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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탄 이남 투자 안해" 원칙 깨졌다…지역 스타트업의 재발견

박소영 기자I 2024.03.05 06:29:44

[마켓인]
지역 거점두거나 본사 지역에 두는 방식 주목
지역에도 알짜배기 스타트업 많은데…투자사 부족
지방 정부가 밀어주니 펀드 조성과 후속투자 거뜬

[이데일리 마켓in 박소영 기자] “실리콘밸리에서는 100마일을 벗어난 지역에는 투자하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있죠.”

국내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의 말이다. 기관이 기업에 투자를 진행하면 사후관리도 필수인데 거리가 멀면 관리가 힘들어 투자를 포기한다는 이야기다. 이와 비슷하게 서울 기반의 투자사가 경기도 동탄을 넘어가면 투자하지 않는다는 말도 투자시장에서 심심치 않게 들리곤 한다.

그러나 최근 이 원칙을 깨고 지역 기반 스타트업 육성에 집중하는 수도권 액셀러레이터(AC)가 늘어나고 있다. 이들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포진된 투자기관이 상대적으로 훌륭한 지방 스타트업에 신경을 못 쓰고 있다는 점을 노려, 블루오션인 지방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사진=아이클릭아트)
지역 스타트업 육성에 적극인 대표 AC로 인포뱅크 투자사업부 아이엑셀이 꼽힌다. 아이엑셀은 지난해 한국벤처투자의 2023년도 지역엔젤투자 재간접펀드 출자사업(1차)에 인포뱅크-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 컨소시엄으로 선정됐다. 이후 94억원 규모의 인포뱅크-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 개인투자조합 1호를 결성했다. 홍종철 아이엑셀 대표는 “전체 포트폴리오사의 평균 성장률이 4배 정도인데, 지역만 뽑아서 보면 5배로 성장 규모가 더 크다”며 “각 지역 마다 있는 창조경제혁신센터가 보육하는 기업을 수시로 체크해 발굴하곤 한다”고 이야기했다.

글로벌·지역 스타트업 발굴과 육성을 자처하는 AC 와이앤아처도 대표 사례다. 와이앤아처는 일찌감치 경쟁이 치열한 수도권 대신 지역 거점 오피스를 두루 두며 자리를 잡았다. 회사는 △대경다이나믹 제1호 개인투자조합 △와이앤아처 로컬펌프업 투자조합 1호 △와이앤아처 올어라운드 투자조합 등 총 121억2000만원 규모에 달하는 지역펀드 3개를 운용 중이다.

이들은 지역에서 직접 활동하는 조직의 유무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투자 기업과의 꾸준한 스킨십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아예 지역에 본사를 두고 활약하는 AC 사례도 늘고 있다.

일례로 대전 기반의 에트리홀딩스가 있다. 에트리홀딩스는 전체 포트폴리오사 127곳 중 60곳이 대전 스타트업으로 구성돼 있다. 이 중 4곳이 IPO에 성공했다. 윤상경 에트리홀딩스 대표는 “대전에는 테크 스타트업이 많이 분포해 있는데 극초기 스타트업이 투자 유치를 받기 위한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다”며 “투자와 동시에 정부출연연구기관이나 본사인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와 협력해 장비, 연구인력, 인프라를 지원하며 육성하고 있다”고 전했다.

동남권 첫 AC인 콜즈다이내믹스도 있다. 콜즈다이내믹스는 올해 상반기 컨설팅펌 스타에셋컨설팅과 협업해 개인투자조합을 결성을 통한 프로젝트 투자 3건을 진행할 예정이다. 자영업 시장 관련 극초기 스타트업을 위한 시드 투자에 150억원 규모의 블라인드 펀드도 조성한다.

AC 업계 한 관계자는 “지방소멸에 대비하기 위해 각 지방정부가 지역을 살리기 정책 중 하나로 스타트업 지원에 적극이다”라며 “이런 이유로 후속투자를 유치할 때 지역 스타트업이 훨씬 수월한 면이 있어 AC들이 투자하기에도 부담이 덜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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