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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롯데몰 송도점, 지역 랜드마크로 조성해라"

윤정훈 기자I 2022.08.08 05:20:00

롯데 송도몰 ‘경관 심의’ 접수
작년 11월 사업변경 설명회 후 9개월만에 인허가
리처드마이어 설계안 채택…백화점형 쇼핑몰 구상
롯데, 2026년까지 7.1조원 투자해 오프라인 쇼핑몰 박차

[이데일리 윤정훈 기자] “송도의 랜드마크가 될 수 있도록 최고의 설계를 해달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롯데 송도몰’(가칭)에 대한 특명을 내렸다. 롯데가 지난 5월 향후 5년간 7조원에 이르는 대규모 투자를 단행키로 결정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이에 따라 지난 10여년간 지지부진했던 롯데 복합몰 개발이 탄력을 받는 모양새다.

7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롯데쇼핑(023530)이 10년 이상 지지부진했던 인천 송도 복합 쇼핑몰 사업에 속도를 낸다. 팬데믹 이후 변한 오프라인 쇼핑 시장의 니즈를 반영한 새 설계안을 완성한 롯데쇼핑은 착공을 위한 인허가 작업에 돌입했다. 롯데쇼핑은 ‘롯데 송도몰(가칭)’을 송도의 랜드마크로 만든다는 구상이다.

작년 11월 롯데쇼핑이 사업변경 설명회에서 공개한 ‘롯데 송도몰’ 조감도(사진=롯데쇼핑)
롯데쇼핑은 지난 5일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 ‘롯데 송도몰(가칭)’ 경관 심의 서류를 접수했다. 경관 심의는 도시에 대규모의 건물이 새롭게 지어질 때 건물의 디자인이 도시 경관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지 심의하는 과정이다. 롯데쇼핑은 2025년 12월에 완공을 목표로 하는 만큼 경관심의를 시작으로 교통영향평가, 건설 심의 등 각종 인허가를 빠른 시일 내에 끝내고 착공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이 부지는 롯데자산개발이 2010년 송도국제도시개발유한회사(NSIC)로부터 1450억원에 매입한 곳이다. 인천지하철 1호선 인천대입구역 인근 송도동 8-1 일원 부지로 대지면적만 8만4000㎡에 달한다.

롯데쇼핑은 10년 이상 이곳을 방치하다가 작년 11월 사업변경 설명회를 개최하고 본격 개발에 첫 발을 내딛었다. 당시 롯데쇼핑은 백화점부터 호텔을 아우르는 복합쇼핑몰 대신 ‘도심 속 리조트형 쇼핑몰’로 만든다는 개발 청사진을 발표했다.

이후 올 상반기 내 경관 심의를 통과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작년 말 롯데그룹 유통 수뇌부가 바뀌면서 9개월의 시간이 더 미뤄졌다. 작년 롯데그룹은 김상현 롯데 유통HQ(헤드쿼터) 총괄대표(부회장), 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 등을 신규 선임했다. 롯데쇼핑 경영진은 국내 유통 환경을 고려해 미국의 현대 건축가 리처드마이어의 설계안을 토대로 이곳을 백화점 수준의 복합몰로 짓기로 결정했다.

신 회장도 작년 11월에 이어 최근에 송도 현장을 방문해 변경된 설계안에 대한 설명을 들은 뒤 최고의 설계로 롯데 송도몰을 짓도록 지시했다. 향후 맞은편에 들어설 신세계백화점 송도점을 의식한 조치로 풀이된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 관계자는 “(롯데그룹이) 롯데몰 송도의 경관 심의 서류를 접수했다”며 “내주 경관심의위원회 일정을 잡고, 이달 내에 회의를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롯데그룹은 송도몰 외에도 ‘부산 롯데타워’, ‘롯데 상암몰’ 등 지역거점 쇼핑몰 구축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동탄점, 롯데 타임빌라스 등을 성공적으로 오픈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차별화된 오프라인 경쟁력을 보여준다는 각오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사오른쪽)이 롯데케미칼 ‘에브리 스텝 포 그린’ 전시를 살펴보고 있다(사진=롯데쇼핑)
최근 신 회장도 직접 현장을 방문하며 유통사업을 챙기고 있다.

신 회장은 유통부문 경영진과 함께 지난달 부산을 방문해 박형준 부산시장 등을 만나고 67층 롯데타워와 사직야구장 재건축 등을 차질없이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는 롯데그룹이 이커머스 대신 오프라인 사업 확대로 ‘유통명가’의 명성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실제 롯데그룹은 2026년까지 총 8조1000억원을 투입해 유통 부문 투자에 나선다. 이중 백화점과 아웃렛 등 쇼핑몰 사업에 투입되는 금액만 7조원에 달한다. 특히 체질개선을 위한 구조조정에 나섰던 롯데쇼핑이 실적까지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 향후 투자에 속도가 날 전망이다.

롯데쇼핑은 올해 상반기 114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는데, 이는 2019년 이후 3년만이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새 정부가 국내 투자를 독려하고 있는 만큼 기업이 그동안 미뤄왔던 투자를 하는 것”이라며 “롯데가 온라인에서는 경쟁력이 없는 만큼 본인들이 잘하는 오프라인 사업으로 다시 승부를 보려고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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