향 등을 밝힐 계획이다. 이후엔 관저에서 첫 각의를 주재한다. 기시다는 또 오는 8일 국회에서도 소신 표명 연설을 통해 보다 구체적인 국정운영 방침을 설명한다.

요미우리신문은 이날 아베·아소파가 당 주요직 및 핵심 각료 자리를 독식하면서, 기시다 파벌 내부에선 불만이 들끓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기시다에겐 내달 예정된 중의원 선거가 그의 정치 운명을 좌우하는 첫 고비가 된다. 자민당이 과반 의석을 차지해 승리할 경우 기시다는 특별국회의 재지명을 거쳐 제101대 총리로 연임하지만, 승리하지 못하면 단명 총리로 끝날 수도 있다.

기시다는 4년 임기가 오는 21일 만료되는 중의원을 이번 임시국회 마지막 날인 14일 해산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내달 7일 또는 14일 총선이 실시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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