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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 패션사업 '쾌속질주' 비결

백주아 기자I 2022.11.18 06:00:00

삼성물산 3분기 누적 매출 패션4사 중 1위
올해 매출 2조 클럽 진입 눈 앞
빈폴·구호 자체브랜드가 수익성 이끌어
브랜드 인큐베이팅 통해 신명품 발굴

[이데일리 백주아 기자] 코로나19로 수세에 몰렸던 패션 대기업 4사가 실적 회복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삼성물산(028260) 패션부문의 가파른 성장이 두드러진다. 빈폴과 구호 등 자체 브랜드가 수익성을 견인할 뿐만 아니라 메종키츠네·아미 등 신명품 브랜드 발굴로 유행을 선도하고 있어서다.

지난 1월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편집숍 ‘10 꼬르소꼬모’ 청담점에서 고객들이 쇼핑을 즐기고 있다. (사진=이데일리DB)
전년비 영업익 증가율, 대기업 패션 4사 중 1위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물산의 올해 1~3분기 누적 매출은 1조4593억원, 영업이익은 1327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각각 17.6%, 64.5% 증가했다.

삼성물산의 올해 실적은 패션 대기업 4사(삼성물산·LF(093050)·신세계인터내셔날(031430)·한섬(020000)) 중 가장 높은 신장률을 보이고 있다. 같은 기간 LF의 매출은 1조4010억원, 영업익은 1336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2.8%, 32.4% 증가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매출은 1조1236억원, 영업익은 960억원으로 신장률은 각각 8.8%, 55.1%다. 한섬의 매출은 1조904억원, 영업익은 119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7%, 18.6% 늘었다.

삼성물산의 실적 상승률이 두드러진 데에는 빈폴, 구호, 갤럭시, 에잇세컨즈 등 자체 브랜드 선전이 주효했다. 특히 영업이익의 약 30%를 차지하는 ‘효자’ 브랜드 빈폴이 수익성을 이끌었다. 지난 9월 말 누적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20% 늘어났다. 상품력과 차별화 한 캠페인 등 브랜딩 강화가 주효했다는 평가다.

브랜드 ‘인큐베이팅’ 능력은 가장 큰 경쟁력으로 꼽힌다. 대표적인 결과물이 신명품으로 떠오른 △메종키츠네 △아미 △르메르 △톰브라운 등이다.

삼성물산은 세계 3대 편집숍 ‘10 꼬르소 꼬모’를 비롯해 자체 편집숍 ‘비이커’를 운영하며 인큐베이팅 역량을 키워왔다. 상품기획자(MD)나 바이어가 선별해 온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은 유행 브랜드, 독특한 개성을 뽐내는 디자이너 브랜드 제품을 선보이면서 소비자들의 니즈를 만족시킨 셈이다. 지난달 기준 비이커의 매출은 전년 대비 약 20%, 10 꼬르소 꼬모는 10% 이상 신장했다. 이날 삼성물산 비이커는 지난 2012년 한남동과 청담동에 이어 10년만에 3번째로 성수동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었다.

삼성물산은 최근 덴마크 패션 브랜드 ‘가니’ 독점 판매권을 획득했다. 가니는 자연 친화적인 소재에 스칸디나비아 감성, 합리적인 가격, 독특한 스타일로 MZ 세대의 높은 지지를 얻고 있는 브랜드로, 앞서 비이커를 비롯해 한섬 편집숍 톰그레이하운드, 롯데백화점 편집숍 엘리든 플레이 등을 통해 판매됐었다. 지난달 첫 플래그십을 연 프랑스 브랜드 자크뮈스를 비롯해 영국 브랜드 스큐디오니콜슨 등은 신명품 계보를 잇고 있다.

(그래픽= 김정훈 기자)
SSF샵 성장 두드러져…매출 비중 20%까지 상승

온라인 매출도 성장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자사몰 ‘SSF샵’ 경쟁력 강화에 힘을 쏟은 결과 전체 매출에서 온라인 매출 비중이 20%까지 치솟았다.

SSF샵 매출(10월 누적)은 전년 대비 40%나 늘었다. 차별화된 콘텐츠로 신규 소비자 유입이 늘고 신명품 등 독점 브랜드를 운영하면서 높은 재구매율을 나타내고 있다는 평가다. SSF샵 회원수(10월 누적)는 지난해말보다 60% 이상 증가했다. 이중 2030세대 회원 수 증가율은 100% 이상이다. MZ세대를 겨냥한 동영상 콘텐츠 MZ세대 유입을 이끌었다는 평가다. 지난해 7월 리뉴얼 이후 시작한 유튜브 채널 연계 ‘세사패TV‘ 구독자는 14만명 수준으로 증가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최근 인공지능(AI)서비스와 사용자 인터페이스(UI)·사용자 경험(UX) 개선으로 구매 편의성을 높였다”며 “고객별 맞춤 서비스 개선에 집중한 결과 SSF샵 회원수와 재구매율이 눈에 띄게 늘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올해 삼성물산이 LF를 넘어 업계 1위를 탈환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매출 기준으로 패션 대기업 4사 순위는 LF(1조7931억원)가 1위, 삼성물산(1조7669억원)이 2위를 기록했다. 한섬(1조3874억원)과 신세계인터내셔날(1조939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특히 업계에서는 삼성물산이 패션 비수기인 3분기에 높은 매출 신장률을 낸 것에 이어 4분기 성수기를 앞두고 2조원대 매출을 기록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한 패션업계 관계자는 “업계에서 삼성물산을 주목하는 이유는 화장품 등 다양한 카테고리를 제외하고 오직 자체·수입 패션 브랜드를 균형있게 운영하면서 성과를 내고 있다는 점”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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