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시작, 휴가 끝…전력수급 '다음 주'가 고비

강신우 기자I 2022.08.05 05:20:01

[전략당국 블랙아웃 대비 초비상]
10일까지 체감온도 35도 찜통더위
휴가시즌 끝나 공장 가동 늘어날듯

[세종=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정전이네요. 냉장고 음식 상할까 걱정이에요.” “병원 갔다가 전기가 끊겨서 진료도 못 봤어요.”

푹푹 찌는 무더위에 세종, 대구, 울산, 제주도 등에 폭염경보(체감온도 35도 이상)가 내려진 4일, 제주시 등 일부 지역에서 정전이 발생하자 맘카페 등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는 불편을 호소하는 글들이 잇따라 올라왔다. 지난 1일 오전에는 서울 서대문구 천연동, 홍제동 일대에 갑자기 전기 공급이 끊겼다. 이날 정전은 1시간 이상 이어졌는데, 한국전력(015760)은 전기 사용량 급증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4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전력공사 경인건설본부 계통운영센터에서 관계자들이 여름철 전력수급 점검을 하고 있다.(사진=방인권 기자)
4일 산업통상자원부와 한전 등 전력당국에 따르면 최근 여름철 무더위가 본격화하면서 전력 등 에너지 수요 급증에 전국 곳곳에서 정전 사고가 발생하면서 당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산업부는 휴가철이 끝나는 다음 주를 전력수요의 고비로 보고 만일의 블랙아웃(대규모 정전)에 대비한 준비 태세를 갖췄다.

산업부 관계자는 “과거 30년치 기온 추세를 봤을 때 올해는 8월2주차에 전력 피크시점이 오는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른 무더위가 찾아오면서 이미 지난달 7일 전력수요가 9만2990메가와트(㎿)로 역대 최대치를 넘었다”며 “다만 다음 주는 무더위에 휴가시즌도 끝나는 상황이어서 공장 가동을 중단한 산업체에서 전기 수요량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정전 대비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상청에 따르면 한반도가 고온다습한 공기의 영향을 받으면서 오는 10일까지 체감온도 35도 이상의 폭염과 열대야가 이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박중환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이날 정례 예보 브리핑에서 “이날부터 10일까지 한반도는 북태평양고기압의 영향권 안에 들어 전국에 덥고 습한 날씨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당국은 전력수급 현장점검에 나섰다. 이번 주 하계 휴가 중인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이날 서울 중구 한전 서울본부를 찾아 여름철 전력수급 대응 현황 및 계획을 보고 받고 다음 주 전력수요에 잘 대응해 줄 것을 당부했다. 앞서 산업부는 지난 6월 말 ‘여름철 전력수급 전망 및 대책’을 통해 올여름 전력 최대 수요시기를 8월2주차로 예상하고 가정·사업장 등의 자체 에너지 절약 노력과 기업의 직원 휴가 분산 사용 등을 요청했다.

전력 수요가 역대 최대치를 넘어섰던 지난달 7일 공급예비력은 6726㎿(예비율 7.2%)로 떨어지며, 비상경보 발령시점인 5500㎿ 직전까지 갔다. 전력 공급예비율은 지난 한 달 세 차례(5일 9.5%, 6일 8.7%, 7일 7.2%)나 10%를 밑돌았다. 전력예비율은 전력의 수급상태가 어느 정도인지 나타내는 지표로, 예비전력을 전력 최대수요로 나눠 산출한다. 예비율이 높으면 그만큼 전력수요에 비해 공급이 충분해 전기 사용에 여유가 있다는 의미다. 지난달 월 평균 최대전력도 8만2700MW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월평균 최대전력이 8만㎿를 넘은 것은 2018년 8월(8만710㎿)과 작년 7월(8만1158㎿)에 이어 세 번째다.

한편 산업부는 피크시간 대 에너지절약 등 국민의 합리적인 전력 사용을 유도하고 전력수급 상황을 널리 공유하고자 주요 포털과 손잡고 실시간 전력수급 상황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하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달 25일부터 PC 메인화면 하단 공익배너에 전력수급 표시했고 다음도 ‘날씨’ 검색 때 기상정보와 함께 전력수급 상황을 보여준다. 국내 전력시장과 전력계통 운영 전담 준정부기관인 전력거래소도 홈페이지에서 수급 상황에 대한 다양한 실시간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4일 서울 중구 한국전력공사에서 전력수급 현장점검 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사진=방인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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