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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칼럼]동남아 新거점 캄보디아를 바라보자

양효석 기자I 2013.04.15 07:21:41

인건비 올라가는 중국 대안으로 떠올라

[중국 상하이 동화대학 우수근 교수] 며칠 전 강연차 홍콩에 다녀왔다. 홍콩에 갈 때마다 ‘홍콩은 참으로 일본을 많이 닮아가는구나’라고 느꼈다. 도로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는 세심한 안내판부터 비좁은 길에서 잠시 정차한 채 후다닥 짐을 하역하고 운반하는 사람들, 건설 현장에서의 인부들 모습, 심지어는 출퇴근 시간에 분주히 오가는 샐러리맨들의 옷차림과 표정 속에서도 불쑥불쑥 일본이 오버랩 됐다.

일본을 빼다 박은 듯한 홍콩의 모습, 즉 양측의 각별한 긴밀함은 일차적으로 오랜 시간에 걸친 다양한 상관 관계의 결과이다. 그에 더해 1997년 홍콩의 중국 반환 이후 양측이 서로에 대해 더 강하게 느끼게 된 지역 정서적 유사함도 빼놓을 수 없다.

1850년대부터 개국한 일본은 후쿠자와 유기치의 탈아입구(脫亞入歐)론에서도 알 수 있듯이 강력한 서구화 정책을 추진해 왔다. 이를 통해 아시아 최고의 경제대국이 된 일본은 그 스스로를 아시아에 위치해 있지만 다른 아시아 국가들과는 차원이 다른 특별한 존재쯤으로 인식하게 됐다. 아시아 지역에 대한 일본인들의 이러한 인식은 ‘같은 중국이지만 경제발전이나 의식수준 등 많은 측면에서 우리들은 본토와 차원이 다르다’는 홍콩인들의 인식과도 유사하다. 이 같은 지역 정서적 유사함은 상호간 각별함을 더 느끼게 해 오늘날의 모습을 띠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

이 같은 양측 관계는 글로벌 세계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에게 한 가지 시사하는 바가 있다.

글로벌 진출이 절실한 대한민국 경제현실 속에서 각 지역별 유대감과 긴밀함을 쌓으면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이는 글로벌 진출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려는 새 정부의 정책과도 일맥상통하다.

우선 우리나라와 지리적으로 근접해 접근도 측면에서 타 대륙보다 쉬운 동남아를 대상지로 삼을 수 있다. 특히 캄보디아는 우리나라가 동남아 지역 거점 국가로 삼기에 가장 적절할 것으로 여겨진다. 이미 캄보디아는 중국내 임금상승으로 생산비용이 늘자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물론 지역별 차이는 있겠지만, 캄보디아 인건비는 중국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캄보디아는 인도차이나반도 남쪽 메콩강 하류에 위치해 있어 동남아 진출의 관문일 뿐 아니라 유럽 대륙으로 향하는 교통의 중간 요충지이기도 하다. 현지에서 생산한 제품을 여타 아시아 국가나 유럽 시장에 팔기에 유리하다. 반면 글로벌 기업들의 경우 아직까지 동남아시아 여타 국가에 비해 캄보디아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적다.

또 캄보디아는 역사적으로도 이미 오래 전 자유민주주의로 체제를 전환했다. 1991년 파리협정이 체결됨에 따라 13년간의 내전이 종식됐고, 1992년 설치된 UN캄보디아 과도 행정기구의 감독하에 총선이 실시되어 입헌군주제 개헌이 이뤄졌다.앙코르와트사원은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관광지가 되는 등 여러 측면에서 베트남보다 자유로운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제 사회는 캄보디아에 대한 과거 시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태에서 우리나라가 각별하게 다가선다면 캄보디아도 그만큼 더 우리를 각별히 반길 것이다.

특히 캄보디아는 우리나라와 유사한 지역적 정서를 지니고 있다. 중국과 일본 사이에 놓여 있는 우리나라처럼 캄보디아도 그 지역 대국인 베트남·태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다. 때문에 캄보디아는 우리나라와 유사한 역사를 거쳐왔으며 지금까지도 복잡한 역학 관계 속에 놓여 있다. 이 같은 지역 정서적 유사함은 양국 관계를 더 각별하게 만드는데 일조할 수 있다.

한 가지 제언 하자면 정부와 매스컴이 협력해 캄보디아에 대한 홍보를 강화, 다양한 관계를 맺길 바란다. 지방자치단체와 각종 기관·기업들도 캄보디아와 다양한 교류를 통해 새로운 협력기회를 찾길 바란다. 이렇게 우리가 먼저 다가가 양국 관계를 발전시킨다면, 캄보디아는 우리나라의 새로운 동남아 진출 거점이요 글로벌 진출의 디딤돌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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