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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커머스 상장1호’ 오아시스…분수령 맞은 IPO 시장

이정현 기자I 2023.02.09 05:00:01

‘컬리 철회’ 이후 상장 도전장 낸 새벽배송 후발주자
흥행 여부 따라 상반기 IPO 시장 흐름 가늠좌
엇갈리는 증권가 흥행 전망…母 지어소프트 주가↓

[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식료품 새벽배송기업인 오아시스(대표 안준형)가 코스닥 시장 상장에 도전한다. 업계 1위인 컬리가 상장을 철회한 가운데 후발주자가 국내 이커머스(E-Commerce·전자상거래) 1호 상장에서 성공을 거둘지 주목된다. 공격적으로 상장에 임하는 만큼 흥행에 성공한다면 쪼그라들다 최근 기지개를 켜고 있는 기업공개(IPO) 시장이 완연한 회복세에 들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후발주자의 상장 도전, 시장 영향 주목

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오아시스는 이날 기관을 대상으로 한 수요예측을 마치는 등 본격적인 상장절차에 돌입했다. 안준형 오아시스 대표는 이날 기업설명회를 열고 “코스닥 상장을 통해 오아시스의 인지도를 높이고 기존 사업 역량 강화와 신규 비즈니스 진출을 바탕으로 폭발적으로 성장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이커머스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오아시스는 9일 오전 수요예측 결과를 낼 것으로 예상되며, 오는 14일부터 이틀간 일반청약을 진행할 예정이다. 오아시스의 희망공모가는 3만500~3만9500원, 공모주식 수는 총 523만6000주다. 희망공모가 기준 상장 뒤 예상 시가총액은 9679억~1조2535억 원이다. 상장은 오는 23일로 예정돼 있다.

오아시스는 2011년 우리소비자생활협동조합 중간도매상으로 출발한 신선식품 온라인 유통 플랫폼 기업이다. 2018년 온라인 플랫폼 ‘오아시스마켓’을 출시하며 새벽배송 시장에 진출했다. 오아시스의 회원수는 2021년 87만 명, 2022년 약 130만 명으로 연평균 55.8%씩 증가 중이다. 다른 경쟁업체와 달리 사업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결합한 것이 강점으로 평가받는다.

오아시스의 상장이 관심을 끈 것은 업계 1위인 컬리가 최근 IPO를 철회한 가운데 도전장을 냈기 때문이다. 오아시스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흑자를 내고 있는 온라인 유통기업다.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액이 전년동기대비 20% 증가한 3118억 원, 영업이익은 78.4% 늘어난 77억 원을 기록하고 있으나 식품 점유율은 0.8%에 불과하다. 오아시스는 올해 새벽배송시장이 12조 원까지 성장할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 속에 독자적 PB(Private Brand) 상품 △직소싱 네트워크 △합포장 구조의 물류센터 △독자적 물류 솔루션 ‘오아시스루트’ △온·오프라인 시너지 효과를 내세워 지속적인 성장을 자신했다.

증권가 “IPO시장 회복 여부 분수령”

오아시스 상장이 주목받는 것은 티이엠씨(425040)에 이어 올 들어 두 번째 조단위 대어인 만큼 향후 IPO 시장 흐름에 분수령 역할을 할 것으로 평가되기 때문이다. 최근 국내 증시가 반등함에 따라 지난달 코스닥 시장에 성공적으로 상장한 미래반도체(254490)오브젠(417860), ‘따상’(공모가의 2배로 시초가 형성 후 상한가 마감)에 성공한 스튜디오미르(408900) 등 긍정적인 흐름이 이어질지도 관심이다.

만약 오아시스가 흥행에 성공하며 성공적으로 코스닥 시장에 안착할 경우 현재 상장 절차를 준비 중인 중소형 IPO 기업에 희소식일 뿐더러 상장을 주저하던 ‘대어’도 재도전에 나설 수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초 IPO 시장에 한파가 이어지자 컬리를 비롯해 케이뱅크 등이 상장 계획을 철회하거나 연기한 바 있다.

오아시스 상장 흥행 여부에 대해 증권가 전망은 나뉜다. 성장 가능성이 큰 새벽배송시장인 만큼 미래에 절대적 시장 점유율을 갖게 된다면 높은 영업 레버리지 효과로 막대한 현금흐름을 창출할 수 있으나, 국내 이커머스 기업 상장 1호인 만큼 비교대상이 마땅찮다. 오아시스는 공모자금을 활용해 오프라인 매장 및 물류센터 확대를 통해 지역 거점 확대 및 외형성장을 계획 중이지만, 이커머스 경쟁 심화에 따른 수익성 하락, 물류 인프라 확대 따른 수익성 하락은 리스크다.

상장 후 유통가능물량이 전체 주식수의 45.7%인 1450만 주로 적지 않은 수준인 것도 부담이다. 오아시스의 지배회사로 55.17%의 지분율을 가진 지어소프트(051160)는 오아시스 상장 기대감으로 주가가 급등하다 수요예측을 시작한 7일 이후 이틀간 주가가 8.17% 하락했다.

서현정 하나증권 연구원은 “경쟁사인 쿠팡과 마켓컬리 대비 압도적인 시장점유율을 갖고 있지 않아 언제든지 경쟁심화와 실적 부진 불확실성에 노출돼 있다”며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서는 높은 외형성장에 의한 점유율 상승이 필요하고, 온라인 매출이 오프라인 대비 2배 이상 커진 상황에서 폐기율 관리 등과 수익성 제고를 지속할 수 있을 지가 관건”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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