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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베리아 대통령 아들, 월드컵 데뷔전 골…아빠 소원 풀었다

이지은 기자I 2022.11.22 09:08:42

미국 FW 티머시 웨아, 웨일스 상대 전반 36분 선제골
'아프리카 출신 최고 선수' 웨아 대통령, WC 못 밟아
아들, 어머니 조국 택해 데뷔전…아버지도 직접 관전

[이데일리 스타in 이지은 기자] 아프리카 최고의 축구선수 출신인 조지 웨아(56) 라이베리아 대통령의 숙원을 아들인 티머시 웨아(22)가 풀었다. 미국 국가대표로 나선 월드컵 데뷔전에서 골을 터트린 것이다.
미국 축구대표팀 공격수 티모시 웨아. (사진=AP Photo/뉴시스)
티머시 웨아는 22일(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얀 스타디움에서 열린 웨일스와의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B조 1차전에 미국 대표팀 공격수로 선발 출전해 전반 36분 선제골을 터트렸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첼시 공격수 크릿티안 풀리시치가 내준 침투 패스를 오른발 논스톱 슈팅으로 연결해 골망을 갈랐다.

티머시 웨아의 월드컵 데뷔골로 아버지인 웨아 대통령의 못다한 꿈도 대신 이뤄졌다. 웨아 대통령은 선수 시절 파리생제르맹(PSG·프랑스), AC밀란(이탈리아), 맨체스터시티(잉글랜드) 등 유럽 명문 구단에서 13시즌을 뛰며 478경기에서 193골을 넣은 특급 스트라이커였다. 1995년 세계 최고 축구 선수에게 주어지는 ‘발롱도르’와 국제축구연맹(FIFA) 올해의 선수를 휩쓸었다. 유럽이나 남미 출신이 아닌 선수가 두 타이틀을 한꺼번에 가져간 건 웨아 대통령이 유일하다.

하지만 웨아 대통령은 선수 시절 한 번도 월드컵 무대를 밟아보지 못했다. 워낙 작은 나라인 라이베리아는 본선 진출까지는 역량이 부족한 팀이었고, 그의 전성기에 라이베리아의 내전이 극심했던 탓도 컸다. 2002 한일 월드컵을 앞두고는 선수 겸 감독을 맡아 사재로 팀 운영비까지 책임져 국민 영웅으로 떠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결국 월드컵의 꿈은 이루지 못한 채 2003년 은퇴했다.

티머시 웨아는 프랑스 시민권자이자 라이베리아인인 아버지와 미국계 자메이카인인 어머니 사이에 태어났다. 미국, 라이베리아, 자메이카, 프랑스 등 4개국 대표팀 중 한 곳을 택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미국과 프랑스에서 축구를 배운 티머시 웨아는 아버지의 친정팀인 PSG에서 프로 데뷔했고, 어머니의 조국인 미국에서 첫 월드컵을 치른다.

지난 15일 카타르 도하에 도착한 웨아 대통령은 이날 경기장을 찾아 아들의 득점 장면을 직접 봤다. 다만 후반 37분 웨일스의 가레스 베일(33)의 동점골이 터지면서 결승점이 되진 못했다. 경기는 1-1 무승부로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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