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더 못줘”…수익성 악화에 '혜자카드' 실종

정두리 기자I 2022.07.05 05:00:00

카드수수료 감소 따른 적자구조 부담에
소비자 혜택 많은 카드부터 단종 이어져
"비용부담 덜기 위해 혜택 축소될 공산 커"

[이데일리 정두리 기자] 정부 주도의 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 조치가 결국 소비자 피해로 전가되고 있다. 정부와 여당이 자영업자·소상공인 지원 생색을 내는 동안 카드사들은 본업인 신용판매 수익 악화를 만회하고자, 부가서비스를 없애거나 혜택이 많은 일명 ‘혜자 카드’를 축소하고 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4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에만 60여개의 카드가 단종됐다. 지난해 192개(신용카드 143개, 체크카드 49개)가 단종됐는데, 이에 버금가는 속도다. 올해 없어진 카드는 연회비 대비 혜택이 넘치는 혜자카드다.

KB국민카드는 지난달 20일부터 ‘KB로블(ROVL)카드’의 개인사업자를 비롯한 모든 법인카드의 신규 가입은 물론 추가·갱신을 중단한다는 공지를 띄웠다. 개인카드는 이미 5년전부터 신규발급은 중단된 상태다. KB로블 카드는 연회비가 30만원에 달하지만, 국내외 항공권 하나를 결제하면 동반자 1인에 대한 왕복항공권을 제공해주는 혜택 덕에 높은 인기를 누렸던 상품이다. 앞서 KB국민카드는 ‘가온워킹업 카드’, ‘해피포인트 플래티늄 S카드’, ‘KB국민 청춘대로 꿀쇼핑알파 카드’ 등의 신규발급도 중단했다.

신한카드는 올 2월 49종의 신규 발급을 중단하고, 지난달부터는 ‘더모아 카드’의 포인트 적립 가맹점까지 줄여 소비자 혜택을 축소 시켰다. 더모아카드는 전월 이용실적 30만원을 충족하면 월 적립 한도와 횟수 제한 없이 5000원 이상 결제 시 1000원 미만 자투리 금액을 포인트로 적립해줘 인기를 끌었으나,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지난해 단종이 결정됐다.


현대카드는 ‘디지털러버’, ‘카멜레온’, 롯데카드 ‘롯데 하이패스’, NH농협카드는 ‘레이디 다솜카드’, ‘NH올원카드’ 등을 비롯해 총 4장의 카드를 없앴다.

카드사들이 ‘혜자 카드’로 불리던 알짜배기 카드들을 없애는 이유는 업황 악화에 따른 것이다. 잇단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등으로 수익성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카드사 총 수익은 21조7152억원이다. 이 중 가맹점 수수료 수익은 7조7030억원으로, 비중이 약 35% 수준이다. 본업이 결제 사업(가맹점 수수료)임에도 불구하고 비중은 얼마 되지 않는 셈이다.

대신 대출 부분은 급증하는 모양새다. 신한·KB국민·삼성·현대·비씨·롯데·하나·NH농협카드 등 9개 카드사의 지난 5월 기준 카드론 잔액은 37조2415억원으로 지난해 말(35조4888억원)보다 5% 가량 늘었다. 하지만 대출부분도 이달부터 차주 단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산정에 카드론이 포함되면서 대출부문 영업 환경은 어려워졌다.

업계에선 카드사들이 적자 구조로 돌아선 카드를 앞으로도 단종시킬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특히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기존 카드의 소비자 혜택도 더 축소될 수 있다는 우려다.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카드수수료 인하로 수익성이 악화됐다는 것은 카드사 본업인 신용판매(카드 판매·운영) 수익성이 떨어졌다는 의미”라면서 “카드사가 새로 출시하는 상품 혜택이 갈수록 축소될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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