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성장기에 덮친 초고물가 쇼크…‘퍼펙트스톰’ 위기감 고조

이명철 기자I 2022.07.06 05:10:03

6월 물가 6% 상승…하반기 7%대 가능성 배제 못해
올해 2%대 경제 성장 전망…수출 등 실물경기 위협
다음주 한은 ‘빅스텝’ 솔솔…가계부채 등 보완책 필요

[세종=이데일리 이명철 최정희 기자] 연일 치솟는 물가는 가뜩이나 어려운 나라 살림에 부담이 되고 있다. 세계 경제 성장세가 둔화하면서 한국 역시 저성장 국면에 접어들 조짐이다. 대외적 불안 요인은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와 수출 회복세 차질 등 실물 경제에도 여파를 미치고 있다.

하반기 물가 상승폭이 확대되면 고용 부진과 경기 침체의 악순환으로 접어들 수도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민생물가 안정을 경제정책 최우선에 둔 정부가 가용 가능한 정책수단을 총동원해도 천정부지로 뛰는 물가를 억제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한국은행의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밟을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상반기 누적 물가 상승률 벌써 4.6%

올해 들어 물가 상승폭은 갈수록 가팔라지고 있다. 5일 통계청에 따르면 소비자물가지수의 전년동월대비 상승폭은 올해 1~2월 3%대에서 3~4월 4%대를 기록하더니 5월 5.4%, 6월 6.0%로 점차 커지고 있다. 지난달 물가는 전월대비 0.7% 올랐는데, 이런 추세가 12개월 연속 이어진다면 연율로 환산한 물가 상승폭은 8%대에 달하게 된다.

올해 상반기 누적 물가상승률은 4.6%다. 새정부 경제정책방향(새경방)에서 예측한 올해 연간 물가 상승률이 4.7%인데, 상반기에 이미 목표치 턱밑까지 왔다. 국제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푸어스(S&P)는 이날 경제 전망 보고서를 통해 한국의 올해 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5.0%로 제시했다.


앞으로 물가 상승폭은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 기획재정부는 물가 동향과 관련해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와 글로벌 공급망 차질 등에 따른 에너지·곡물가 상승 영향으로 당분간 어려운 물가 여건이 지속될 수 있다고 예측했다.

특히 그동안 공급망 차질 등 공급 측면의 요인이 영향을 미쳤다면 앞으로는 수요 측면 상승 압력도 커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한은은 이날 물가상황 점검회의를 열어 최근 물가 상승세 확대는 원유·곡물 등 해외 공급측 요인의 영향을 크게 받고 있으며 대면서비스 중심으로 수요측 물가 상승 압력도 상당폭 높아진 데 기인했다고 분석했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국제유가 오름세가 조금 둔화될 거란 시각도 있긴 한데 지켜봐야 하고 아직은 상방 요인이 더 많다”며 “지금처럼 높은 상승 속도를 유지하면 (하반기 7~8%대 상승)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예상했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공공혁신 등 대책 한계…기대인플레 안정 시급

경제 상황은 엄중하다. 앞서 정부는 새경방을 통해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을 3.1%에서 2.6%로 하향 조정했으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주요 국제기구들도 2%대 성장을 예상했다. 금융시장에선 원달러 환율이 1300원대를 넘나들고 주가지수는 연저점을 경신 중이다. 지난달 수출 증가율은 16개월만에 한 지릿 수대에 그쳤고 무역수지는 석 달째 적자를 나타내는 등 실물 경기도 위협 받고 있다.

정부는 엄중한 경제 여건을 타개하기 위해 민생 안정 대책을 지속 추진할 예정이다. 지금까지 유류세 인하폭 확대와 주요 품목 할당관세(0%), 생계비 지원을 실시했다면 앞으로는 공공 부문 혁신을 통해 민생 어려움을 타개하겠다는 입장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불유불급한 자산을 매각하고 과감한 지출 구조조정과 공공기관 경영 효율화로 허리띠를 졸라맬 것”라며 “그렇게 해서 마련된 재원을 더 어렵고 더 힘든 분들에게 두텁게 지원해야 한다”고 밝혔다.

물가 상승에 따른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오는 13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는 사상 처음 빅스텝 단행이 유력하다. 이환석 한은 부총재보는 “일반인 기대인플레이션이 4%에 근접하는 수준으로 높아지고 물가 상승 압력이 다양한 품목으로 광범위하게 확산되고 있다”며 “임금-물가 상호작용이 강화되면서 고물가 상황이 고착되지 않도록 인플레 기대심리의 확산을 각별히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윤석열(왼쪽에서 두번째) 대통령이 5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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