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사이클' 이어진 반도체 장비, 하반기 '관망'

강경래 기자I 2022.08.15 08:00:00

한미반도체, 2분기 매출 1232억 '분기 최대'
주성엔지니어링, 매출 64% 늘어난 1190억 기록
신성이엔지 등 반도체 장비 잇단 호실적 공개
경기 침체에 반도체 투자 위축 "하반기 지켜봐야"

[이데일리 강경래 기자] 한미반도체(042700)가 올해 2분기 매출 1232억원, 영업이익 439억원으로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종전 분기 최대 매출은 지난해 2분기 올린 1089억원이었다. 한미반도체는 반도체 후공정에서 절단·검사 기능을 하는 ‘비전 플레이스먼트’ 장비 분야에서 업계 1위 자리를 이어간다. 최근엔 그동안 일본 등지에서 수입에 의존해온 ‘마이크로 쏘’ 장비를 국산화한 뒤 비전 플레이스먼트와 함께 국내외 업체들에 활발히 공급 중이다.

한미반도체 관계자는 “올해 2분기에 비전 플레이스먼트와 함께 플립칩 본더 등 주력 장비 수주량 증가와 함께 국내외 물류 상황 개선, 중국 코로나 봉쇄 해제 등 여건 개선으로 기록적인 실적을 올렸다”며 “올 하반기 ‘웨이퍼 마이크로 쏘’를 추가로 출시하는 등 전략을 통해 실적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반도체 인천 공장 내부 전경 (제공=한미반도체)
반도체 장비기업들이 올해 2분기에도 실적 상승세를 이어갔다. 한미반도체와 주성엔지니어링, 유진테크 등이 지난해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이어진 반도체 ‘슈퍼사이클’(초호황) 흐름을 타고 큰 폭으로 개선된 실적을 잇달아 공개한 것이다. 이들 업체는 올 하반기 이후 반도체 경기가 하강 국면에 접어들 것이란 전망과 관련, 신규 장비 출시와 함께 태양광, 이차전지(배터리) 등 장비 영역 확대를 통해 실적 상승세를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주성엔지니어링(036930)은 올해 2분기 전년 동기 723억원보다 64.6% 증가한 1190억원 매출을 올렸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21억원에서 346억원으로 3배 가까이 늘어났다. 영업이익률은 30%에 육박했다. 주성엔지니어링은 원자층증착장비(ALD) 등 반도체 웨이퍼(원판) 위에 필요한 물질을 입히는 증착장비 분야에서 강세를 보인다.

주성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올해 들어서도 SK하이닉스를 비롯한 국내외 업체들로부터 장비 수주가 이어지고 있다”며 “이에 대응하기 위해 최근 총 363억원을 들여 경기 광주 공장 증설을 마무리한 뒤 양산 가동에 착수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주성엔지니어링은 SK하이닉스와 지난 2월과 5월에 각각 152억원, 303억원 규모로 반도체 장비를 납품하기로 계약을 체결했다.

신성이엔지(011930) 역시 큰 폭으로 개선된 실적을 내놨다. 신성이엔지는 올 2분기 실적을 잠정 집계한 결과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78% 늘어난 1761억원이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102억원, 97억원을 올리면서 흑자로 전환했다. 신성이엔지는 반도체를 제조하는 공간인 클린룸에 들어가는 장비에 주력한다. 아울러 클린룸 장비 기술력을 응용, 이차전지(배터리) 드라이룸 장비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장 중이다.

다만 반도체 경기가 하강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이들 업체가 올 하반기에도 실적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실제로 시장조사기관 가트너는 최근 올해 전 세계 반도체 시장 성장률을 기존 13.6%에서 7.4%로 하향 조정했다. 이는 지난해 성장률 26.3%와 비교해 크게 낮아진 수준이다. 특히 내년에는 반도체 시장이 2.5% 역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SK하이닉스가 충북 청주 낸드플래시 메모리반도체 공장 증설을 보류하기로 하는 등 최근 국내외 경기 침체 우려로 인해 올 하반기 이후 반도체 투자가 미뤄지거나 줄어들 수 있는 상황”이라며 “이에 따라 반도체 장비기업들이 장비 라인업을 늘리는 한편, 태양광, 이차전지 등 다른 장비 분야 비중을 확대해 실적 상승세를 이어가려는 전략을 구사한다”고 말했다.

주성엔지니어링 용인 R&D센터 내부 전경 (제공=주성엔지니어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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