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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기물 모아 옷 만들고 기부하고…의류업계, '업사이클' 바람

이성웅 기자I 2018.07.14 00:05:00

폐비닐·원단·가죽 등 재활용해 '업사이클링' 제품 생산
폐기물에 가치 부여하고, 소비자는 윤리소비하고 '윈윈'

네파 ‘레인트리 캠페인’ 행사 이미지 (사진=네파)
[이데일리 이성웅 기자] 의류업계를 중심으로 비닐이나 플라스틱 등 버려지는 폐기물을 재창조해 상품으로 내놓는 ‘업사이클링(Upcycling)’ 바람이 불고 있다. 업사이클링을 통해 자원 낭비를 줄여 브랜드 이미지를 재고할 수 있음은 물론 소비자도 윤리적인 소비를 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14일 의류업계에 따르면 아웃도어 브랜드 네파는 제일기획(030000)과 함께 일회용 우산 비닐을 대체할 업사이클링 우산 커버를 배포하는 ‘레인트리 캠페인’을 전개 중이다.

지난 3월 국내에선 일부 아파트 단지를 중심으로 ‘재활용 대란’이 발생했다. 폐기물 수거 업체들이 비닐류나 지저분한 플라스틱 수거를 거부한 것. 이에 정부는 오는 2022년까지 일회용컵과 비닐봉지의 사용량을 35% 줄이는 내용의 ‘재활용 폐기물 관리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재활용 대란 당시 낭비되는 비닐류의 대표 품목으로 지목된 것이 일회용 우산 비닐이다. 네파는 여기에 착안해 자칫 버려질 수 있는 자투리 방수 원단을 사용해 우산 커버를 제작했다.

네파는 ‘비가 오면 자라나는 특별한 나무’라는 의미를 담아 우산 커버를 나뭇잎을 형상화한 초록색으로 디자인했다. 이와 함께 우산 커버를 건조·보관할 수 있는 나무 모양의 ‘레인트리’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등 문화·예술 공간에 설치했다.

비 오는 날이면 건물 이용객들이 우산 커버를 사용하고 레인트리에 걸어 말리는 방식이다. 레인트리에 우산 커버를 걸면 마치 나무에 잎들이 활짝 피어난 모양이 된다.

아디다스 ‘팔리 러닝화’ 이미지.(사진=아디다스)
스포츠 브랜드 아디다스는 해양환경보호단체 ‘팔리포더오션(Parley for the Oceans)’과 협업해 해변에 버려진 플라스틱으로 옷과 신발을 만들었다.

‘팔리 러닝화’ 한 켤레에는 평균 11개의 재활용 플라스틱 병이 들어간다. ‘팔리 후디’는 플라스틱으로 만든 원사로 제작됐다.

아디다스는 향후 재활용 소재를 전 품목으로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아울러 의류와 신발을 생산할 때 ‘버진 플라스틱(석유가 원재료인 플라스틱)’을 아예 사용하지 않는 것을 최종목표로 설정했다.

사회적 기업 모더댄의 액세서리 브랜드 ‘컨티뉴’는 폐차에서 나온 가죽류를 활용해 가방과 지갑으로 재창조했다.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의 리더 RM이 이 가방을 멘 모습이 포착돼 화제가 된 바 있다.

자동차에 들어가는 가죽은 마찰과 고온, 습기에 강한 고급 가죽이지만, 폐차 시에는 버려지기 마련이다. 게다가 소각도 힘들어 재활용 불가 품목으로 여겨져 왔다.

컨티뉴는 폐가죽을 기반으로 안전벨트와 에어백도 사용해 고품질의 가죽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업사이클 브랜드 ‘큐클리프’는 버려진 우산을 재활용해 각종 소품을 만들고 있다. 큐클리프는 재활용선별장에 버려진 우산에서 천을 분리해 제품 원단으로 사용 중이다. 뿐만 아니라 폐가죽, 폐차양막도 활용해 지갑, 가방, 필통, 파우치 등을 판매하고 있다.

빈폴 ‘바이크 위 라이크’ 캠페인 이미지.(사진=삼성물산 패션부문)
삼성물산(028260) 패션부문의 빈폴은 브랜드의 상징인 자전거를 활용한 업사이클링 캠페인을 선보였다.

빈폴은 자전거 재활용 사업을 펼치고 있는 사회적 기업 ‘두 바퀴 희망 자전거’와 협업해 ‘바이크 위 라이크(Bike we like)’ 캠페인을 전개 중이다. 폐자전거를 수거해 업사이클링 작업을 거친 자전거 100대를 전라남도 신안군 증도에 기부했다.

의류업계 관계자는 “편의성과 간편함 때문에 부담 없이 사용해 온 일회용품들이 주로 비닐 또는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져 환경오염은 물론 자원낭비까지 불러오고 있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라며 “특히 비닐과 플라스틱 등을 많이 활용하는 유통업계에선 많은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친환경 캠페인을 실시하고, 업사이클링 제품을 출시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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