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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음악의 ‘이상적 통역가’로 불리는 허프는 글 쓰는 음악가로 유명하다. 그는 영국 이코노미스트가 2009년 선정한 ‘살아 있는 지식인 20인’에 꼽힐 만큼 박식가다. 미국 줄리아드 음악원 교수이기도 한 그는 그동안 60장 이상의 음반을 발표하고 여전히 세계 주요 연주장을 누빈다.
그는 지난 6월 임윤찬이 우승한 반 클라이번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심사위원을 맡기도 했다. 허프는 출판사가 진행한 서면 인터뷰를 통해 임윤찬의 연주에 대한 평가와 격려를 전해왔다. “1라운드부터 임윤찬의 연주가 무척 좋았고 결선에 진출하기를 바랐다. 준결선에서 리스트를 연주했을 때 임윤찬이 초월적 경지에 도달했다고 느꼈는데 이는 빠른 손가락의 영특함보다는 (많은 사람이 그렇게 할 수 있다) 그가 리스트의 수사학, 시야, 성격을 이해했기 때문이다. 그것은 속도가 아니라 일종의 내면의 카리스마다.”
후학을 양성하는 교수답게 세심한 조언도 덧붙인다. “가장 큰 위험은 그 나이대의 누구도 탈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중략) 그가 찾고 싶은 것들을 발견할 충분한 시간이 있다고 느끼길 바란다. 그의 앞날은 수십 년이나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