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기술25]삼성전자-TSMC 경쟁에 인텔 가세…반도체 전쟁 본격화

최영지 기자I 2022.08.09 04:00:04

[미래기술25-극초미세공정]②
TSMC, 3나노서도 핀펫 구조 활용 방침
삼성 "GAA 2세대 개발 중"…1세대 수율 안정화도 과제
정부 '반도체 초강대국 달성' 지원 보완·칩4 실리 챙겨야

[이데일리 최영지 기자] 세계 최초 3나노 공정으로 제품 양산을 시작한 삼성전자가 반도체업계에서 초미세 공정의 주도권을 잡은 것이라고 볼 수 있을까요? 업계에서는 일단 삼성전자의 성과를 계속해서 지켜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삼성전자가 경쟁사이자 세계 파운드리 1위 업체인 TSMC와의 시장점유율을 얼마나 좁힐지에 이목이 쏠려 있습니다. TSMC 역시 6개월 후에는 핀펫 기반의 3나노 공정을 도입할 것으로 예측됩니다. 3나노 기술 개발 속도는 다소 늦었으나 결코 만만한 상대는 아닙니다. 삼성전자와 함께 TSMC에서 전 세계 최고 성능의 시스템반도체들이 만들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 5나노 이하 공정 능력이 있는 파운드리업체는 삼성전자와 TSMC로, 애플의 A15바이오닉(TSMC), 퀄컴의 스냅드래곤(삼성전자·TSMC), 엔비디아의 H100(TSMC), 삼성전자의 엑시노스2200가 양사 4~5나노 공정에서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삼성전자, 극초미세 경쟁서 승자 되려면 수율 안정화 급선무

TSMC의 3나노 공정 개발의 성공 여부를 알기 전임에도 불구하고 애플, 퀄컴, 인텔, 엔비디아 등 팹리스(반도체 설계업체) 고객사들의 칩을 생산할 것으로 보입니다. 게다가 인텔까지 지난해 7월 파운드리 사업에 재진출하겠다고 선언한 상황입니다. 인텔은 파운드리 미래 고객사로 퀄컴을 확보해둔 상태로 오는 20205년부터 2나노 공정으로 퀄컴 칩을 양산할 계획입니다. 미디어텍에 이은 세계 2위 모바일칩 팹리스인 퀄컴이 인텔과 손을 잡는다면 지금의 1,2위인 TSMC, 삼성전자의 경쟁 구도가 새로운 변화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TSMC과 인텔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갖기 위해선 결국 3나노 공정의 수율(양품 비율) 안정화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TSMC와 인텔은 3나노까지는 안정성이 보장된 기존 핀펫 구조를 최대한 활용하고 GAA 기술은 2나노부터 적용한다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그만큼 GAA 공정은 복잡하고 수율 확보가 어렵다는 것이죠. 미세공정에서 안정적인 수율을 누구보다 빠르게 안정화시키는 것만이 고객사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경쟁 우위의 관건이 될 것입니다.


또 최첨단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ASML의 EUV 장비를 얼마나 많이 확보하느냐도 경쟁력이 될 수 있습니다. TSMC는 50대 이상의 EUV 장비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20여대를 확보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6월 유럽 출장 중 네덜란드에 들러 ASML 경영진과 장비 공급을 요청하는 등 행보를 보인 것도 EUV 확보 경쟁의 일환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6월14일(현지시각)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 위치한 ASML 본사에서 피터 베닝크(Peter Wennink) ASML CEO와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韓, 10년 후 반도체 승자 자리 지켜낼 수 있을까

삼성전자가 3나노 GAA 1세대 공정으로 제품을 만든지 한 달이 조금 지난 상황에서 벌써 2세대 공정을 개발 중이라는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7월말 진행한 올해 2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3나노 GAA 2세대 공정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1세대와 비교해 면적, 성능, 전력 효율을 더욱 개선하는 공정으로 2024년 양산을 목표로 개발 중임을 밝혔습니다. 아직 개발 단계임에도 복수의 모바일 대형 고객사를 확보했으며 다수 고성능컴퓨팅 모바일 고객사 수주 논의가 진행됐다며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이같은 행보로 2030년 시스템반도체 1위를 탈환하겠다는 삼성전자의 ‘시스템반도체 2030’ 목표 달성의 청신호가 커졌다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뿐 아니라 SK하이닉스와 DB하이텍 등 우리 반도체기업들이 전세계 반도체 시장점유율을 키워나가는 건 기업 이익을 창출하는 것에서 나아가 국가 차원에서도 전략자산을 확보한다는 데 큰 의미가 있습니다.

“반도체는 자동차에서 PC, 게임 콘솔, 스마트폰과 같은 가전제품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에 전력을 공급한다. 이런 반도체의 최근 부족 사태는 소비자 물가, 기업 이익, 고용, 인플레이션, 심지어 국가 안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 글로벌 채권운용사인 핌코는 지난해 ‘글로벌 반도체 부족:승자와 패자’라는 보고서에 담은 내용입니다.

코로나 팬데믹뿐 아니라 미·중 무역갈등을 겪으며 전세계는 반도체 공급난이라는 사태를 경험했고 반도체가 그 어떤 것으로도 대체할 수 없는 안보자산으로서의 가치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반도체산업이 하나의 산업에서 국가안보로서 중요성이 커지는 만큼 기업뿐 아니라 정부 지원도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큽니다. 삼성전자는 2030년에 시스템반도체 1위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고 그 기한이 점점 다가오고 있습니다. 경쟁사들도 초미세공정 개발에 열을 올리며 서로 주도권을 잡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라 상황이 녹록지는 않습니다. 정부가 말하는 반도체 초강대국을 달성하기 위해선 규제개선 및 인력양성 등의 정책 마련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미국과 중국의 신냉전 구도에서 고립되지 않기 위해 한국만의 메모리반도체·시스템반도체 생산능력의 경쟁력을 갖춰야 합니다. 또한 미국이 반도체 설계, 일본이 장비·소재, 우리나라와 대만이 메모리반도체와 시스템반도체 생산능력에 각각 주력하는 반도체 공급망을 구성하는 식의 ‘반도체 4국(Chip4) 동맹’과 관련해서도 우리 기업이 이를 기회로 활용할 수 있도록 우리 정부가 외교적 묘수를 발휘해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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