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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프린팅, 우리는]②개인제조 시대..중국産 사라진다

김상윤 기자I 2013.08.28 06:02:00

개인 맞춤형 제조시대.."판박이 대기업 제품 안사"
국내도 가정용 3D프린터 시장 확대..국제 수준
산업용 프린터 시장은 먼 미래..시제품 양산에 활용

셰이프웨이즈 홈페이지에 가지각색의 상품이 올라와 있다. 자신의 취향에 맞는 제품을 골라 사면 되고, 심지어는 나만의 독특한 제품을 주문 생산도 할 수 있다. 셰이프웨이즈 홈페이지 캡처.


[이데일리 김상윤 기자] “중국산 생활용품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국내 3D프린터 제조업체인 A-Team의 CTO(최고기술경영자)인 케빈 조는 3D프린터 현황을 파악하려고 미국에 2~3개월마다 다녀온다. 변화의 속도가 너무 빨라 매번 깜짝 놀란다. 특히 중국산 저가 제품이 빠른 속도로 사라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필통, 컵, 액세서리 등 10달러 미만의 중국산 생활용품을 더 이상 사람들이 구입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그는 “심지어 헤드폰 마저 ‘나만의 것’으로 만들고 있다”면서 “제조업이 기존 소품종 대량생산 방식에서 다품종 소량 생산방식으로 빠르게 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3D프린터로 만든 제품이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네덜란드의 셰이프웨이즈(Shapeways)는 대표적인 3D프린터 제품 판매업체다. 인터넷을 통해 제품디자인, 판매, 제조, 배송을 원스톱(One-stop)으로 해결할 수 있는 통합서비스를 제공한다. 소비자들은 시중에서 볼 수 없는 3D프린터로 뽑은 다양한 제품을 구입할 수 있다. 단순한 장식품에서 기타, 귀금속, 가구까지 구비하고 있다.

물론 소비자가 원하는 대로 주문제작하는 것도 가능하다. ‘셀카사진’을 보내 자신의 얼굴을 닮은 장난감을 만들 수 있고, 전문적인 기술이 있다면 3D 설계도를 웹상에 올려 나만의 제품제작도 가능하다. 대기업이 찍어내는 ‘판박이 제품’에서 ‘개인 선호품’으로 소비 패턴이 바뀌고 있는 셈이다.

국내 가정용 3D프린터도 빠르게 시장을 넓혀가고 있다. 국내 최초 모델인 오픈크리에이터즈의 NP멘델(좌)과 최근에 시제품으로 양산된 A-Team의 ‘스프린터’. 모두 FDM(수지압출법)을 사용하고 있다.


저렴한 가격의 개인용 데스크톱 3D프린터가 점차 대중화되고 있다. 대표적인 제품이 메이커봇(MakerBot)사의 3D프린터다. 씽오매틱이라고 불리는 2세대 프린터는 고작 1299달러이며, 최신 제품인 리플리케이터2는 2199달러 수준이다. 메이커봇은 미국 3D프린터 제조업체 스트라타시스의 플라스틱 중심 융합적층(FDM) 방식 특허가 풀리면서 빠르게 성장했다. 오픈소스 하드웨어 형태로 개인용 3D프린터 제작방식을 공개한 영국의 ‘렙랩 프로젝트’를 빠르게 차용했다. 메이커봇으로 3D프린터 제품을 판매하는 개인창업도 활성화되고 있다.

미국과 중국에 비해 늦은 편이지만 우리나라도 개인용 3D프린터 시장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한국에 선구적으로 3D프린터를 만든 곳은 오픈크리에이터스다. 만 24세에 불과한 강민혁·최종언 공동대표가 2011년초부터 연구를 시작하며 2012년 렙랩 모델의 3D프린터를 제작해 판매했다. 메이커봇의 프린터와 큰 차이가 없을 정도의 수준이다. 120만원대의 NP멘델 3D프린터를 최근엔 월 100대를 팔고 있다. 정기적으로 오프라인 워크숍을 열어 3D프린터 기술을 공유하는 등 3D프린터를 국내에 널리 알리고 있다.

우주인 고산씨가 대표가 있는 A-Team도 시제품 개발을 완료해 3D프린터 시장에 끼어들었다. 오는 10월 중 클라우드펀딩을 통해 대대적인 판매에 들어간다. 글로벌 3D프린터 제조업체인 3D시스템즈도 국내에 개인용 프린터를 곧 출시할 예정이다. 강민혁 오픈크리에이터스 대표는 “한국에서 3D프린터 업체가 늘어나며 상호 경쟁을 통해 기술이 점차 발전하고 있다”면서 “동시에 셰이프웨이즈 같은 유통망도 빠르게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3D시스템즈 프린터로 만든 기타 제품. 선택적 레이저 소결과 광조형법(SLA·Stereolithography)으로 좀더 정교한 제품을 양산할 수 있다. 3D시스템즈 홈페이지.


물론 세계적으로 산업용 3D 프린터 시장은 한 차원 높은 단계에서 앞서 나가고 있다. 자동차, 우주항공, 의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3D프린터 기술이 도입되고 있다. 글로벌 3D프린터 제조업체인 스트라타시스와 3D시스템즈가 양대산맥을 구축하고 있지만 한국은 전무한 실정이다. 우리나라는 이 프린터를 활용한 다양한 제품을 만드는 수준이다. 자동차회사에서 시제품을 만들고 제품을 테스트할 때 이 기술을 쓰고 있고, 치과에서도 3D프린터로 임플란트, 턱뼈 등을 만들고 있다. 하루 안에 임플란트 제작이 가능해 일부 치과에서는 중국 고객을 대상으로 ‘1일 헬스관광’ 상품도 만들어 내고 있다.

백소령 3D시스템즈코리아 부장은 “3D프린터를 통해 제작 공정을 최소화하고 정교한 제품을 만들 수 있다”면서 “한국은 산업용 프린터 제작기술은 태동 단계 수준으로 이를 활용해 다양한 상품을 양산하고 있는 단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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