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의 눈]늘 갈망하고 우직하게 나아가라

최은영 기자I 2022.02.09 05:00:00
[이데일리 최은영 산업에디터]글로벌 IT 업계의 위대한 스승이자 거장인 고(故) 스티브 잡스는 ‘프레젠테이션의 달인’으로 불렸다. 잡스는 생전 수많은 연단에서 강연과 발표를 했는데, 그중 최고로 손꼽히는 것은 2005년 미국 서부 명문대학인 스탠퍼드대 졸업식 연설이다. 이날 그는 햇볕이 내리쬐는 야외무대에서 화려한 슬라이드 한 장 도움 받지 않고 준비한 연설문을 담담하게 읽어 내려갔다.

2005년 스티브 잡스의 스탠퍼드대 졸업식 연설 장면.(사진=유튜브 캡처)
그는 이날 세 가지 이야기를 했다.

그 첫 번째는 ‘인생의 전환점’에 관한 것이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제 생모는 미혼모였다”고 고백했다. 잡스의 생모는 아이를 입양 보낼 당시 대학을 나오지 않은 잡스 부부가 마음에 들지 않아 주저하다가 “스티브를 꼭 대학에 보내겠다”는 약속을 받은 후에야 입양을 허락했다고 한다. 잡스는 생모의 바람대로 명문 리드대에 입학했으나 어려운 집안 형편을 고려해 6개월만에 자퇴한다. 하지만 이후에도 계속 도강을 하며 학교 주위를 맴돌았다. 그때 배운 서체를 애플의 개인용 컴퓨터 ‘맥’의 서체 디자인에 활용한 일화를 전하며 “과거는 어떻게든 미래와 연결된다”고 강조했다.

그 다음 이야기는 ‘사랑’과 ‘상실’에 관련 것이었다. 잡스는 스무 살이던 1976년 고등학교 선배였던 스티브 워즈니악과 함께 아버지 창고에서 애플을 창업한 후 이듬해 개인용 PC 애플Ⅱ를 내놓아 성공을 맛보지만 서른 살 때인 1985년 자신이 영입한 최고경영자(CEO) 존 스컬리와 이사회에 의해 쫓겨나는 아픔을 겪어야 했다.


그는 당시를 회상하며 “공식적으로 실패한 사람이었고 실리콘밸리에서 도망가고 싶었다”고 했다.

그러나 그는 시련에 굴하지 않았다. 컴퓨터 개발사 넥스트와 컴퓨터그래픽(CG) 영화사 픽사를 설립해 다시 일어섰으며 경영난을 겪고 있던 애플로 복귀해 아이팟, 아이폰, 아이패드를 잇따라 흥행시키며 성공 신화를 이어갔다. 사랑하는 사람도 만나 결혼했다.

잡스는 “당시에는 몰랐지만 애플에서 해고당한 것은 내 인생 최고의 사건이었다”라며 “인생을 살다 보면 이렇듯 예고 없이 뒤통수를 맞기도 하는데 신념을 잃지 말라. 자신이 정말로 좋아하고 사랑하는 일을 찾으라”고 조언했다.

마지막은 ‘죽음’에 관한 것이었다. 잡스는 스탠퍼드대 강의 1년 전인 2004년 췌장암 진단을 받고 수술을 한 뒤 2009년 간이식 수술까지 받는 등 오랜 투병생활을 했다.

그는 열일곱 살 때 ‘하루를 살아도 마지막인 듯 살아라’라는 글귀에 끌려 이후 매일 아침 거울을 들여다보며 자신에게 물었다고 한다. “오늘이 내 인생의 마지막 날이라면 오늘 하려던 일을 할 것인가. ‘아니요’라고 답하는 날이 많아지면 변화가 필요한 순간”이라고 했다.

졸업의 계절이다. 초·중·고등학교는 물론 대학교까지 각 급 학교마다 졸업식이 한창이다. 필자 역시 상급학교에 진학하는 자녀가 있다. 잡스의 연설을 떠올린 건 그동안 고생한 아이에게 무언가 의미 있는 선물을 할 게 없을까 궁리하다가다. 어쩌면 지금까지 보다 더 많이 넘어지고 깨질지 모르지만, 걱정하지 않기로 했다. ‘인생의 나침반’만 확실하다면 이내 분연히 다시 일어서 자신의 길을 찾지 않을까. 우리 아이를 비롯한 이 세상 모든 미생의 인생을 응원한다. 끝은 또 다른 시작이다. 새롭게 시작하는 이들에게 잡스의 졸업식 축사 마지막 말로 인사를 대신한다.

“스테이 헝그리, 스테이 풀리시”(Stay Hungry, Stay Foolish·늘 갈망하고 우직하게 나아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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