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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AG] ‘비주류→주류?’ 新 효자종목 탄생이 반가운 까닭

박종민 기자I 2014.09.27 05:59:24
[이데일리 e뉴스 박종민 기자] “우슈?”

2014 인천 아시안게임 한국의 첫 금메달은 우슈에서 나왔다. 생소한 이름에 우슈를 검색해보는 이들이 많았다.

이하성(20)은 20일 인천 고인돌체육관에서 열린 남자 투로 장권 부문서 9.71점을 받아 마카오의 자루이(9.69점)를 제치고 금메달을 획득했다. 한국이 아시안게임 우슈에서 금메달을 따낸 것은 지난 2002년 부산 대회 양찬성 이후 12년 만이다.

△ 24일 경기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2014 인천 아시안게임 펜싱 여자 플뢰레 단체 결승전 경기에서 중국을 꺾고 금메달을 확정 지은 한국 남현희가 환호하고 있다. / 사진= 뉴시스


대표적인 비인기종목 한국 펜싱은 이번 대회 최고의 효자종목이었다. 한국 펜싱은 이번 대회서 금 8, 은 6, 동 3개 등 총 17개의 메달을 휩쓸며 아시안게임 사상 최고의 성적을 올렸다. 특히 여자 펜싱은 남현희(32)와 김지연(26), 이라진(24)으로 이어지는 황금 계보가 탄생했다.

남자 플뢰레와 여자 에페 개인전, 단체전을 제외한 8개 종목은 한국이 지배했다. 그동안 김영호(남자 플뢰레)와 남현희(여자 플뢰레) 외에는 딱히 스타가 없었지만, 이번 아시안게임은 이들의 뒤를 이을 선수들이 대거 등장했다.

사격에서도 세대교체가 이뤄졌다. 진종오(35)가 잠시 주춤한 사이 이대명(26)과 김청용(17)이 한국 사격의 간판급으로 성장했다. 한국이 이번 대회 사격 종목서 획득한 메달 수(26일 오후 기준)는 각각 금 7개, 은 9개, 동 6개다. 사격은 한국의 순위 상승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아시안게임에서 처음으로 정식 종목에 채택된 컴파운드 양궁은 한국의 새로운 메달밭으로 통할 전망이다. 최보민, 석지현, 김윤희로 구성된 한국대표팀은 25일 인천 계양아시아드 양궁장서 열린 단체전 8강전서 라오스를 238-215로 꺾으며 세계신기록을 세웠다. 종전 세계기록은 지난 2011년 8월 미국이 세운 236점이었다.

한국은 이번 아시안게임서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 남자 수영과 체조에서 금메달을 놓쳤다. 대회 3연패를 노리던 박태환은 경쟁자 쑨양과 ‘신성’ 하기노에게 밀렸고, 2연패를 꿈꾸던 양학선은 부상이라는 변수에 고개를 떨궈야 했다.

그러나 박태환, 양학선의 공백을 메워준 것은 관심 밖에 있었던 펜싱과 사격, 그리고 이름도 생소한 우슈와 컴파운드 양궁이었다. 이른바 비인기 종목 선수들의 반란이었다.

새로운 효자종목의 탄생은 무척 반갑다. 종목별 인기 격차가 큰 국내서 새로운 종목이 발굴되면 종목 간에는 경쟁이 생겨 수준이 동반 상승하는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특히 설움이 많은 비인기 종목 선수들에게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는 동기를 부여해준다. 비인기 종목의 판이 커져서 해당 선수들이 노력하는 만큼 명예와 부를 얻을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될 수 있다.

비인기 종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기 시작하면 선수들에 대한 지원 활로도 뚫릴 수 있다. 내부 비리가 존재할 경우 공론화를 통해 근절 방안이 마련될 수 있다. 아시안게임, 올림픽 등에서 비인기 종목이 두각을 나타내면 메달리스트의 활약을 지켜 본 ‘OOO 키즈(Kidds)’가 생겨난다. 이는 훗날 스포츠계 인재풀을 강화시키는 선순환 구조를 낳는다. 비인기 종목의 선전이 중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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