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멱칼럼] 이재명 의원, 당권 아닌 민심 잡아야

김성곤 기자I 2022.06.07 06:00:00

6.1 지방선거 민주당 참패 … 4년 전과 정반대 결과
대선 패배에도 반성·성찰 없이 검수완박 강행 통과
선거 참패에도 집안싸움 지속…정당 지지율 곤두박질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 지방선거는 더불어민주당의 참패로 끝이 났다. 전국 17개 광역 단체장 중에서 12곳은 국민의힘 차지가 되었고 더불어민주당은 전통적 텃밭인 호남 3곳과 제주 1곳 그리고 투표 다음 날 새벽 개표에서 극적으로 반전이 일어난 경기도에서 살아남았다. 지난 4년 전과 정반대의 결과다. 2018년 제 7회 지방선거에서 남북 관계 급진전과 북미정상회담으로 지방선거는 더불어민주당 바람 일색이었다. 지방선거 역사상 최초로 부산, 울산, 경남 이른바 PK지역 3곳의 광역단체장을 더불어민주당이 싹쓸이했다. 수도권 3곳도 마찬가지였고 충청권 4곳도 더불어민주당의 차지였다. 국민의힘의 전신인 자유한국당은 TK지역에서만 간신히 살아남았다.

대선 패배 여파가 지방선거에 영향을 미쳤다고 하더라도 대선에서 이재명 후보를 선택한 1600만 표는 어디로 간 것일까. 우선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실망감이다. 170석이나 되는 거대 정당이 대선 패배에도 불구하고 반성과 성찰이 없었다. 국민 여론은 아랑곳하지 않고 검수완박 법안 강행 통과에 여념이 없었고 국민 여론은 호응하지 않았다. 윤석열 정부의 내각 인선에 대해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정조준 했지만 청문회 준비 상태를 보면 오히려 더불어민주당이 성토 대상이 되어 버렸다. 한동훈 장관 후보자를 꼼짝 못하게 만드는 질문은커녕 ‘이모 논란’과 ‘영리법인 해프닝’으로 청문회를 코미디로 전락시켰다. 두 번째는 명분 없는 투표라는 피로감이다. 이제 막 임기를 시작한 윤석열 정부를 견제하거나 심판할 근거가 없는 투표인데다 오히려 여론은 이재명 후보의 인천 계양을 출마에 명분이 없다는 반응이었다. 이 후보는 출마한 지역구에서 가까스로 살아 돌아 왔지만 대선 연장전이나 대선 2차전이라는 선거 피로감에 유권자들은 몸서리쳤다.

더불어민주당은 선거 패배에 대해 아무리 고개를 숙여도 충분하지 않다. 이재명 의원은 명분 없이 선거판에 돌아왔고 본인 스스로 ‘위험한 정면 돌파’라고 했지만 당을 위험에 빠트리기만 했고 정면 돌파는 없었다. 더 큰 책임은 더불어민주당에 있다. 문재인 전 대통령 퇴임이후 당에 구심점이 될 만한 인물이 없다는 위기 인식에 절박하지 않았다. 불리한 환경을 딛고 선거 현장에서 구슬땀을 흘리는 후보들에게 박지현 비대위원장과 윤호중 비대위원장의 갈등과 충돌은 침몰하는 배에 자폭 테러하는 셈이나 다름없었다. 오죽했으면 광주의 투표율은 37.7%밖에 되지 않았다. 대통령 선거에서 이재명 후보를 선택했던 1600만 명이 대거 나오지 않았다는 분석이 가능해진다.


지방선거에서 참패했지만 더불어민주당은 정신 차리기는커녕 당내 내홍이 점입가경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른바 친문계(문재인 대통령을 중심으로 정치적 세력을 만든 계파)와 친명계(이재명 의원을 중심으로 뭉친 계파) 사이의 충돌과 갈등이 확산되고 있다. 8월로 예정된 전당대회에서 이재명 의원의 당권 도전을 기정사실화 하고 반대 계파는 연일 선거 패배를 책임지라며 맹공을 퍼붓고 있다. 이에 대응해 이재명 의원과 가까운 김남국 의원과 김용민 의원은 지방선거 전부터 이재명 의원을 공격해 왔다며 친문계의 공세에 일전도 불사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런 더불어민주당 내부 집안 싸움에 정당 지지율은 계속 곤두박질치고 있다. 한국갤럽이 자체조사로 지방선거 직후인 6월 2일 실시한 조사(전국1001명 유선 포함 무선전화면접조사 표본오차95%신뢰수준±3.1%P 응답률10.4% 자세한 사항은 조사 기관의 홈페이지나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에서 ‘어느 정당을 지지하는지’ 물어보았다. 국민의힘은 45%나 되지만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은 32%밖에 되지 않는다. 대선 패배 직후만 하더라도 팽팽했던 당의 경쟁력은 어느새 밑 빼진 항아리처럼 지지율이 줄줄 새고 있다.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없다는 한 영화의 제목이 떠오른다. 아무리 선거에서 잇달아 패배를 했더라도 다수당이 속절없이 무너져서는 안 된다. 명분이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선거에 재등판하고 전체 선거를 진두지휘한 이재명 의원은 선거 패배 책임으로부터 절대로 자유롭지 않다. 그렇지만 마치 때를 기다린 것처럼 ‘네 탓, 내 탓’ 공방으로 그리고 내홍으로 치닫고 있는 모습 또한 꼴불견이다. 2024년 국회의원 공천에 영향을 줄 당 대표 선거를 두고 ‘친이재명계’와 ‘반이재명계’가 대충돌을 예고하고 있다. 다수당이 신경써야할 민생은 온데간데없다. 지방선거 패배를 어떻게 수습하느냐에 따라 더불어민주당의 운명이 걸려있다. 이재명 의원이 잡아야 할 자리는 당권이 아니라 민심이다. 다음 미래를 위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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