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사·금융사 등 굵직한 출자지분 어쩌나…'우회적 민영화' 우려도

공지유 기자I 2022.08.08 04:30:21

[公기관 출자자산·복리후생 정비]
HMM 등 해운사 정비할까…정부 "경제여건·시황 등 봐야"
'우회 민영화' 우려도…정부 "실질적 지배력 검토해 판단"

[세종=이데일리 공지유 기자] 정부가 공공기관이 가진 불필요한 출자회사 지분 정비에 나섬에 따라 해운· 금융사 등 대규모 공적자금이 투입된 출자자산 정비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린다. 일각에서는 공공기관들이 출자회사 지분을 처분하는 과정에서 민관 합작사의 ‘우회적 민영화’가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021년 말 기준 공공기관 주요 금융·해운사 보유지분.(그래픽=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이데일리가 7일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 시스템인 알리오를 통해 전체 공공기관 350곳의 출자자산을 전수조사한 결과, 총 113곳의 공공기관이 외부 기업 등에 대한 출자 실적(2021년 기준)을 보유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공적자금을 투입해 부실회사를 살리는 과정에서 출자전환하거나, 출자회사의 지분을 취득한 경우가 많았다. HMM(옛 현대상선) 채권 출자 전환에 참여했던 산업은행, 외환위기 이후 부실 금융회사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우리금융지주, 한화생명보험, 수협 등에 공적자금을 투입했던 예금보험공사 등이 대표적이다.

예보는 최근 우리금융지주 민영화를 추진하며 지난해말 기준 정부 보유 지분을 5.8%까지 줄이고 올해도 두 차례에 걸쳐 주식을 매각했지만, 아직 1.29%의 지분을 처분하지 못한 상태다. 수협과 한화생명에도 각각 8183억원, 2549억원이 투입돼 있다. 산은 등은 HMM(011200)에 7조4000억원의 공적자금을 투입했다.


정부는 공적자금 회수에 대해선 시간을 두고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해운사, 금융사 등의 지분 매각은 자체적 경영계획을 세워서 추진되는 만큼 부실 지분 정비와는 다른 방향으로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정부가 공공기관의 경영 여건 개선을 추진하는 만큼, 부실기업 지원이라는 목적을 달성한 출자 지분의 경우 회수 작업에 들어가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정부가 부실 출자회사 지분을 정비하는 과정에서 우회적 민영화가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공공기관들이 매각한 출자사 지분을 민간기업들이 사들여 공공기관의 업무가 민간으로 넘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일례로 문경레저타운의 경우 광해관리공단(지분율 36.4%), 강원랜드(지분율 27.3%) 등이 과반 이상의 지분을 갖고 있는데 이들이 출자 지분을 정리할 경우 민간이 최대주주가 되는 일이 생길 수 있다.

공성식 공공운수노조 정책실장은 “출자회사 중 공공기관과 민간이 합작해 세운 회사라면 공공기관의 지분 매각으로 민간에 지분이 넘어가면 일종의 우회적 민영화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면서 “이 과정에서 공공의 업무가 민간으로 넘어가는 일이 벌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공공기관이 출자회사에 실질적인 지배력을 갖고 있는지가 매각 여부를 판단하는 잣대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공공기관이 가진 지분이 30% 미만으로 지배력을 갖지 못할 경우에 한해 정비 대상에 포함시키겠다는 것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각 기관별로 사례가 다양한 만큼 구체적 사례들을 보며 기관의 핵심 업무와의 관련성 등을 판단하고 부처와도 상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최상대 기획재정부 2차관이 지난달 2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새정부 공공기관 혁신 가이드라인 브리핑’에서 주요내용을 발표하고 있다.(사진=기재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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