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느긋한 원매자 VS 속타는 DH`…요기요 매각전 결론은?

김성훈 기자I 2021.07.23 01:00:00

공정위, 요기요 매각 기한 5개월 연장
원매자 '시간은 우리 편' 느긋한 입장
DH, 점유율 반등…객관적 수치로 협상
기한 연장·재협상 불가능…결론 관심

[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요기요’ 매각전이 1차 매각 데드라인을 넘긴 가운데 매각 측과 원매자들 간 막판 협상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연합전선을 꾸린 원매자들이 ‘시간은 우리 편’이라며 매각 측을 압박하는 상황에서 DH가 어떤 묘수를 이끌어낼지가 관건으로 꼽힌다.

[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매각시한 5개월 연장…단독협상 나선 요기요

공정거래위원회는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가 신청한 요기요 매각 기한 5개월 연장을 결정했다고 22일 밝혔다. 앞서 DH측은 지난 13일 공정위에 ‘매각을 위해 5개월 정도의 시간이 더 필요하다’며 기한 연장을 신청했다.

공정위는 심의 결과 당초 시한까지 매각이 완료되기 어려운 불가피한 사정이 있다고 보고 5개월 연장 신청을 받아들였다. 이로써 요기요 매각 2차 데드라인은 내년 1월 2일로 정해졌다. 업계에서는 매각협상 종결과 기업결합 승인, 매각대금 지급 등의 절차까지 감안하면 3분기에는 매각 협상을 갈무리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요기요 매각전은 현재 경영참여형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어피너티)와 퍼미라, GS리테일 컨소시엄과 협상을 진행 중이다. 인수대금이나 방식 등 매각에 대한 대체적인 합의는 이뤄졌다는 게 공정위 측 설명이다.

인수 공감대는 형성됐다지만 문제는 가격 협상이다. 이날 최종 매각 시점이 정해진 상황에서 원매자 쪽은 ‘시간은 우리 편’이라며 느긋한 입장이라는 게 업계 관측이다.

그도 그럴 것이 현재 가격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어낼 경쟁 구도가 어그러진 상태다. 유력 원매자였던 신세계(004170)가 일찌감치 공개 불참을 선언한 가운데 MBK파트너스도 사실상 인수 의지를 접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인수 의지가 남아 있는 어피너티와 퍼미라가 GS리테일을 전략적투자자(SI)로 초대하면서 사실상 단독 협상 구도를 만들었다. 배달 서비스 시장 전망이나 향후 밸류업(가치상향) 등의 의사교환 과정을 거치며 적정 가격대를 정하고 협상에 나서고 있다는 관측이다. 협상이 길어질 경우에는 ‘매각 시한’을 압박하며 DH 측을 초조하게 만들 가능성이 적지 않다.

3~6월 배달앱 정보량 점유율(자료=글로벌빅데이터연구소)
요기요 점유율·실적 반등 어필에도…‘녹록지 않을 것’

매각 측으로서는 출렁이는 가격이 속 쓰릴 수밖에 없다. 불과 7개월 전만 해도 2조원이 가능하다던 몸값이 현재는 1조원을 받아내기도 위태롭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매각 시한 연장으로 165일이라는 시간을 벌었다는 점은 다행이라는 평가다. 아이러니하게도 4차 대유행으로 번지고 있는 코로나19 상황이 실적 면에서 도움이 될 것이라는 얘기도 전해진다. 지난해 영업이익 흑자 전환에 이어 올해 3분기까지 유의미한 실적을 유지한다면 객관적인 수치로 협상을 이어갈 수 있다는 평가다.

실제로 글로벌빅데이터연구소가 발표한 ‘3~6월 국내 배달앱 관심도’에 따르면 요기요 19.78%를 기록하며 배달의 민족(57.92%)에 이어 2위 자리를 유지했다. 흥미로운 점은 지난 2월(16.12%)에 비해 3% 포인트 이상 점유율이 상승했다는 점이다. 3위인 쿠팡이츠(17.88%)와의 격차도 0.01%에서 1.9%로 벌어졌다.

매각 측 입장에서는 협상이 불리하게 돌아갈 경우 새 원매자를 찾아 협상 자체를 다시 시작할 수는 있다. 그러나 제한된 시간도 문제거니와 새 원매자를 찾는다 해도 원하는 가격을 받아낼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제로에 가깝다. 매달 공정위에 내는 벌금을 감수하면서 시장 분위기가 좋아질 때까지 매각을 기다리는 것도 도박에 가깝다.

한 PEF 업계 관계자는 “이미 인수의지가 남아 있는 원매자들과의 협상이다 보니 연내 매각이 이뤄질 것 같다”면서도 “사실상 단독 협상 형태다 보니 객관적 수치가 좋아지더라도 매각 측으로서는 흡족한 결론을 내지 못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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