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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중립성 완전보장법 발의..구글 국내 통신 진출 촉각

김현아 기자I 2015.05.06 01:14:02

망중립성 완전보장법 발의..인터넷 업계와 시민단체는 환영
결국 '데이터중심 요금제'로 가야..구글 알뜰폰 진입 제한법도 추진 중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국회에서 망중립성을 완전히 보장하는 내용의 법안(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이 발의돼 파장이 일고 있다.

국내 통신정책도 논란이나, 제도 정비에 혼란이 큰 사이 구글· 애플 같은 글로벌 공룡들이 국내 통신시장 진출을 가속화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카톡의 mVoip ‘보이스톡’. 외국여행이나 출장가서 많이 쓰게 된다.
◇망중립성 완전보장법 발의…인터넷 업계와 시민단체는 환영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유승희 의원(새정치연합)이 발의한 것으로 이동통신 회사들이 △자사 음성전화와 경쟁하는 부가통신인 인터넷전화(mVoIP)를 매개하는 트래픽을 완전히 차단하거나 △이용자들이 mVoIP를 이용하기 위해 쓰는 데이터량을 제한하는 행위를 금지행위로 규정했다.

현재 SK텔레콤(017670), KT(030200), LG유플러스(032640) 등은 mVoIP를 완전히 차단하고 있지는 않지만, 요금제별로 제공되는 데이터량에 맞춰 mVoIP 제공량을 제한한다.

법안이 발의되자 인터넷 업계와 망중립성이용자포럼(http://nnforum.kr)은 환영입장을 냈다.

요금제별 mVoIP 제한은 통신사가 ‘인터넷에서 합법적인 기기, 콘텐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이용자의 권리를 침해해선 안 된다’는 망중립성 원칙을 위반한 것이란 주장이다. 유승희 의원실 관계자는 “돈내고 산 데이터를 영상에 쓰든 음성전화에 쓰든 소비자 마음 아닌가?”라고 했다.

스카이프나 카카오톡의 보이스톡 같은 서비스(mVoIP)를 요금을 지불한 데이터량 범위 내에서 맘대로 쓰는 건 당연한 권리라는 것이다.

▲톰 휠러 FCC 위원장
미국에는 이미 비슷한 규정이 있다.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는 지난 2월 ‘통신사들이 유무선망 구분없이 소비자와 인터넷 사업자에 대한 불합리한 방해제한(Unreasonable Interference/Disadvantage)을 못한다’는 내용의 ‘오픈 인터넷 규칙’을 승인했다.

물론 미국에서도 공화당 의원을 중심으로 FCC의 규칙을 무효화하기 위한 입법이 추진 중이고, 이번에 사업자 분류(타이틀2, 유무선통신사와 같은 강한규제) 조정으로 강력한 규제를 받게 된 정보서비스제공자(ISP,버라이즌 등)의 제소도 예상된다.

◇결국 ‘데이터 중심 요금제’로 가야…구글 알뜰폰 진입 막는 법도 추진중

전문가들은 2012년 보이스톡이 국내에서 상용화될 때와 변화된 환경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당시에는 소비자의 정보서비스 선택권 보장과 인터넷 혁신 생태계 조성이라는 망중립성 찬성 의견과 네트워크 고도화 주체인 통신사 수익악화와 이통사 대비 월평균 2만 원 가량 저렴한 알뜰폰(MVNO)를 죽일 수 있다는 반대 논리만 있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포털 등 인터넷 사업자의 혁신과 소비자 수요 촉진이 차세대 네트워크 투자를 전부 책임질 수 있을까(통신사업자가 직접 접속 조건으로 포털 등에게 사용료를 받아야 하는 가)△무선 인터넷 상위 1% 가입자(1만9972TB)가 평균 이용자(3365메가바이트)보다 5935배나 데이터를 많이 쓰는데 현재의 통신요금구조는 적정한가(데이터를 적게 쓰는 사람과의 심각한 불평등 문제)△구글의 ‘프로젝트 파이’에서 드러난 ICT 공룡들의 국경없는 시장진입이 국내 산업 전반을 죽이지는 않을까 등 이슈가 복잡화되는 양상이다.

이에 따라 4G(LTE)가 대중화되고 5G 시대를 예고한 상황에서 데이터 중심 요금제를 서둘러 정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데이터 중심 요금제가 되면 미국처럼 음성은 거의 공짜로 주고 데이터량에 따라 요금을 차등하는 구조가 가능mVoIP 허용 이슈는 물론, 데이터를 적게 쓰는 사람이 통신사 수익에 더기여하는 구조를 개선할 수 있다.

미래창조과학부 관계자는 “데이터중심요금제로 가기 위해 전담반을 만들어 논의하고 있다. 이게 되면 주파수 제한이 있는 무선에서도 1% 헤비유저를 제외한 대다수 국민은 음성통화 부담은 줄이고 데이터 사용은 예전보다 자유로워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글
하지만 고민은 남는다. 이통3사가 데이터 중심 요금제로 바꾸면 알뜰폰에도 적용이 불가피한데 ‘프로젝트 파이(Project Fi)’로 이통서비스에 진출한 구글이 이를 틈타 국내 통신, 그것도 성장 동력인 데이터 통신 시장에 진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프로젝트 파이의 통신망은 스프린트와 T모바일 2개 통신망에 접속할 수 있는데 전파 강도에 따라 자동선택하고 와이파이 스팟도 활용한다.

제4이동통신 서비스를 준비중인 한국모바일인터넷 관계자는 “현재 알뜰폰(MVNO) 규정에 따르면, 정부의 행정지도로 이통3사는 저렴한 도매대가를 받고 알뜰폰에 자사 망을 빌려주게 돼 있는데 구글이 들어오면 이통사들은 행정소송을 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려고 장병완 의원(새정치연합)은 일정규모 이상의 대기업이나 구글 등 외국기업이 MVNO 시장에 진입할 경우 현행 (정부가 사실상 정하는) 도매대가와 달리 사업자간 협상으로 해결하는 것 등을 담은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추진하고 있다.

장병완 의원실 관계자는 “현행 MVNO 도매대가 기준은 중소기업에 맞춰진 것으로 일정규모 이상 대기업 또는 자회사나 구글 같은 기업이 똑같에 적용받는 것은 문제”라면서 “도매대가 제공 제도의 예외조항으로 할지 아니면 새로운 제도를 만들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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